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넘치는 지방대 속사정

“유학생 없으면 문 닫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지방대가 외국인 유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학교마다 중국과 동남아 각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 수백명 이상이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국내 학생만으로는 신입생 확보가 어려워 외국 유학생들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지방대로서는 외국 학생 유치가 당장 시급한 재정 확보와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졸속, 과열 양상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2015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9만명가량이다. 이 중 서울을 제외한 경기·충청권 등 지방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은 5만명 정도. 비율로는 55%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500명 이상인 지방대만 해도 모두 2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적은 외국인 유학생을 확보하고 있는 지방대는 셀 수 없이 많다.

정원외 입학
무한 늘리기

전체 지방대 중 외국인 유학생 수 1위를 차지한 부산대에는 56개국에서 온 1579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487명보다 100여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립대뿐만 아니라 지방 사립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3위에 오른 우송대에도 모두 1470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대가 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방법은 외국에 있는 학교와의 자매결연을 통해서다. 자매대학을 중심으로 국내 학생들을 현지로 유학 보내는 대신 현지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우송대의 경우 23개국 81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또 현지에 대학 관계자들을 직접 파견해 유학·입학설명회를 가지기도 한다. 우송대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유학생 유치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해당 대학만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우송대의 경우 100%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솔브릿지국제대학 등 학과 특성화가 잘 돼 있는 게 유학생 유치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보다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국 유학수요가 많은 중국·베트남 등지에는 현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유학설명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동남아 학생들 캠퍼스 북적
재정 확보 목적의 불꽃 유치전

일부 대학은 해외 현지에 자체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2013년부터 대전·충청 지역에서는 건양대, 대전대, 배재대, 우송대 등이 중국 우한에서 유학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설명회에서는 우한지역 고교 관계자, 한국어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전시의 교육 인프라, 유학생 지원정책 등에 대한 설명이 진행된다.

또 조선대는 중국 월수고, 베트남 쑤언록고·엥고씨리엔고 등과 유학반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유학반 학생들은 조선대에서 파견한 한국어 강사로부터 언어 교육을 받으며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오게 된다.

호남대 역시 중국 민판실험학교·임천실험고 등과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고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다.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대학들이 내세운 혜택들이 골칫거리가 되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등록금 전액 면제나 기숙사 관리비 면제 같은 각종 우대혜택을 제공하다 보니 정작 대학 측에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는 것.


특히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지방 국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등록금 반값’ 같은 무리한 혜택을 조건으로 내세운 곳이 허다하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중국, 베트남 등지의 유학생들로부터 등록금 전액을 다 받을 경우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대전에 있는 모 대학 입학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판촉 경쟁을 벌이다 보니 실제로 얻는 수익은 미미한 정도”라고 털어놨다.

지방대들은 시설에도 상당한 투자를 들였다. 청주대의 경우 총 공사비 1106억원을 투입해 외국인 유학생 73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 빌리지’라는 기숙사도 만들었다.

2009년부터 사용된 이 건물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한국어센터도 들어서 있다. 우송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솔브릿지국제대학이라고 이름 붙여진 단과대를 아예 새로 신설하기도 했다.

학비 50% 감면
파격조건 제시

외국인 유학생들의 증가를 반기는 곳은 대학가 주변상가를 비롯한 지역상권이다. 지역 경제에 돈이 돌고 있기 때문. 특히 학교 주변의 원룸, 하숙집 등은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후문이다.

대학가 주변의 유동인구가 수백에서 수천명씩 늘어나면서 기숙사를 구하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숙소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은 50%가 넘지 않았다. 10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가진 학교의 경 500∼600명 가량의 학생들이 밖에서 자취를 하거나 하숙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전담 유치팀을 꾸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시비 44억을 포함 총 88억원을 투입해 ‘누리관’이라는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를 건립하기도 했다.

이곳은 5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 달 10만원 정도를 내고 생활중이다. 대전시 국제교육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전시 관내에 4000여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자비유학생으로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별도로 시비를 배정해 대전 대학들을 대상으로 한 유학 홍보물도 제작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한 대학의 입학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 9만명이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밥값으로 1만원만 쓴다고 해도 하루에 9억, 1년에 3240억원 넘게 지역에 뿌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온 힘을 쏟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보통 지방대들의 수익은 학생들이 매년 학교에 내는 등록금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60%에 달해 미국 30%에 비해 2배나 된다. 하지만 해마다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다. 특히 호남권의 경우는 신입생 감소로 대학 등록률이 75%를 밑도는 수준이다.

