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전 시장, 고려대 특혜 채용 의혹

"강의 14번 중 9번이나 외부인사가 수업"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고려대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특혜채용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해 4월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오 전 시장은 임용된 후 거의 1년간 연구과제도 정하지 않은 채 연구 활동을 했다거나, 총 14번의 수업 중 9번의 수업을 외부인사와 함께 강의를 할 정도로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진실은 무엇일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해 4월1일자로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임기는 2017년 3월 말까지 2년간이다.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공학과 경영을 결합시켜 미래 기술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인 전문대학원이다. 변호사 출신인 오 전 시장이 공학 관련 학과에 임용되면서 처음부터 특혜 채용이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현재까지 해당 학과 교수들 중 경영학과를 제외하고 인문계 출신 교수는 오 전 시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 부족?

이에 대해 고려대 측은 “이종학문간 융복합이 최근 트렌드인데 오 전 시장은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정책 개발 경험과 행정 경험을 쌓은 인사”라며 “미래 신기술을 어떻게 사회에 접목할 수 있을까하는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오 전 시장을 임용한 것으로 임용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해당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연구 활동과 수업, 포럼 개최 등의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이 해당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거의 1년간 연구과제도 정하지 않은 채 연구 활동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고려대 교무과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아직 연구과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고려대 홍보팀은 오 전 시장이 지난 해 9월부터 진행한 포럼 활동이 사실상의 연구 활동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교무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잘 몰라 잘못된 답변을 한 것이란 해명이었다.


오 전 시장은 ‘손에 잡히는 미래 신기술,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바뀔까?’라는 주제로 지난 해 9월부터 12월까지 12번의 포럼을 개최했다. 오 전 시장은 직접 포럼을 이끌어 가기보단 외부 전문가를 발제자와 토론자 등으로 섭외해 포럼을 열고 본인은 객석에서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 방식으로 포럼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석좌교수는 원래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룬 석학을 초빙해 임용하는 것인데 해당 주제는 교양수업에서나 다룰 만한 소프트한 주제다. 과연 오 전 시장이 유력 정치인이 아니었다면 이런 연구를 하라고 석좌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겠냐”며 “직접 포럼을 이끈 것도 아니고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포럼을 열고 단순히 그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한 것이 연구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학기 중에 오 전 시장을 임용한 것도 일종의 특혜라고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무상급식 찬반 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자 서울시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해외에서 봉사활동 등에 매진하던 오 전 시장은 지난 해 1월 말 귀국했다. 그런 오 전 시장을 지난 해 4월1일자로 교수로 임용한 것은 철저히 오 전 시장의 스케줄에 맞춘 인사였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임용된 후 곧바로 같은 달 치러진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올인 하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고려대 측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오 전 시장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9월이 돼서야 포럼 활동을 시작했다. 해당 연구과제가 약 5개월간이나 준비과정을 거쳤어야 하는 주제였는지 의문이다.

교수 임용 직후 선대위원장 맡아 선거 올인
포럼개최가 연구활동? 대리연구·강의 논란

해당 기간 동안 오 전 시장은 수업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급여는 꼬박꼬박 지급받았다. 이에 대해 고려대 측은 “해당 주제가 교양수업에서나 다룰 주제라는 지적은 정말 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공대 수업만 해서는 이런 학문을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취업 활로를 찾아야 할지 모르는 것이 우리 학생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융합 학과를 개설한 것이고 오 전 시장의 연구는 학과 설립 목적과 딱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 측도 “5개월간 해당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포럼 준비가 며칠 만에 뚝딱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발제자 등을 오 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모두 섭외하는 등 열정적으로 연구 활동을 진행했는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오 전 시장은 지난해 2학기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창의와 혁신’이라는 수업을 진행했는데 기말고사를 제외하고 총 14차례 강의 중 무려 9차례의 강의를 외부인사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대리강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고려대 측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수업에 앞서 이번 수업 주제가 왜 중요한 것인지 학생들에게 설명한 후 학생들과 같이 외부인사의 수업을 청취하고 외부인사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9차례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인사의 섭외는 오 전 시장이 직접 했다. 오 전 시장이 초청한 외부인사의 강사비는 고려대 측이 모두 지급했다.

해당 수업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첨단테크놀로지와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 ‘사물인터넷으로 인한 사회변화’ ‘현대미술에서 배우는 창의혁신’ 등 대부분 변호사 출신인 오 전 시장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주제들이었다. 오 전 시장이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이다 보니 할 수 없이 외부 인사를 데려와 함께 수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 측은 “학과의 목표가 ‘이종 과목 간 융합’이었다. 해당 수업을 혼자 이끌어 갈 능력이 없어서 외부 인사를 초청한 것이 아니고 좀 더 충실하게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그렇게 진행한 것”이라며 “오 전 시장이 교수 경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낙하산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그런 식으로 보이는 것이다. 요샌 강의를 하고 나면 강의평가가 다 나온다. 해당 수업에 대한 강의평가도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측도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기술과 경영의 융합 학문이다 보니까 원래 외부 전문가와  담당 교수의 ‘팀 티칭(team teaching)’이 일반화 되어 있다”며 “오 교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른 교수들도 팀 티칭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과의 특성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행정실의 한 관계자는 “(다른 교수들의 경우)학생들이 이런 내용은 좀 더 전문가에게 들어야 한다고 판단할 때 외부인사를 개인적으로 초청해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수업을 외부인사와 2인1조로 진행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오 전 시장의 경우가)절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오 교수의 경우 수업 자체가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루다보니까 수업 때 자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혼자 강의 진행도 못할 정도로 해당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을 석좌교수로 임용하는 것이 말이 되나? 오 전 시장은 고작 외부인사를 초청하는 역할을 하려고 석좌교수로 임용된 것이냐?”며 “어쩌다 한두 번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14번 강의 중 9번이나 외부인사를 통해 강의를 한 것은 심했다. 이 정도면 오 전 시장은 대리 연구, 대리 강의를 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학기중 북콘서트

한편 오 전 시장은 계약기간을 절반도 채우지 않았지만 이미 학기 중에 북 콘서트를 여는 등 본격적인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교수직은 아직까지 사퇴 하지 않았다. 고려대 측은 오 전 시장이 비전임 교원이라서 그런 행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오 전 시장이 스스로 교수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내부에선 이미 20대 총선에 출마할 생각을 가지고 있던 오 전 시장이 2년 임기의 석좌교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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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