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창당발기인 1978명 완전해부

새정치 한다더니 범죄자 '우글우글'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1978명의 발기인 명단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발기인 명단을 살펴보면 과연 안 의원이 주창하고 있는 새정치에 적합한 인물들인지 의문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1978명의 발기인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참신한 인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정치인 출신 인사 중 상당수는 과거 비리나 막말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9월 이른바 10대 혁신안을 발표하며 제일 먼저 ‘부패 청산’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부패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영구 퇴출시켜야 하며 그 기준은 ‘원스트라이크-아웃’”이라면서 “단 한 건이라도 부패 혐의로 법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당원은 형이 확정된 날로부터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즉시 제명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범죄자 모임?
검증 거쳤나?

그런 안 의원이 비리나 막말 전력자를 대거 창당발기인에 포함시키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1978명의 발기인 명단을 전수조사해본 결과 실태는 무척 심각했다.

현재까지 문제가 된 발기인들은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최락도·유재규 전 의원 등이다. 이 전 위원장은 2002년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게 SK그룹의 KT 주식 취득 행위에 대한 선처를 부탁받고 대신 이 전 위원장 자신이 다니던 절에 10억원을 시주하도록 한 혐의(뇌물)로 2006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또 최 전 의원은 2006년 지방 선거에서 김제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당내 공천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에게 4억원이 담긴 사과 상자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2007년 유죄가 확정됐다. 유재규 전 의원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유 전 의원은 배우자가 부녀회장에게 1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2000년 벌금 800만원이 확정됐고, 2001년에는 회계 책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받았다. 또 국민의당은 2003년 민주당 분당 사태 때 '이미경 머리채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던 문팔괘 전 서울시의회 의원도 발기인으로 참여한다고 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민주당 구주류에 속하는 문 전 시의원은 민주당 당무위 폭력 사태 당시 신당(열린우리당) 창당파인 이미경 의원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혀 물의를 빚었다.

이외에도 <일요시사>가 창당발기인 명단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과거 전력이 문제가 되는 인물이 상당수였다. 곽영체 전남 도의원은 지난 2011년 음주 뻉소니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곽 도의원은 당시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되어 있던 차량과 접촉 사고가 발생했지만 그대로 도주했다. 하지만 곽 의원은 “사고 직후 피해자들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연락처를 찾을 수 없어 일단 귀가한 뒤 이튿날 일찍 조치해 고의적인 도주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뇌물수수는 기본…시민 폭행까지?
기본 인사검증 시스템 작동 안해

곽인희 전 김제시장은 지난 2010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던 전력이 있다. 당시 곽 전 시장은 골프장 조성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체포됐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시장은 시장직에서 물러난 2006년 7월 김제시 S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골프장 대표 정모씨의 청탁을 받은 브로커 최모씨에게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돈을 받은 시점이 곽 전 시장이 퇴임한 뒤여서 뇌물과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퇴임 후 뇌물을 약속받고 재직 중 편의를 봐 준 것으로 보고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5700여 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원은 업무방해로 인한 전과가 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광주 북구 모 어린이집에 찾아와 자신과 관련된 좋지 않은 내용을 언론사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는 등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고발당해 피해자에게 400만원을 지급했다. 때문에 지난 2012년 김 의원이 광주 북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에는 시민들이 전과자를 북구의회 대표로 선출해서는 안된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명수 전 수원시의회 의장은 과거 지역구 주민 등 약 40여명에게 시가 3만원 상당의 술을 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의장은 당시 추석을 앞두고 수원시 인계동 모 종합건설 대표로부터 시가 3만1000원짜리 술 100세트를 기부 받아 자치단체장, 공무원, 지역구 주민 등에게 택배로 돌려 선관위에 의해 고발당했다.

새정치?
쉰정치?

김미영 노원구의회 의원은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 사기 등 3건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도봉구 창동 주택가 주차장에서 주차시비 끝에 상대방을 폭행해 폭행죄로 입건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를 발부받아 상대방을 폭행혐의로 고소했는데, 상대방이 맞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쌍방폭행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미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김영규 전 여수시의회 의장은 지난 2012년 여수시청 국장출신인 양 모씨가 차린 회사와 새 계약을 맺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탄원서가 여수시의회에 접수돼 지역 내에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해당 탄원서 내용은 수사과정에서 증거가 불충분해 무혐의 처리됐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김 전 의장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가 금품살포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고발돼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지난 2012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임신 약혼녀 폭행 사건’ 가해자의 아버지다.

당시 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의 아들은 약혼녀 B씨와 한 술집 골목에서 결혼 예물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B씨의 허벅지를 걷어차 넘어뜨리고 B씨의 얼굴을 장지갑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당시 B씨는 임신 7개월 차였다.

