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 석좌교수 특혜 의혹

"여러 대학 돌며 강의도 안 하고 월급만 챙겨"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전권을 이양 받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지금까지 여러 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당 대학들에서 연구나 강의도 하지 않았지만 급여는 매달 꼬박꼬박 지급 받았다. 진실은 무엇일까?
 

제1야당인 더민주는 지난 22일,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당 지도부의 전권을 선대위에 이양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지도부 전권을 김 위원장에게 이양하고 자신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여러 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특혜 받았나?
이상한 예우

우선 김 위원장은 지난 해 3월부터 지금까지 건국대학교 경제학과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현재 김 위원장이 건국대에서 공식적으로 하고 있는 일은 없다. 약 1년 동안 학교에서 특강 2번을 한 것이 공식적인 활동의 전부였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건국대로부터 매달 300만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 대학 석좌교수의 경우 연구 활동이나 강의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급여를 지급받지 않는 명예직 교수도 아니고 매달 300만원의 급여를 지급받는 석좌교수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실도 없고 출근도 안해
"사실상 전관예우?"


이에 대해 건국대 측은 “김 위원장처럼 연세가 많은 분이 정규 강의를 맡거나 젊은 교수들처럼 연구 활동을 하기는 힘들다”며 “젊은 석박사들이 김 위원장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거나 노하우를 전수받는 형태로 학교에 도움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만 75세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위원장은 건국대에 연구실도 따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에 전혀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에 나오지도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자문을 구하고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느냐고 묻자 건국대 측은 “주로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를 했다”며 “원로 학자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대답했다.
 

건국대의 해명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학이 무슨 자선 단체냐”며 “나이가 많아 연구나 수업도 못하는 노교수를 단순히 예우 차원에서 매달 300만원의 급여를 주고 석좌교수로 임용했다는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실상 건국대 측이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김 위원장과 관계를 맺어온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석좌교수 모시기
비리 의혹 탈출용?

실제로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건국대는 부동산 개발사업 실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이사장의 업무상 횡령과 배임수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비슷한 시기에 전직 법조인과 정치인을 대거 석좌교수로 영입했다.

건국대는 지난 2014년 3월1일, 박모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과 조모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석좌교수로 초빙하고 매월 3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당시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이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는 도중에 영입됐다. 박 전 검사장과 조 전 지검장은 석좌교수로 초빙된 이후 정규 강의를 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건국대에 대해 감사를 벌이기 직전이었던 2013년 9월1일에는 교육부 전 차관이었던 이모씨를 석좌교수로 영입했다. 이모씨의 급여도 월 3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시는 감사를 앞두고 교육부의 현지조사가 진행되는 시점이었다. 총선 출마를 선언한 안대희 전 대법관도 2013년 2월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김진표 전 더민주 원내대표도 지난해 3월1일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약 2년간 가천대학교 경제학과 석좌교수로도 재직했다. 김 위원장은 가천대에서도 연구나 강의를 하지 않고 매달 급여를 받았다. 가천대에서 2년 동안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김 위원장은 딱 2번 특강을 했다.
 

김 위원장이 가천대에서 한 일에 대해 가천대 측은 “대학발전 계획이라던지 대학 미래 전략에 대해 자문을 하는 역할을 했다”고 대답했다.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김 위원장이 난데없이 대학발전 계획에 대한 자문을 했다니 다소 수상한 정황이었다. 사실상 대학발전을 위해 정치권에 줄을 놔주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가천대 측은 “가천대가 의대나 약대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김 위원장이 지난 1989년에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한 이력이 있다”며 “그래서 의료 분야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해 석좌교수로 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 분야에 대한 자문을 받기 위해 거의 30년 전 보건사회부장관을 했던 인물을 석좌교수로 임용했다는 해명은 어딘가 어색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학자 출신이고 당시 보건사회부장관으로 고작 8개월 가량 재직했을 뿐이다. 거의 30년 전에 고작 8개월 가량 보건사회부장관으로 재직했던 경제학자가 의료 분야에 대해 어떤 자문을 해줄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새누리당 국민행복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가천대에서 특강을 했던 것도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대선 기간 특정 대학에서 특강을 하면 홍보효과가 엄청나고 해당 대학에  여러 가지 면에서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선 기간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는 여러 대학에서 특강 요청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그런데 당시 박 대통령이 여성 리더십 관련 특강을 하면서 여대나 서울 소재 유명 대학들을 제쳐두고 가천대를 방문하자 뒷말이 무성했었다. 대선기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가천대 석좌교수로 임용된다.
 

물론 김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란 입장이다. 가천대 측도 당시 박 후보가 여러 대학 가운데 가천대를 찾은 것은 강연 주제가 ‘여성 리더십’이었는데 마침 가천대 총장인 이길여 박사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2012 Women in the World 150)’에 선정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강 진실은?
홍보효과 톡톡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석좌교수로도 재직했다. 역시 김 위원장은 한국외대에서도 연구를 하거나 강의를 하지는 않았다. 한국외대는 김 위원장이 특강은 가끔 했다면서도 몇 번이나 했는지 그 외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급여 지급 여부도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은 여러 대학의 석좌교수직을 거치며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급여만 받아 챙긴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행태는 일종의 전관예우라고 볼 수도 있다. 총선에 출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은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 변호사로 있으면서 전관예우로 16억을 지급 받았다는 의혹으로 총리 후보자 자리에서 스스로 사퇴해야 했다. 물론 금액의 차이는 크지만 김 위원장 역시 전관예우를 받은 것이라면 과연 더민주의 전권을 이양 받는 선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건대 비리의혹 불거지자 석좌교수 대거 영입
박근혜 가천대 특강, 김종인 입김 있었나?


안대희 전 대법관 전관예우 논란이 벌어졌을 때 더민주는 “(현행법상) 안 전 대법관이 범죄자는 아니지만 곧 효력이 발휘될 김영란법(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공직자가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법안)에 따르면 유죄”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 당시 안 전 대법관을 맹렬하게 공격했던 더민주가 김 위원장의 사례를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더민주 선대위원장을 맡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공직에서 물러나 있었다. 아무런 힘도 없는 김 위원장에게 누가 로비를 하려고 석좌교수직을 맡기겠냐”며 “김 위원장의 학식과 경험이 대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학 측에서 임용한 것이지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혜 없다?
진실 공방

하지만 김 위원장은 대선 이후에도 정치권에서 꾸준히 러브콜이 있었고, 심지어 김 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여야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제로 김 위원장은 현재 더민주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제1야당의 전권 가진 인사가 됐다. 당시 공직에서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대학 측이 로비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해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학 시간강사들은 일주일에 수십 시간을 강의하고도 200만원이 채 안 되는 급여를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매달 300만원의 급여를 타 갔으면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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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