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안철수 사람들 해부

새정치하겠다더니 낡은 인물만 잔뜩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신당의 상승세는 기존 정당들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 정서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신당에 합류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연 새정치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다. 신당 합류 인사들의 면면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의 지지율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더민주는 지난 달 28일 당명을 변경하고 총선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탈당러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신당의 무서운 상승세는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 정서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연 안 의원이 평소 주창해온 새정치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다. 안 의원은 인재 영입의 원칙으로 부패하거나, 막말하거나, 갑질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못 지킨 원칙
구태 인물 잔뜩

현재까지(지난 해 12월31일 기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현역 의원은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김동철 등 5명이다. 우선 유성엽 의원은 지난 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여기자를 ‘쓰레기 기자’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으며, 전북 의원 조찬 회동 중 탈당자 복당 문제를 논의 하면서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당시 유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이견을 보인 한 초선의원에게 욕설이 섞인 막말을 했다. 한 간담회 참석 의원은 “욕설을 들은 초선의원이 탁자를 치면서 벌떡 일어나 항의했고 주변에서 말리지 않았으면 몸싸움으로 번졌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유 의원의 보좌진 중 한 사람은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새정치연합을 ‘개정연’으로 비하하고 송하진 전북지사, 정세균 의원, 우원식 의원 등을 무차별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됐다. 해당 보좌진은 유 의원의 자질론을 지적한 한국일보 ‘험한 입 유성엽’ 기사에 대해 “기레기 원조 한국일보야... 지난번 이완구 청문회 때 당한거 복수하냐? 추잡한 짓거리...”라고 댓글을 달았다.

오마이뉴스의 ‘유성엽 “쓰레기 같은 기자, 태풍에 쓸어버려야” 기사에는 ‘기술이나 배워라, 당장 기자 그만두고 실업급여나 받으라, 너 같은 기레기 하나 그만둬도 상관없다’등 모욕적인 댓글을 쏟아냈다.
 

임내현 의원 역시 2년 전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휘말린바 있다. 임 의원은 당시 출입기자들과 오찬에서 “카우보이가 총 맞아 죽고 붕어빵이 타고 처녀가 임신을 하는 공통적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며 “정답은 늦게 뺐다는 것”이라는 성희롱성 농담을 했다.

더민주 탈당 러시…참신한 인물 글쎄
새인물 찾아 삼만리, 새인물 후보는?

새누리당은 논란이 불거지자 국회 윤리위원회에 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고 현재까지도 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임 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30일’의 중징계 의견을 냈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안 의원이 막말하는 정치인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의 성희롱은 새정치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나보다”라며 안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이 같은 문제를 진 교수가 제기했다”며 자신을 흠집내기 위한 악의적인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새정치연합 내 친노 세력을 배후로 지목하는 등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탈당하기 전에 ‘탈당시 이 문제로 발목을 잡겠다’는 비공식적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다”며 “스스로 떳떳하다고 판단했기에 소신껏 행동해왔지만 새누리당도 아닌 몸 담았던 야권에서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의 한계?
새정치 실체 있나?

이외에도 문병호 의원은 ‘무종3월’로 병역을 면제받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김동철 의원은 무리한 해외 출장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의원은 박기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국토위원장으로서 남은 임기는 고작 4개월 가량이다.

그런데 김 의원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관련 사업을 점검하겠다며 나홀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당초 이번 출장은 김 의원을 포함해 3명의 의원이 함께 가기로 했지만 선거구 획정과 쟁점 법안 등을 놓고 정국이 어수선해 다른 의원들은 해외 출장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신당에 합류할 것이 유력해 보이는 인물들의 면면도 새정치에 적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권은희 의원은 안철수 신당행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 권 의원은 지난 재보선 공천 당시에도 표심에 악영향을 끼친 바 있다.

권 의원은 현재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위증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권 의원 공천에 대해 여당은 위증에 따른 보은공천이 아니냐며 더민당을 맹비난했다.

게다가 권 의원은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 피고인의 아내가 위증 혐의로 처벌을 받았으며, 피고인의 아내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법정에서) 말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 과정에서는 권 의원의 재산축소신고 의혹이 불거져 전체적인 선거 판세에 악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총선 코앞인데
실망감 커져

당시 더민주는 “현행 재산등록 제도상 비상장주식의 경우 액면가로 신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산신고 누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진보정당들조차도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국민들은 도덕적 불감증으로 받아들일까 걱정”이라고 더민주를 비판했다. 그런 권 의원을 안 의원이 받아준다면 또 한 번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더민주 내에서 가장 탈당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주승용 의원의 경우에는 너무 잦은 탈당 이력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 의원은 2007년에는 6개월 사이에 당적을 4번이나 바꾸는 진기록을 세웠다. 주 의원은 이외에도 과거 3차례나 공천 경선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때문에 참여연대를 비롯한 전국 400여 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총선시민연대’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주 의원을 ‘낙선대상 후보자’에 선정하기도 했다. 시민연대는 주 의원이 경선불복 및 철새정치행태를 수없이 반복한 것이 선정 이유라고 밝혔다.

인재영입 3가지 원칙 완전히 무시
막말, 툭하면 탈당…새인물 맞아?

안 의원이 최근 지원을 요청한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역시 새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권 고문은 조만간 탈당을 결행해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권 고문은 지난 2000년 정동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 주도한 정풍운동으로 이미 오래전 2선으로 물러났던 인물이다. 권 고문은 비록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지난 2002년에는 이른바 진승현게이트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전력까지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열한 인물들을 영입하는 것이 당장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실망감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당장 여권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공천 탈락 대상자들의 집합소라고 비아냥되고 있다”며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 전까지 참신한 인재 영입에 성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안철수 신당의 최대 경쟁자인 더민주는 외부인사로 표창원 범죄과학 연구소장 영입에 성공했다. 또 더민주는 정찬모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에게 영입을 제의한 데 이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 연구소장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안 의원은 30∼40대 인재 영입론으로 맞불을 놨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의원은 이들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최대한 낮춘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 측은 주로 경제계 학자나 벤처 기업인 등을 중심으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영입 경쟁
빈 수레 요란?

이외에도 현재 안철수 신당의 영입대상으로 거론되고 인물들은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이 있다. 특히 한때 안 의원의 측근이었던 송호창 의원, 윤장현 광주시장, 김성식 전 의원, 윤여준 전 장관, 금태섭 변호사 등의 마음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신선한 인재는 보이지 않는다. 과연 안철수 신당은 새인물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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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