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층 두터운 ‘현대판 요정’에선 무슨 일이…

화끈 언니들 술시중·밥시중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시대를 불문하고 유흥가의 밤은 항상 뜨겁다. 그 중에서도 유독 유행과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업소가 바로 ‘요정’이다. 강남 룸살롱과 비교했을 때 비용이 저렴해 이곳을 찾는 남성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가 하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어 색다른 업소가 오픈을 해도 끄떡없다.
 
‘요정’이라는 이름 때문에 방문을 꺼렸던 젊은 남성 손님도 많이 늘었다. 식사, 음주, 가무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요정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고, 학식 있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여성 도우미들은 다른 업소 도우미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묘한 매력을 풍긴다. <일요시사>는 요정 마니아의 입을 통해 현대판 섹시 요정에 대해 들어봤다.


40년 넘는 역사 자랑하는 D요정 손님들 발걸음 여전
외국인 반응 좋아 바이어 식사 대접도 ‘요정’에서 뚝딱


자칭 유흥 마니아 최아무개(39)는 최근 놀라운 경험을 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요정’에 방문, 특별한 추억(?)을 남긴 것. 색다른 전략으로 손님몰이에 나선 강남 룸살롱으로 가자던 최씨의 친구들도 꽤나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100% 예약제 운영
대표가 직접 손님맞이

최씨가 요정을 찾은 것은 지난 8월 초.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회포를 풀 요량에서였다. 나름 유흥 마니아인 최씨는 친구들에게 ‘요정’ 방문을 제안했고, 내키지 않아했던 친구들을 겨우 설득해 국내 현존하는 요정 중 최고라고 소문난 서울 종로구 교북동 D요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으로만 보던 으리으리한 한옥에 넋이 나간 최씨 일행을 반긴 것은 D요정의 대표였다.

대표가 직접 고객을 맞는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젠틀하고 깔끔한 인상의 사장은 최씨 일행을 편안하게 했다고. 대표의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서니 방을 휘감은 병풍과 잘 차려진 술상이 최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는 하지 말고 오라”던 대표의 말이 그제야 이해됐다. 임금님 밥상을 옮겨놓은 듯 30여가지의 궁중요리가 차려져 있었던 것.

온돌식 룸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도우미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은 큰절로 첫 인사를 한 뒤 최씨 일행 옆자리에 하나 둘 착석했다. 최씨는 “‘요정’의 경우 도우미들 외모 수준이 떨어진다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한복과 어울리는 단아한 외모에 청순함까지 갖춘 아가씨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신선로, 육회, 생선회 등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음식은 도우미들이 직접 먹여줘 젓가락을 들 필요도 없었다. 편안한 분위기에 먹여주고 닦아주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 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음주가 시작됐다.  ‘요정’에서는 손님 인원수대로 양주가 제공되는데 일반적으로 딤플,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렌슬렛, 블루하우스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손님이 원하는 술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맥주와 음료, 담배는 손님이 원하는 만큼 무료로 무한리필 된다. ‘요정’의 여성 도우미들은 일반적인 룸살롱이나 주점의 도우미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12시면 마감을 하는 ‘요정’의 특성상 다음날 생활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아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외국인 접대 손님이 많아 외국어에 능통한 아가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식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외국인을 접대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최씨는 “한창 술을 먹고 취기가 돌면서 도우미들과도 제법 가까워졌고, 그때 도우미들이 게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 남성들의 바지를 벗기더니 자신들이 한복 속에 입고 있던 고쟁이를 벗어 입혔다는 것. 밝은 조명 탓에 약간 민망하긴 했지만 눈치 빠른 도우미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조명을 어둡게 낮추고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벌칙은 옷 벗기가 일반적이다.