신입생 확보 어려워 해결책
졸속·과열 양상…부작용도

수도권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양호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 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대학 실정을 감안할 때 재정위기로 인해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렵고 생존도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방의 고등학교나 각 지자체에서도 서울 유학을 권장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들은 지방대학의 공백을 메우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 지방 광역자치단체가 고향 유학생들을 위해 건립한 기숙사만 6개가 있다. 거기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 단위에서 건립한 기숙사까지 합하면 그 수는 20여개에 달한다. 지방 학생들도 지방대에 남기보다는 서울로 진학하길 바라고 있다.

충청지역에서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맡고 있는 교사의 말에 따르면 전교생의 40% 정도는 서울지역 대학에 원서를 낸다. 주변 도시에도 대학은 많지만 어차피 집에서 통학이 힘들다면 취업이나 교육여건 등을 생각해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지방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목을 매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유학생 정원 늘리기가 국내 학생을 늘리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국내 학생 정원을 늘리는 것은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정원을 늘릴 때에는 이러한 절차가 필요 없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정원’에 속하기 때문에 각 대학별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무제한 정원을 늘릴 수 있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등록금의 30~50% 정도를 깎아주기도 하지만 정원 외 모집인 만큼 유학생을 많이 유치할수록 학교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국제화 필수?
문제는 ‘돈’

일부 대학에서는 지금보다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학의 글로벌화에도 도움이 되고 적은 노력으로 대학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으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유학생 비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별별 교수’ 열전

‘교수’란 학습자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고, 가치관을 형성시키는 교육활동을 하는 자를 말한다.

그렇지만 교수라고 다 같은 교수가 아니다. 교수와 강사의 차이점과 교수들의 호칭을 정리해 본다. 먼저 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박사학위가 필요하다. 요즘에는 1년에 1만명 이상의 박사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수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조교는 교수를 돕기위한 대학원생을 말한다. 교수의 연구나 업무를 보조하는 직책으로 교수하고는 상관이 없다.

교수의 단계는 보통 시간강사로 시작한다. 시간강사는 대학교에 위탁을 받아 일정한 시간만 학생을 가르치는 직위로 특정 대학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이대학 저대학을 맡은 시간에 따라 이동하며 시간수당을 받기 때문에 생활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돈을 받는다. 그래도 교수를 위해서는 일정시간의 강사경력은 필수인데다가 강사경력을 통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된다.

그 다음단계가 전임강사다. 교수칭호는 얻지 못했지만 특정학교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으며 장래 해당학교 학과에 교수자리가 비면 그 자리를 이어받아 교수가 될 사람이다. 정식으로 교수가 되면 경력 등에 따라 조교수나 부교수로 나뉜다.

조교수는 강사 등의 경력이 짧을 경우에 임용되며 부교수 이상에 비해 위치가 조금 불안하다. 계약직으로 몇년 계약하는 학교도 있다. 조교수나 부교수의 직위나 대우는 대학마다 상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위가 교수의 대명사인 정교수다.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일정한 경력과 연륜이 생기면 정교수가 되는데 이때쯤 되면 학교나 학과, 학회 등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해당 학문분야를 통해 외부에도 영향력을 가지는 교수들도 많다. 정교수가 은퇴하면 명예교수가 된다.

이 외에 타대학의 교수가 와서 일정기간 강의하는 교환교수나 외부의 관련업무 경력자가 일부시간만 강의하는 겸임교수 등이 별도로 있다. 보통 학교마다 다르지만 부교수 이상이 될 수 있는 대학도 있고 정교수만 가능한 대학도 있다. 교수 중에 행정상 간부직책이 있으며 이를 통틀어 보직교수라고 한다.

이의 첫단계가 전공이나 특정교양분야를 책임지는 주임교수, 학과를 책임지는 학과장, 공과대학과 같은 단과대학이나 전문대의 최고책임자인 학장, 그리고 대학내 주요부서를 담당하는 교무처장이나 입학처장, 학생처장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최고책임자와 2인자인 총장과 부총장이 있다. 요즘은 박사가 많아서 4년제 대학 교수를 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다. 특히 서울이나 지방국립대 같은 곳에서 교수를 하려면 박사를 따고도 수십 대 일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고시보다도 어렵고 험난한 길이라고 한다. <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