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담배값 때문에 친할머니 살해한 손자 구속
이유같지 않은 이유 “담배값 주지 않는다”

돈 때문에 80대 할머니
흉기 살해한 패륜아

“담배값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8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패륜 손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 5일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황모(2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4일 오전 8시께 전남 순천시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 박모(84·여)씨에게 “담배를 구입하겠다”면서 1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화가 난 황씨는 할머니가 평소에도 자신을 무시했다면서 부엌에 있던 식칼로 박씨의 가슴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황씨가 오른쪽 손을 칼에 베었다는 사실을 확인, 집 주위를 배회하던 황씨를 사건 당일 오후 7시40분께 검거했다.

2년간 112에 욕설전화 3000번 한 50대 남성 입건
“신고했는데 늦게 출동하기에 욕했다”

장난 전화로 구속 수감된 전력 있어
석방 이후 장난 전화 강도 심해져…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경찰서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이 경찰서에 장난 전화를 건 횟수는 무려 3000여 번에 이른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지난 8일 112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욕설과 협박을 반복한 혐의로 심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심씨는 지난 2008년 8월 대전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전화를 걸어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최근까지 모두 301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왔다.
 
특히, 심씨는 이전에도 400여 차례에 걸쳐 장난 전화를 걸었다가 구속 수감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심씨의 욕설 이유는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다”는 데 있었다. 한 차례의 구속 수감 이후 심씨의 장난 전화는 강도를 더했다. 석방과 함께 장난 전화를 다시 시작한 심씨는 자신을 구속시킨데 앙심을 품고 출소한 날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모두 3000여 차례가 넘는 욕설 전화를 해온 것.

심씨의 장난 전화에 업무까지 마비될 지경에 이르자 대전경찰서는 지난 6월 심씨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특정 전화번호가 발신자로 뜨면 ‘또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걸려오는 전화 탓에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씨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심씨는 경찰에서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고, 장난 전화를 이유로 구속까지 시킨 경찰이 싫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서 아동복 훔친 부부 입건
“다섯 아이 입힐 옷이 없어서”


가난 탓에 아이들 옷 훔쳐 입히다 덜미
사정 딱하지만 절도죄 분명…경찰 씁쓸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아동용 의류를 훔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8일 대형 할인마트에서 아동용 의류 등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황모(45)씨와 그의 아내 전모(37·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오후 4시께 원주시 무실동에 위치한 모 할인마트로 향했다. 의류매장에 멈춰선 이들은 아동용 청바지와 옷을 훔쳤다.

CCTV 사각지대에서 의류용품에 달린 도난 방지텍을 떼어낸 뒤 자신의 물건인 것처럼 계산대를 통과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가난한 살림 탓에 아이들에게 옷을 사입힐 수 있는 처지가 안 되자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74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
 
김씨 부부는 경찰에서 “자녀는 많은데 제대로 입힐 옷이 없어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사정은 딱하지만 절도죄로 이들 부부를 입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음’ 갈등으로 흉기 휘두른 30대 자살
 “시끄러워 죽겠다” 죽음 부른 ‘소음’ 갈등

아래층·위층 남자 소음 문제로 말다툼 잦아… 
흉기 들고 찾아와 복부 찌르고 죄책감에 자살

층간 소음 갈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원룸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원룸 2층에 거주하던 대학생 박모(23)씨는 이날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창 게임을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박씨의 집 문을 거세게 두드렸다.

현관으로 나가 “누구냐”고 계속 물었지만 문 밖의 사람은 묵묵부답이었고, 박씨는 별 의심없이 문을 열어 바깥의 사람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 밖의 사람은 난데 없이 흉기를 휘둘러 박씨의 복부를 찌르고 도주했다.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람은 다름아닌 같은 원룸 1층에 거주하는 주인집 아들 이모(39)씨.

박씨와 이씨는 평소 소음 문제로 잦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고, 며칠 전에도 박씨가 친구들과 함께 노는 자리에 이씨가 찾아와 시끄럽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휘두른 칼에 복부 등을 찔린 박씨는 병원에 급히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정작 세상을 등진 사람은 이씨였다.

