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영국서 돌아온 추상화가 이강욱

'미시적 세계' '거시적 세계' 공존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추상화가 이강욱이 다음달 7일부터 2016년 3월6일까지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기존 작품인 '지오메트릭 폼(Geometric Form) 시리즈'와 더불어 신작 '제스처(Gesture)' 시리즈를 관객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보이지 않는 추상공간'을 탐구해 온 이강욱 작가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회화 작품 15점이 전시될 이번 개인전은 다음달 7일 오프닝리셉션을 시작으로 두 달간의 전시 일정이 잡혀 있다.

유학파 출신

이 작가는 지난 2001년 '대한민국 회화대전' 대상, 2002년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같은 해 '중앙미술대전' 대상 등을 연달아 수상하며, 주목받는 신진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역대 최연소(25세) 수상이란 영광은 그의 몫이었다.

이 작가는 2003년에도 '송은미술대상' 지원상 등 권위 있는 공모전을 휩쓸며 '이강욱 돌풍'을 이어갔다. 2004년 열린 첫 개인전에서는 전시작품이 '완판'되는 등 '스타작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후 일본과 미국, 스페인 등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벌인 그는 2009년 돌연 유학을 결심했다. 유럽 현대미술을 새로 배우겠다는 각오와 함께였다.

영국에 터를 잡은 이 작가는 런던 첼시칼리지 석사, 이스트 런던 유니버시티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런던올림픽 기간 중에는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개인전으로 세계인들과 호흡했다. 일본에선 NHK 뉴스 앵커 출신인 갤러리드 대표가 개인전을 주선했다.


그간 호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사들였다. 해외 유명 컬렉터들은 이 작가의 그림에 열광했다. 최근 열린 싱가포르 개인전에서도 완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올 초 한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유명 여배우가 그의 그림을 소장한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단 주목받는 스타작가 
권위 있는 공모전 휩쓸어

이 작가는 데뷔 이래 세포나 미립자 등으로 구별되는 단위 입자로서의 '미시적 세계'와 우주로 대변되는 측정 불가한 '거시적 세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 작가의 회화에는 미시적 세계와 거시적 세계가 공존한다. 특히 이 작가는 고대 힌두 철학 개념인 '우파니샤드(Upanishads)'에 뿌리를 두고 자아와 우주를 바라보는 통찰을 심화시켰다.

철학 텍스트인 우파니샤드에 따르면 보편성과 개별성, 미시적 공간과 거시적 공간 등 수많은 우주의 대립적 요소는 궁극적으로 동일한 범주에 포섭될 수 있다. 이는 대우주와 개인의 본질이 일체라는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과 연결된다. 작품 속 '세포'의 움직임은 마치 우주가 점진적으로 팽창하듯 '고요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우파니샤드는 기하학적인 이미지로, 또는 작가가 반복적인 제스처를 통해 남긴 흔적으로 치환된다. 관점에 따라 극도로 작기도 하고, 반대로 거대하기도 한 우주는 자극적인 표현 없이 감상자를 압도한다. 궁극적으로 작가는 상반된 두 개념을 동일한 개체로 통섭한 풍경을 담고 있다. 작가가 탐구해 온 가상의 세계는 '감각의 환영'이며 동시에 '조형화된 실재'다.

범아일여 담아

아라리오갤러리 주연화 디렉터는 신작 '제스처' 시리즈에 대해 "고대 힌두 철학을 기반으로 한 모티브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도, 조형적인 측면에서는 기하학적인 형상의 등장 등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또 전시 관람 포인트에 대해선 "작가의 제스처가 강조되는 흔적들로 회화를 구성한 것이 색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가 내달 6일 선보일 '무한의 우주'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angeli@ilyosisa.co.kr>

 

[이강욱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영국 런던 첼시칼리지 석사 및 이스트 런던 대학 박사
▲레지던시 제3기 창동스튜디오 입주작가
▲개인전 15회(한국, 일본, 영국, 싱가폴 등)
▲그룹전 다수(미국, 체코, 중국, 스페인, 홍콩, 네덜란드, 스위스 등)
▲제15회 대한민국 회화대전 및 제24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등 수상 다수
▲외교통상부, 삼성의료원, 현대자동차, LG패션, 메리어트호텔 등 작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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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