[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파양한 조카로부터 양자 인정 소송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던 김모 전 의원이 이번엔 자신의 운전기사를 황당한 이유로 해고하고 운전기사와 그 가족에게까지 여러 차례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수천억대 자산가로도 유명한 전직 국회의원의 황당 갑질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공개한다.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가해 물의를 빚은 몽고식품 사태가 채 잊혀지기도 전에 이번엔 전직 국회의원이 자신의 운전기사와 운전기사 가족에게까지 여러 차례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한 김모 전 의원(87)은 여의도 국회 앞에만 빌딩 3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천억대 자산가다.
특히 그가 소유한 대하빌딩은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해 선거 캠프 명당으로 유명하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민당을 창당할 당시 대하빌딩에 당사를 제공해준 인연으로 제13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의 배려로 국회의원이 됐던 김 전 의원은 지난 2012년에는 동교동계 출신 전직 의원들과 함께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안하무인 행태
황당한 트집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 감나무 가지를 허락 없이 잘랐다는 황당한 이유로 30년 넘게 일한 운전기사 A씨를 해고했다. 사건의 발단은 김 전 의원이 이름난 풍수지리학자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됐다. 풍수지리학자가 집을 둘러보곤 앞마당에 있는 감나무가 높아 집에 우환이 생길 수 있으니 가지를 자르라고 조언했다.
A씨는 김 전 의원이 풍수지리학자 의견에 동의하는 듯했기 때문에 감나무 가지를 잘랐다. 그런데 A씨는 퇴근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 전 의원이 대뜸 전화를 걸어와 왜 허락도 없이 감나무 가지를 잘랐냐며 욕설과 함께 폭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A씨가 지금은 지하철 안이니 내려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자 김 전 의원은 곧바로 A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무 상관도 없는 A씨의 부인에게도 폭언을 쏟아냈다.
해당 감나무는 평소 김 전 의원이 아끼던 것도 아니었고 A씨는 그저 가지를 조금 잘라냈을 뿐이었다. A씨는 감나무 사건으로 해고 통보까지 받았다. 일방적인 해고 후 A씨가 받은 퇴직금은 고작 1260만원이었다. 30년 넘게 일을 했지만 고용계약서도 없이 사적 고용관계로 일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적 고용관계였지만 김 전 의원이 평소 퇴직금 문제는 걱정 말라고 말했었기 때문에 A씨는 더욱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퇴직금을 아끼려고 감나무 사건을 트집 잡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겼다. 결국 A씨는 이 문제를 노동청에 고발했다.
나무 잘랐다고 30년 근무 운전기사 해고
노동청 신고하자 수차례 전화로 욕설
그런데 A씨가 노동청에 이 문제를 고발한 후 김 전 의원은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욕설과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김 전 의원 측은 A씨가 직접 사직서를 썼고 매년 퇴직금을 정산해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씨는 사직서는 강압에 의해 쓴 것이고 매년 정산한 돈은 퇴직금이 아니라 휴일도 없이 일해 발생한 연차 수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A씨는 김 전 의원 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더라도 지급받지 못한 돈이 꽤 있으니 노동청에 고발한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가 취재를 마치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송이 취소됐다. 해당 방송사는 이 내용을 취재수첩 형태로 온라인으로만 내보냈다.
김 전 의원은 평소 적이 많았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김 전 의원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주변에서 제보가 쏟아졌다. 일부 제보 내용 중엔 매우 충격적인 것도 있었지만 사실 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
김 전 의원이 파양한 조카와 벌이고 있는 양자 인정 소송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실들이 취재과정에서 밝혀졌다. 종손이었던 김 전 의원은 결혼 후 무려 13년 동안이나 자식이 생기지 않자 동생의 아들, 즉 조카인 B씨를 양자로 들였다. 하지만 김 전 의원에게 뒤늦게 친아들이 2명이나 태어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 전 의원의 친아들들은 모두 본부인이 아닌 외도녀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 딸 중학교 자퇴 후 집안일 시켜
정치꿈 못버리고 기웃기웃
김 전 의원은 친아들이 태어나자 B씨를 친부모에게 되돌려 보내며 파양시켰다. 당시 B씨의 나이는 19살이었다. 한창 사춘기일 시기에 부모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이다. B씨는 김 전 의원에게 친자식이 생기자 자신에게 재산을 나눠주기 싫다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파양시킨 것이라며 소송을 걸었고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김 전 의원이 당시 딸도 한 명 입양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이 입양한 딸은 김 전 의원과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고아였다. 김 전 의원은 친아들을 얻은 후 딸마저 파양시키려고 했다. 딸을 파양시키기 위해 대리인을 시켜 딸을 변호사와 면담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딸은 되돌려 보낼 친부모가 없어 법적으로 파양이 불가능했다. 어찌됐든 당시 한창 사춘기였던 중학생 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김 전 의원은 이 시기 딸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중학교를 자퇴시켰다.
김 전 의원은 파양에 실패한 후 딸에게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게 했다. 수천억대 자산가인 김 전 의원은 얼마든지 딸을 교육시킬 방법이 있었지만 사실상 딸을 방치한 것이다. 딸은 집안일을 도우며 김 전 의원 집에서 지내다가 성인이 된 후 독립했다. 김 전 의원의 딸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 시절 자신은 마치 가정부 같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동학대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고 방치한 것도 심각한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며 김 전 의원의 행동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김 전 의원이 아직도 정치에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정치권에서 떠나 있던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이 자신의 아들을 정치권에 입문시키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의원의 아들은 녹취록에서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낸 당사자다. 김 전 의원의 아들은 과거 마약전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 딸 방치
최악의 갑질
<일요시사>는 김 전 의원의 비서실로 여러 차례 전화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비서실 관계자는 ‘자꾸 이런 일로 전화하지 말라’며 덜컥 화를 내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취재기자가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 측이 해명기회를 포기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비서분이 마음대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따지자 비서실 관계자는 ‘다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라며 또 전화를 끊었다. 김 전 의원 측이 사실상 해명을 포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