이씨는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직후 박씨가 숨진 것으로 알고 사건 직후 도주했다가 사건 발행 2시간 만에 집 근처 공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숨진 이씨가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유가족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가짜 족보’ 판매한 일당 검거
종친회 사칭 “남의 조상까지 팔아”

남의 조상을 이용해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7일 종친회 집행부라고 속여 수 백명에게 가짜 족보(종사보감)를 판매한 혐의(사기)로 채모(44)씨 등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순응 안씨, 추계 추씨 등 22개 성씨 4000여 명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쓴다”면서 족보 구입을 종용했다.

사기 전화를 받은 사람 중 330여 명은 이들의 꾀임에 속아 권당 18만~30만원을 지불하고 족보를 구입했으며, 이로 인해 채씨 등은 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청계천 일대 헌책방에서 구한 대학동문록, 공·사기업 인명록 등에 등재된 전화번호를 범행에 이용했으며, 가짜 족보를 만들기 위해 전문 제작업자에게 의뢰해 기존의 족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에는 정치인, 경제인, 고위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성씨인 순응 안씨 후손에게는 ‘안중근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판매수익금이 쓰인다’며 사기행각을 벌였다.

DNA 수사로 강간범들 과거 혐의 들통
“DNA 있으면 미결사건 없다”

단순 절도로 구속된 피의자 DNA 검사로 8년 전 강간 ‘덜미’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 진면목 발휘… “강간범 꼼짝마라”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단순 절도로 경찰에 구속된 피의자 등의 DNA 감정 결과 과거 강간 혐의가 들통나는 등 자칫 묻힐 뻔했던 범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광주 광산 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구속된 박모(46)씨의 DNA 분석 결과 8년 전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와 일치해 특수강간혐의를 추가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6월7일 광산구 신가동의 한 아파트에서 집을 털려다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강간치상 등 전과 20범이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박씨의 DNA는 지난 2002년 1월 북구에서 당시 17살이던 A씨를 성폭행한 용의자 DNA와 일치했다.

당시 박씨는 집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뒤 현금 35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미결 사건으로 남을 뻔한 성폭행 사건이 늦게나마 밝혀져 다행”이라면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DNA가 일치하는 만큼 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경남 진주에서는 공소시효를 불과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DNA 수사로 9년 전 성폭행한 범인을 검거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 6일 잠자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로 강모(26)씨와 양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인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1년 8월22일 박모(당시 32·여)씨의 집에 침입해 잠을 자던 박씨를 깨워 흉기로 위협하고 차례로 성폭행한 뒤, 현금 7만원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공소시효를 11개월 남긴 이 사건은 미결사건으로 묻힐 뻔했지만 양씨가 지난 6월 진주지역 한 주택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히면서 해결됐다. 구속된 양씨의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9년 전 피해자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경찰이 양씨를 추궁해 범행사실은 물론 공범 강씨까지 검거에 성공한 것. 경찰은 “양씨를 추가 입건하고 강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원조교제사이트 무더기 적발
 “누님들 어서 오세요”

남자 청소년과 성인 여성의 성관계를 알선하는 ‘역원조교제사이트’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7일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남자 청소년들이 돈을 받고 성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역원조교제’를 주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로 오모(17)군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사이트 120곳을 폐쇄 조치했다.

적발된 사이트 운영자 가운데 오군과 같은 10대 고교생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대학생 3명을 포함한 20대였다. 경찰 조사 결과 오군 등은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 성인여성과 남자 청소년이 동거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것을 보고, 지난해 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카페 가운데 일부 인기 카페는 회원수만 500여명에 달하며 ‘서울 강남/14남/귀여운 외모’ ‘서울/16/180’ 등 원조교제를 원하는 남자 청소년들의 게시글이 수백 여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 청소년들과 성관계 맺기를 원하는 여자 회원들은 카페에 올려진 남자 회원들의 사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보고 이들과 만난 뒤 6만~20만원의 화대를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이에 경찰은 카페운영자들의 진술에 따라 성매매를 한 여성 회원들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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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