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유명호텔서 공짜 피서 ‘뻔뻔 가족’ 덜미
하루 44만원 ‘펑펑’ 계산은 “나몰라 패밀리”

하루 숙박비 24만원 한 끼 식사에 8만원
5인 가족 7일 호텔비 총 308만원 ‘허걱’

일가족 5명이 서울의 유명 호텔에 일주일간 투숙, 맘껏 편의시설을 즐기고 이용료를 내지 않고 도망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8월24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정모(44)씨는 같은 달 5일 부인과 자녀 3명과 함께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모 호텔에 들어가 11일까지 7일간 객실과 편의시설 등을 이용했다.

정씨 가족이 머문 객실은 하루 숙박비가 24만원이었으며, 이들은 10만원 상당의 룸서비스를 수시로 주문하는가 하면 매일 아침 1인당 8만원짜리 조식 뷔페를 이용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또 4만원의 이용금액이 필요한 호텔 수영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호텔 서비스를 제대로 즐긴 정씨 가족의 일주일간 호텔 이용료는 총 308만7732원으로 하루 평균 약 44만원을 쓴 셈이었다.

정씨는 일주일간 호텔에 투숙하면서 매일 투숙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결제를 미뤘다. 하지만 날짜가 길어질수록 호텔 측은 이를 수상히 여겼고, 11일 ‘최후통첩’을 제시하자 정씨 가족은 호텔 비상계단을 통해 몰래 달아나려다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경찰에서 정씨는 “미안하다. 이른 시일 내에 변제하겠다.”고 말했지만 조사 결과 정씨의 ‘무전취식’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3년 전에도 같은 호텔에 투숙하고 몰래 나가려다 적발된 적이 있었던 것. 또 경찰은 정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고, 벌금형도 6차례 선고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총각행세 국정원 직원 퇴출 내막
막 나가던 불륜남 집에선 ‘이혼’ 직장선 ‘퇴출’

결혼사실 속이고 불륜 저지르고도 아내 ‘폭행’
부적절한 만남 유지 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총각으로 행세하며 불륜을 저지른 국가정보원 직원이 국정원에서 최종 퇴출됐다. 불륜 행각이 드러나 국정원에서 해임됐지만 이에 불복,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것.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지난 8월25일 국정원 직원 이모(35)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카페 여종업원 최모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고, 이 때문에 부인과 이혼문제로 다투다가 부인을 폭행, 벌금형까지 선고받는 등 사적인 부분에서도 건실한 생활을 요구하는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씨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국정원 직원으로 임용됐으며, 우수한 평정을 받아 승진을 하고 안보 수사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되는 등 순조로운 사회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씨는 2008년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최모씨를 알게 됐고, 최씨에게 매력을 느낀 이씨는 총각행세를 하며 최씨를 만났으며 두 사람은 곧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다. 부적절한 관계에 부담감을 느낀 이씨는 만남을 이어가는 도중, 최씨와 그의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 범죄경력, 출입국기록, 여권판독자료 등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나 열람했다.

또 남을 피해 최씨와 연락하기 위해 이미 국정원이 지급한 휴대전화 외에 휴대전화를 따로 구입하기도 했다. 또 국정원에서 정보수집활동을 위한 지원금으로 준 돈으로 최씨 등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으며, 이 금액만 무려 240만원에 이른다. 급기야 이씨의 아내 김모씨는 이씨의 불륜을 눈치채고, 국정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아내의 민원제기로 부부관계는 더더욱 멀어졌으며 이씨는 아내와 다투던 중 주먹을 휘둘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씨의 이 같은 파렴치한 행각이 드러나면서 국정원은 작년 7월 “국가정보원 규정이나 관련법 위반 혐의와 함께 직무를 게을리 했다”면서 이씨에 대해 해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씨는 국정원의 처분에 불복종해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 역시 이씨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 내렸다.

애인 명품 사준 카드빚에 ‘강도짓’
“카드빚만 남기고 떠난 사람…”

혼자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고 주차 차량을 상습적으로 턴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2년 전 여자 친구에게 명품 등을 선물하면서 4000만원의 카드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해 강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길가던 부녀자를 상대로 금품을 빼앗고 주차 차량을 상습적으로 턴 혐의로 김모(2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같은 달 13일 오전 3시25분께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의 한 주차장에서 차안에 혼자 있던 김모(42·여)씨에게 길을 묻는 척하며 접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80만원을 빼앗았다. 또 지난달에는 새벽시간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안모(37·여)씨를 미행해 핸드백과 목걸이 등 1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강취했다.