밥상 시중을 들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술자리 분위기를 주도하는 도우미들 덕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설명이다. ‘요정’의 또 다른 특징은 노래방 기계 대신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밴드가 있다는 점이다. 10만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색다른 맛이 있다. 또 ‘요정’에서만 볼 수 있는 국악밴드도 준비되어 있다. 외국인 바이어 접대나 사업상 접대가 필요해 ‘요정’을 찾는 남성들은 국악밴드를 불러 색다른 흥을 즐기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요정을 찾은 최씨는 국악밴드 대신 일반 밴드를 불러 가무를 더했다.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간간히 도우미들의 치마 속을 터치하기도 하는데 거부감 없이 잘 받아주는 것 또한 요정의 묘미라고. 분위기에 취해 몸을 흔들다 보면 땀이 나기 마련인데 이때 요정의 여성 도우미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금세 달려나가 수건에 물을 적셔와 일일이 손님들의 몸을 닦아준다. 최씨는 그 순간을 빌어 “그때는 신선도 부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요정에서는 3~4시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술자리가 이어진다. 식사를 겸하고 밴드를 불러 즐기다 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최씨는 요정의 장점으로 도우미들을 꼽았다.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자리를 옮겨가며 손님을 접대하는 타 유흥업소와는 달리 요정의 도우미들은 하루에 한 테이블만 책임지면 된다. 3~4시간 동안 자리가 이어지고 12시면 마감을 하기 때문에 몸 버려가며 속 버려가며 진상 손님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고, 이 때문에 손님들의 만족감도 커진다는 것.

한국식 맞춤 서비스
손님은 왕! 제대로 실현

최씨에 따르면 요정은 마무리에 있어서도 일반 유흥업소와 차이가 있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무렵 대표가 룸에 들어와 도우미들을 내보내고 마무리에 대해 묻는다. 최씨는 “요정을 찾았을 때 마무리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친구들의 성화에 대표의 물음에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고 말했다.

대표가 방을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씨 일행과 함께 했던 도우미들은 한복을 벗고 일반복장으로 다시 룸에 들어왔다. 최씨는 나머지 부분은 상상에 맡기겠다며 말을 멈췄다. 이어 요정 체험에 대해 한마디로 일축했다. “식사에서 음주, 가무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덕에 조선시대 임금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요정은 우리나라 전통 기생집이었다. 한식으로 술상을 차려놓고 가야금이나 북, 장구 등을 연주하며 여성들이 술시중을 들었다.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 일부 유명한 요정의 경우, 정치적인 중대사항이 ‘요정’에서 결정되기도 했다. 때문에 ‘요정 정치’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서울에서 제일 먼저 문을 연 요정으로는 M요정을 비롯해 K, S요정 등이 있었고 당시에는 기업가, 정치인, 상인들이 주로 이용했다.

이때 손님들에게 내놓은 술은 대부분 청주였으며 접대를 하던 여인들은 기생으로 불렸다. 5·16 군사정변 전까지만 해도 고급 비밀요정이 서울 도처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요정은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만 골라 은밀히 운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돈 많은 기업인들이 사업 관계로 교제하기 위해 만나 즐기는 장소 역할을 했다. 당시 운영되던 비밀요정은 주인마담과 사전에 내통한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었다는 후문이 있다.

1인당 34만원, 궁중요리·양주·언니들까지 풀코스로 ‘샤라락’
요정에서는 손님이 왕!… 젓가락 까딱 안 해도 알아서 ‘척척’


현재도 정통 요정들이 비밀스럽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스타일의 요정이 속속 등장해 현재 종로와 강남에도 몇몇의 비즈니스 요정이 운영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요정에서는 전통주보다는 양주를 제공하고, 도우미 팁을 제외하면 손님 한 사람당 20~25만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다. 변치 않은 점이 있다면 도우미들이 한복을 입고 손님을 접대한다는 것.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판 요정에서는 예전처럼 가야금을 뜯고 창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현대식으로 밴드를 준비해 손님들의 흥을 돋운다. 또 고급 술집을 이용할 때는 보통 식사를 거친 후 2차로 장소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요정은 식사와 술, 음주, 가무를 모두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요정에서 손님을 맞는 도우미들은 대부분 조용하고 다소곳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이 말을 걸기 전에는 먼저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가 무르익고 음주가무가 시작되면 색다른 서비스로 손님들을 공략한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현대판 요정은 자정에 영업을 종료하는 것이 상례다. 때문에 저녁 6~7시 정도에 식사를 하지 않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요정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당일 이용을 원한다면 오후 1~2시 이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30여 가지의 궁중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에서다. 손님은 대체적으로 교양있는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편이고, 요즘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성들도 요정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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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