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남편 살해 후 사체 훼손 30대 여성 검거
8토막 남편 시신 창고 유기 ‘살벌한 아내’

부부싸움 도중 남편 살해, 톱으로 사체 훼손
친정집 창고에 사체 유기…평소 불화 겪어와

남편을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내 친정집 창고에 유기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9월1일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이모(39·여)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월29일 창원시 마산 합포구 자산동 자택에서 남편 최모(59)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을 벌이던 중 최씨가 넘어지자 이씨는 남편의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 시켰다.

남편이 숨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냉정을 잃지 않았다. 사체 처리방법을 고심하던 이씨는 다음날 안방에 이불을 깔고 사체를 톱으로 잘라 8토막 낸 뒤, 여행가방 등에 나눠 담아 함안군에 위치한 자신의 친정집 창고에 유기했다. 한편, 이씨는 다방종업원으로 일하던 13년 전 남편 최씨와 우연히 알게 돼 사귀다 지난 6월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혼 이후 최씨는 이씨를 알코올중독자 취급했고, 가끔 만나는 친구들조차 만나지 못하게 말리는 등 두 사람은 평소 불화를 겪어왔다. 또 이씨는 최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13)과 친정식구들을 무시하고 수시로 폭행하는데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체는 부검할 예정이다.

해외여행 도중 홧김에 동료 살해
“자꾸 반말하니까 거슬려서 그만…”

직장 동료와 함께 해외여행을 즐기던 중 사소한 말다툼이 원인이 되어 동료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난 8월31일 해외여행 중 사소한 시비 끝에 일행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5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친목회원 B(46)씨 등 5명과 함께 몽골로 여행을 떠났다.

A씨와 B씨는 같은 달 22일 자정께 몽골 울란바토르시스의 한 게르(몽골의 이동식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로 언쟁이 시작됐다. 취기가 오른 B씨가 A씨에게 반말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B씨는 A씨의 몇 차례에 걸친 저지에도 불구하고 반말과 욕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진행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옆에 있던 술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했다.

A씨는 8월23일 귀국 직후 경찰에 체포됐으며 숨진 B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일행들은 몽골 현지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출국금지를 해 같은 날 귀국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후배인 B씨가 자꾸 반말과 욕을 하는 것이 화가 나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들은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알고 지낸 지 10년도 넘은 사이로 평소에는 사이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갈취·절취에 빠진 10대들
피라미드식 내기축구 한판에 100만원

최근 10대 범죄 발생률이 급증하는 가운데 갈취와 절취에 빠진 10대들이 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일부 고등학생들은 피라미드식 절취로 후배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고, 교회나 사찰을 돌면서 헌금함을 터는 10대도 있다. 9월1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내기 축구시합에서 진 선배 고교생들의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후배들로부터 돈을 빼앗은 중학생들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서귀포 지역 모 고교 1학년과 3학년생들은 100만원을 걸고 내기 축구경기를 벌였다. 경기 결과 3학년생들이 승리했고, 경기에서 패한 A(15)군을 비롯한 1학년생 5명은 동네 후배인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돈을 빼앗아 100만원을 마련했다. 이어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에게 돈을 준 중학교 3학년생들도 단순 피해자가 아님이 드러났다. 이들 역시 1, 2학년 후배들로부터 돈을 빼앗아 고교생들에게 상납했던 것.

결과적으로 경찰은 이날 A군 등 5명을 갈취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중학교 3학년생들에 대해서는 해당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지능적인 방법으로 종교시설의 헌금함을 털어온 10대 6명이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1일 껌을 이용해 불전함이나 헌금함에 들어있는 돈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박모(17)군 등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으며, 달아난 김모(18)군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14일 오전 1시3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모 사찰 법당에서 철사로 된 옷걸이 끝에 껌을 붙여 불전함에 든 지폐를 꺼내는 등 지난 5월부터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 11차례에 걸쳐 500만원 상당을 절취했다.

법정에서 ‘볼펜테러’ 감행한 피고인 왜?
“실형 선고 말도 안돼”

실형 선고 후 판사에게 볼펜 쥐고 달려들어  
곁에 있던 교도관 4명과 경위 1명에게 제압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볼펜을 들고 달려들어 상해를 가하려다 제지당했다. 지난 8월31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법 서관 522호 법정에서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모(54)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구속상태였던 손씨는 이날 양손에 볼펜 한자루씩을 쥐고 선고 공판에 출석했으며, 동행했던 교도관은 그가 볼펜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회수에 실패한 상태에서 판결 선고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와 특별한 합의 노력을 하지도 않아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씨에게 징역 1년2월을 선고했다. 판결 선고 직후 손씨는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퇴정하는 듯 했지만 갑자기 법대 쪽으로 몸을 비틀어 볼펜 두 자루를 휘두르며 재판장 이모 판사 쪽으로 달려들었다.

