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고교생이 폭발물제조카페 운영…총기 제조
“K2 보다 파괴력 크다”

생긴 건 엉성해도 파괴력·탄환 속도 ‘깜놀’
우리 군에서 쓰는 K2 소총보다 3배 ‘세다’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폭발물 제조카페를 운영, 직접 총기를 제조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0대 고등학생들이 만든 사제 총기가 우리 군에서 쓰는 K-2 소총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사실이다.
김모(19)군은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폭발물 제조카페에서 총기 제작방법을 배워 파괴력과 탄환 속도가 K-2 소총의 3배 수준에 이르는 수제 총기를 만들었다. 총기를 완성한 김군은 지난 7월10일께 인천시 남구 문학경기장 인근 논에서 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를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김군이 수제 총기 만드는 방법을 배운 폭발물 제조카페 운영자 역시 18세 이모군을 비롯해 모두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 등이 운영해온 폭발물 제조 카페는 5개에 이르렀으며, 이군 등은 외국 사이트와 백과사전 등에서 정보를 수집한 뒤, 수류탄과 연막탄 등의 무기 제조법을 그림으로 자세히 묘사해 누구나 제작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카페 운영자인 이군 등과 김군은 ‘누군가에게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인터넷 ‘복수카페’에서 함께 활동하며 폭발물이나 독극물에 관심을 갖고 서로 정보를 공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군 등은 카페 회원을 선발했으며 ‘등급 상향’을 원하는 회원들에게는 실제 폭발물이나 총기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를 카페에 올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총기를 직접 만들어 시험발사를 한 김군과 인터넷에서 폭발물제조카페를 운영한 이군 등 모두 3명을 지난 10일 불구속 입건했다.


유흥업소 차려놓고 성매매 알선한 일가족 입건
“남편·딸·사위 다 모여” 성매매 알선
여성 2명 고용해 성매매 알선하고 6억3천만원 챙겨

유흥업소를 차려 성매매를 알선한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유흥업소를 차려놓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업주 김모(49·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김씨의 남편(55)과 딸(28), 사위(28)를 비롯해 모텔 업주 이모(34)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와 남편 등 일가족 모두가 업소를 운영하며 성매매 알선에 앞장 선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광주 서구 양동에 유흥주점을 차려놓고 탁모(29·여)씨 등 아가씨 2명을 고용해 수백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총 6억3000만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실질적인 업소 운영은 김씨 부부가 해왔으며 딸과 사위는 직업 없이 업소의 일을 돕고 수익 일부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여성종업원들에게 선불금 1천300만원을 지급한 뒤 고이율의 이자를 핑계로 월급을 주지 않는 등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형사 사칭 업소 등친 30대 남성 덜미
“나 형사인데, 술 좀 줘”
강력계 형사 사칭 PC방 주점서 돈 뺏고, 공짜술

경남 거제시에서 형사를 사칭해 PC방과 주점 업주들에게 돈을 뺏거나 공짜술을 얻어먹은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지난 11일 경찰서 강력계 형사를 사칭, 업주들에게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권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5월과 7월, 거제시내 모 PC방에서 업주 이모(30)씨에게 200만원을 빌렸다. 자신이 강력팀 형사인데 조직폭력배를 잡기 위해 잠복중이라는 핑계를 갖다붙였다.
이어 권씨는 모 주점에 들어가 주점 주인 김모(31·여)씨에게 20만원 상당의 공짜술을 얻어마신 뒤 10만원까지 받아냈다. 이번에도 ‘잠복근무’를 핑계로 삼았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는 자신을 “거제 경찰서 강력팀 권 형사”라고 소개하고, “조폭을 잡기 위해 잠복중”이라는 말로 피해업주들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만취 10대, 버스 훔쳐 무한질주
“택시 안 잡혀서 버스 훔쳤다”

술에 취한 10대 청소년이 출근길 통근버스를 훔쳐 달아나다 뒤쫓아온 운전기사를 중태에 빠뜨렸다. 경찰에 붙잡힌 청소년은 “택시가 안 잡혀서 버스를 훔쳤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지난 3일 오전 인천시 석남동에서 한 시내버스가 신호 대기를 위해 멈춰선 순간 통근버스 한대가 시내버스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시내버스 기사는 사고를 낸 버스를 추월해 멈춰서게 한 뒤 운전석으로 다가갔지만 사고 버스는 시내버스 기사를 창문에 매단 채 그대로 달렸다.
결국 시내버스 기사는 자신의 버스에 부딪힌 뒤 도로로 나가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버스는 2km를 더 달린 뒤 가로수와 주변 차량 5대를 추가로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8명이 다쳤다.
경찰에 붙잡힌 사고 버스 운전자는 17세의 청소년 천모군으로 사고 당시 혈중 알콜농도 0.3%가 넘는 만취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천 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려고 택시를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여러 대의 택시가 세워주지 않자, 통근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천 군은 사고를 낸 직후 달아났지만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혀 구속됐다.