그런가 하면 김씨는 주차 차량을 부수고 금품을 훔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4월 말부터 모두 35차례에 걸쳐 주차 차량을 털었으며, 이를 통해 현금과 골프채, 카메라 등 21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년 전 사귀던 여자 친구에게 명품 등을 사주면서 4000여 만원의 카드빚을 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치매노인 폭행치사 간병인 쇠고랑
“잠 좀 자라” 발길질에 갈비뼈 ‘뚝’

80대 고령 치매환자 돌보던 간병인 ‘버럭’
우발적 폭행, 갈비뼈 골절 등으로 숨져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고령의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한창)는 지난 8월24일 치매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조모(54·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6월17일 치매를 앓는 우모(85·여)씨를 돌보다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채는 우씨에게 “잠 좀 자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씨가 더욱 거세게 반항,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을 보이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 조씨는 우씨의 가슴을 손과 발로 세게 밀쳐 갈비뼈 등의 골절을 유발했고, 고령의 우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이와 관련 당시 조씨는 병간호로 인해 3일간 수면을 취하지 못해 화가 난 상태였음이 참작되긴 했지만 우씨가 결국 사망에 이른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우씨가 85세의 고령으로 정상적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없어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조씨가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갈비뼈를 15개나 부러뜨리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불리한 양형 요소”라고 밝혔다.

교육청서 화투판 벌인 공무원 검거
‘고스톱’ 외치다가 철창으로 고고씽!

정신 나간 공무원들이 대낮 업무시간에 교육청에서 도박판을 벌이다가 경찰에게 적발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8월24일 교육청에서 수백 만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손모(60) 과장 등 전남 나주교육청 공무원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나주교육청 내 당직실에서 고스톱 도박판을 벌였으며, 경찰은 교육청 내부에서 도박판이 벌어진다는 첩보를 입수, 불시에 현장을 급습해 손 과장 등 4명을 연행하고 판돈 300만원 가량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날은 교육장의 휴가 기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검거된 직원 가운데 교육장 대신 교육청 행정을 책임져야 할 교육과장과 복무현황을 점검해야할 총무계장, 교육장 운전원 등 기능직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첩보 내용과 판돈 규모 등으로 미뤄봤을 때 상습적으로 도박판이 벌어졌을 것으로 보고 이들이 도박을 한 횟수와 추가 도박가담 직원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무너진 코리아 드림 성매매 강요당한 태국 여성
브로커 꾀임에 타국에서도 몸 장사

태국여성들을 속여 한국으로 불법 입국시킨 뒤 성매매를 강요하고 화대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24일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로 지모(4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자금 관리책임 김모(46)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4월 태국 방콕의 유흥가에서 일하는 태국인 S씨(20·여)를 알게 된 지씨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한국에서 마사지 일을 하며 성매매까지 같이 하면 한 달에 최고 300여 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지씨의 말을 믿은 S씨는 같은 달 28일 지씨의 도움으로 한국인 단체 관광객 틈에 끼어 국내에 입국했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S씨가 향한 곳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관광호텔과 유흥주점, 휴게텔 등 대형 업소 세 곳이었다.

결국 S씨는 이곳에서 60여 차례에 걸쳐 한국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지만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업주 김모(49)씨가 S씨의 입국 비용에 300만원 가량이 쓰였다면서 이를 공제한 것. 또 김씨는 S씨의 도주를 우려, 그녀의 여권을 빼앗은 뒤 지하 업소에 S씨를 감금하고 생리 기간에도 성매매를 강요했다. 경찰 조사 결과 S씨처럼 태국 현지 브로커인 ‘마마상’과 지씨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태국 여성은 모두 20여 명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씨는 태국 여성 소개 대가로 김씨 등 업주들에게 1건당 100~15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편, 지씨와 김씨 등은 수차례 경찰 단속에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대신 처벌받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계속 해왔으며, 태국 여성을 국내로 입국시키는 과정에서 이메일로 여성들의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외모에 따라 등급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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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