다행히 손씨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교도관 덕분에 손씨의 발악은 무위에 그쳤고, 그는 교도관 4명과 법정 경위 1명에게 곧바로 제압됐다. 교도관은 즉시 손씨에게 수갑을 채워 퇴정시켰지만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이후라 나머지 재판은 일시 중지됐다. 그런가 하면 손씨가 들고 있던 볼펜은 구치소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잉크가 나오는 끝 부분이 날카롭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치소는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손씨에게 규율 위반 행위에 상응하는 징벌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손씨는 지난 5월 서울 명동에서 최모씨의 가방을 열고 현금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훔친 혐의와 길에서 주운 체크카드로 돈을 찾으려고 시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에 앞선 1996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적 있는 그는 당시 과대망상과 피해망상, 행동 장애 등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치료감호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각급 법원에서는 법정모독, 소란, 도주, 실신, 오물투척 등 총 191건의 법정 내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법원에서는 법정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엑스레이 투시기나 스피드 게이트 설치를 제안하고 있지만 예산 제약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갈등 깊은 ‘아버지-아들’ 살인사건
천륜 무시하고 서로 흉기 들어 ‘살해’

친족살인사건 발생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 청주와 경기도 분당에서 다툼을 벌이던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지난 8월31일 만취상태로 집에 돌아와 “전 재산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리는 아들(29)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김씨의 아들은 같은 달 30일 오후 5시 10분쯤 충주시 노은면에 위치한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 “전 재산을 내놔라. 나한테 줄 돈이 없으면 농약이나 먹고 죽어라”면서 행패를 부렸다. 아들의 행패에 화가 난 김씨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변변한 직업조차 없는 아들이 수년째 놀면서 평소 부모에게 행패를 부렸고, 술에 취한 아들이 집으로 찾아와 또 행패를 부리자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기도 분당에서는 이와 반대로 아버지를 살해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성남분당경찰서는 지난 1일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알코올성 정신분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는 김씨는 지난 3월에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바 있다. 그럼에도 김씨는 술을 끊지 못했고, 만취 상태가 되면 집에서 행패를 자주 부렸다. 사건이 발생한 날도 다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8월29일 오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니 입원치료를 받으라”고 꾸짖는 아버지(70)의 말에 격분,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아버지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순간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김씨는 살해한 아버지의 시신을 집안에 버려둔 채 도주, 용인과 성남 일대 주택이나 옥탑, 찜질방 등에 숨어지내던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 8월31일 오후 1시께 분당의 한 PC방에서 탐문을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민 피 빨아먹는 악덕 사채업자
연이자 3472%? “칼 안든 강도”

급전이 아쉬운 서민들을 상대로 연 3000%가 넘는 ‘말도 안 되는’ 이자를 뜯어낸 불법 사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8월30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최모(3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30)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급전이 필요했던 주부 이모(32·여)씨는 지난 5월 최씨에게 42만원을 빌렸다. 월금은 70만원이었지만 7일치 선이자 28만원을 뺀 나머지 42만원만 수중에 넣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이씨는 약속했던 일주일 뒤 나머지 원금을 갚지 못한 상태에서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했다. 이때 이자 명목으로 28만원을 더 지급했다. 하지만 최씨의 행패는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약속한 시간을 2~3시간 넘겼다는 이유로 벌칙금 30만원을 뜯어내기도 한 것. 결국 이씨는 28일 만에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계산해 보니 42만원을 빌린 이씨는 무려 184만원을 갚았다. 연 이자로 치면 3476%나 되는 울트라고금리다.

그런가 하면 최씨 등은 자신의 신분은 철저히 감추면서도 채무자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훤히 잘 알고 있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벌칙금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가 ‘아들이 A학교에 다니던데 간수 잘해라, 시어머니에게 알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족관계를 모조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08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700여 명에게 30~200만원씩 총 7억원을 대출해 주고 고금리의 이자를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채무자 이름을 도용해 생활 정보지 등에 광고하거나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개설하는가 하면 사무실 위치와 광고 명의를 수시로 바꾸는 수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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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