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강현석 기자 =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이사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다.
지난 9일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향 직원 곽모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 신청을 기각했지만 곽씨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파문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대표직을 자진사임하면서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이 직원들을 동원해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발단은 지난해 12월 배포된 내부 투서다.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사랑하는 17명’ 명의로 발표된 호소문에는 박 전 대표의 성희롱, 성추행, 인사전횡 등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시장 노린 기획수사?
이례적인 영장 집행
서울시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해 박 전 대표의 막말과 성희롱을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성추행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파문이 확대되자 박 전 대표는 사임했으며 사건의 배후로 정 감독을 지목했다.
서울시향 직원 10명은 진상조사와 별개로 박 전 대표를 성추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그러나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고, 경찰은 다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곽씨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박 전 대표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서울시향 직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지난 9일 곽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2일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피의자의 일정한 주거, 직업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 안팎에선 이번 수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기획수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정 감독은 박 시장과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