B씨는 “가해자의 아버지인 김 전 의장이 처음에는 죄송하다며 신혼 아파트와 병원비를 보상하겠다고 해놓고 나중에는 아들이 고소당해 전과자가 됐다며 왜 위자료를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 측은 "당시 도의적으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B씨의 일방적인 주장이었을뿐 사실관계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무력한 안철수
대국민거짓말?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낸 김창수 전 의원은 구청장 시절 지역 기업체로부터 불법 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3년 10월, 대전 유성구 한 식당에서 한국화이바 대표 조모씨를 만난 뒤 후원금을 부탁해 50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합법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비록 피고인이 형식상 영수증을 교부했다고 하더라도 정치자금을 후원회에 전달하지 않고 사용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볼 수 없고 개인 자격으로 5000만원을 수수한 행위는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박수묵 전 부평구청장은 지난 2002년 5월 건축업자 박모씨 등 2명으로부터 구청의 각종 허가업무와 관련 8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구속됐던 전력이 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구청장의 직위를 남용해 민원인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나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변관우 춘천시의원은 지난 해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변 의원은 지난 해 시의회에서 열린 내무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바르게살기운동춘천시협의회(이하 춘천바살협)의 태극기 달기 홍보활동에 대한 질의 도중 “어르신들이… 머리가 없으니까 몸이 고생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춘천바살협 측은 “회원들의 인격을 모독했다”며 즉각 반발하고 의회에 집단 항의 방문을 하는 등 논란이 됐다.

변 의원은 “보조금 예산을 부적절하게 활용한 것에 대해 지적하던 중 나온 말”이라며 “표현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변 의원은 또 지난해 4월에는 시정질문에서 시의 취수방식선진화 협약을 ‘매국노’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전국공무원노조 회원들이 1인 시위를 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잇달아 구설수에 올랐다.

부정부패 인사 배제 약속 못 지켜
참신한 인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이춘범 전 광주시의회 의장은 지난 2006년 민주당의 유종필 대변인을 폭행해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워크숍이 끝난 뒤 열린 회식 자리에서 유 대변인 겸 광주시당위원장이 최경주 광주 북구을지역운영위원장과 이춘범 전 광주시의회 의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 전 의장은 컵에 담긴 맥주를 맞은편에 앉아 있던 유 대변인의 얼굴에 끼얹은 뒤 맥주병을 던졌고, 최 위원장은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유 위원장은 입안이 터지고 맥주병에 팔을 맞아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했다. 이날 폭력사건은 지구당 운영문제를 둘러싸고 주류·비주류 간 감정의 앙금이 쌓인 데다 워크숍에서 지역운영위원장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은 데 대한 논쟁까지 빚어져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 전 전주시의회 의장은 장례식장 설치 허용 조례 개정 청탁과 함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과 함께 추징금 1800만원을 선고받았고, 황석규 전 도의원은 명절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선물 세트를 돌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형을 받고 수감됐던 전력이 있다. 김대식 전 전북교육위 의장도 2001년 특가법상 뇌물 공여 약속 및 뇌물 공여 의사 표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이병학 전 부안군수는 과거 민주당 전북도당 간부에게 현금 1000만원을 특별 당비 형식으로 낸 사실이 발각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 군수는 한 음식점에서 전북도당 간부 박모씨를 만난 뒤 운전기사를 시켜 박씨의 승용차에 1000만원을 두고 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군수의 상고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군수가 사건 당시 전북도당에 정치 자금을 기부한다고 해도 중앙당 공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인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현금 1000만원을 당비로 낸 것은 일반적인 당비 납부 행위에서 벗어난다며 선거법 위반 부분은 유죄로 판단했다.

성급한 발표
비판여론 고조

또 국민의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물들 중 몇몇은 전과 1~2건을 가지고 있었고,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 당시 특혜나 비리 의혹 등에 휘말린 인사들도 있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간단하게 이력만 조사해봐도 알 수 있는데 이런 인사들을 왜 다 받아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신당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기존 정당들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국민의당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 이런 인사들로 당을 꾸려서는 공천탈락 예상자들의 모임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이 빚어지자 국민의당 측은 “인재영입위원회가 정식으로 꾸려지면 검증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병행하고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곧 전체를 다시 스크린하고 거르는 작업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i737@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다음은 본 기사에 대한 춘천시의회 변관우 의원의 반론입니다.

해당 기사에서 본 의원을 지역사회에서 노인비하성 발언이나 하는 부도덕하고 새정치에 부적합한 인물로 묘사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합니다.

본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터부시했던 관변단체의 예산집행에 대하여 철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역없는 의정활동은 관련단체의 항의와 압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바르게살기춘천지회의 사무국장이 시민과 함께하는 효율적인 사업구상을 하지 않고 의례적인 사업계획을 작성하니까 회원인 어르신들이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며 생산적인 사업을 한다면 보조금을 더 드리겠다는 것이 본 의원의 발언요지였습니다. 즉, 머리(사무국장)가 없으니 몸(어르신)이 고생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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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