여성 환자 ‘속살’ 만진 변태 의사 덜미
반 수면 여성 환자 속살 ‘더듬더듬’

여성 환자를 치료하면서 수면제를 투여하고 성추행을 해오던 정형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년 간 확인된 피해자만 13명에 이르고 이들 중 7명은 고소 의사를 밝혔다.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9일 반 수면상태에 빠진 여성 환자만을 골라 노골적으로 성추행한 광주 동구 모 정형외과 원장 최모(58)씨를 준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지난 7월29일 오전 9시30분께 진료실에서 허리통증으로 입원 치료 중인 여성 환자 A(55·여)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해 반 수면상태로 IMS(근육 내 자극치료)를 하던 중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은밀한 부위를 만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손에 올려놓는 등 변태 추행까지 일삼았으며, 최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성추행한 여성은 최근 1년 사이 13명인 것으로 밝혀졌고, 범행 횟수는 고소 의사를 밝힌 7명의 여성에게서만 14차례에 이른다.
피해 여성 대부분은 목과 어깨,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고, 최씨가 범행 전 투약한 약품은 수면진정제로 환자를 진정시키고 수술 전후 기억력 장애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로, 통증을 수반하는 IMS 치료 시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
최씨가 사용한 수면진정제는 환자의 연령과 상태 등을 고려해 개인별로 용법이나 용량을 설정해 투여해야 하지만 최씨는 모든 환자에게 1회당 3㎖를 투여했고, 이 때문에 약효의 차이로 반 수면상태에 빠지지 않은 피해자들이 추행사실을 알게 돼 범행이 드러났다.
실제 최씨의 범행 장면을 촬영한 것도 최씨의 환자 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녀는 최씨의 행동이 미심쩍어 자신의 손가방 안에 캠코더를 숨겨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씨는 2003년 12월 개원한 뒤 이듬해 1월부터 문제의 약품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최씨의 진료로 이 약품을 투여한 여성환자는 2010년에만 1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확인된 13명의 피해자 가운데 6명은 고소를 원치 않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마트 ‘무빙워크’ 주의보 발령
“엄마, 내 손가락 찾아줘”
5세 여아, 무빙워크에 손가락 4개 절단 ‘끔찍’

엄마와 함께 마트를 찾은 5세 여아가 무빙워크에 왼손이 끼어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오후 7시10분께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D마트에서 김모(5·여)양이 무빙워크에 손가락이 절단됐다.
김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MS재건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4개가 절단돼 10일 봉합수술을 받았다.
김양은 이날 엄마와 함께 마트를 찾았고,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올라가는 무빙워크를 타고 있다가 무빙워크 끝부분에 이르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양의 옷이나 들고 있던 스카프 등이 무빙워크 틈으로 빨려들어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낮 가정집 ‘묻지마 살인’
“누구냐, 넌?”

평화로운 주말, 가정집에 괴한이 침입해 난데없이 흉기를 휘둘러 남편은 사망하고 아내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 7일 오후 6시께 서울 양천구 신정4동 다가구 주택 3층 옥탑방에 30대 남성이 무단침입했다.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 후 가정집으로 뛰어든 이 남성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장모(42·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가격한 뒤 장씨의 딸(14)과 아들(11)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장씨의 비명소리를 들은 장씨의 아내 임모(42)씨가 방에서 달려나왔고, 당황한 범인은 임씨의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임씨 부부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남편은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고, 아내 장씨는 머리가 함몰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현장에서 둔기와 범인이 썼던 모자 등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지문 및 DNA 감식을 의뢰했으며,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해 분석중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괴한이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장씨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고,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오자마자 흉기를 휘두른 점으로 미뤄 ‘묻지마 살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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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