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향우회 민심 르포> 문재인 지지율 5%의 비밀

"등 돌린 호남민심, 문재인만 모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야권의 핵심 지지층인 호남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불과 5%에 머물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9%)보다 낮은 수치였다. 문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호남에서 90%안팎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충격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호남이 문 대표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남향우회를 찾아 회원들의 생생한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야권의 핵심 지지층인 호남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10%)에 따르면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5%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9%)보다 낮은 수치였다. 문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호남에서 90% 안팎의 압도적인 지지(광주 92.0%, 전남 89.3%, 전북 86.3% 등)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충격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돌아선 호남
뻔뻔한 친노

핵심 지지층인 호남이 흔들리면서 새정치연합은 곧장 위기를 맞고 있다. 일례로 지난 10·28재보선 서울 양천구 구의원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고작 227표 차이로 졌다. 패배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호남의 변심이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해당 선거에 지원유세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호남향우회 관계자들이 자신을 만나 “새정치연합 후보를 찍으면 문 대표를 도와주게 되니 아예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들은 그때 호남향우회만 움직여줬더라도 고작 227표 차이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이 같은 호남의 반(反)친노정서는 점점 더 노골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지역 호남향우회에서 ‘친노 살생부’가 돌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해당 지역 호남향우회 회원들이 친노계 의원과 비노계 의원을 구분해 작성한 명단을 돌려보며 내년 총선에서 친노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뽑아주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였다.

"자기(친노)들끼리만 다 해먹으려 해"
"친노 돕느니 차라리 새누리 돕겠다"


모 지역 호남향우회 회원 수천명은 최근 단합대회를 가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며 성토하고, 공개적으로 낙선운동을 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전국 호남향우회중앙회 박광태 회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남향우회 차원에서 ‘친노 낙선운동’ 등의 단체행동에 나설 생각은 없다”면서도 “친노는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 호남의 대체적 정서인데 문 대표만 그것을 모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호남에서 시작된 반친노정서는 호남향우회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두운 이유다. 호남향우회는 전국적으로 약 130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호남향우회는 매달 모임을 갖기 때문에 여론의 파급속도가 무척 빠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특히 수도권에서는 불과 5% 이내에서 승부가 갈리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호남이 우리당을 외면하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늘 남 탓만
책임은 안 져

그렇다면 호남이 문 대표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호남향우회를 찾아 회원들의 생생한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회원은 문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언성이 높아졌다. 요즘 회원들이 모이면 문 대표에 대한 성토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자기(친노)들끼리만 다 해먹겠다는 심보’라고 했다. 친노가 선거 때마다 공천권을 독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원은 “경선이라도 공정하게 치르면 승복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는 지난 4·29재보선이다. 당시 호남인사로 분류되는 김희철 후보는 친노인사로 분류되는 정태호 후보와의 당내 경선에서 불과 0.6% 차이로 패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 후보가 앞섰으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 후보가 이를 뒤집었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 결과가 요상했다.

당시 한국리서치와 코리아리서치에서 동시에 여론조사를 했는데 한국리서치에서는 김 후보가 5%를 이겼지만, 코리아리서치에서는 반대로 정 후보가 10.4%를 이겼다. 양쪽 여론조사기관 간 조사 결과가 15%나 차이가 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동일지역, 동일시간에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15%나 차이가 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고작 ±5~6%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 측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당 지도부는 묵묵부답이었다. 한 회원은 “친노 XX들이 (당내 경선에서) 그런 식으로 (호남 사람들을) 제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 선거뿐만 아니라) 작은 기초의원 선거, 하다못해 당직자들까지 다 자기 사람들(친노)만 앉히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된 서울 양천구 구의원선거에 출마했던 새정치연합 후보도 범친노로 분류되는 김기준 의원의 보좌관 출신 인사였다.

친노진영이 당내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율은 자꾸 줄이고 여론조사나 모바일투표의 비율을 늘리려고 시도하는 것도 호남인사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한 회원은 “우리 회원 중에는 민주당 시절부터 수십년간 (새정치연합)당원으로 활동해온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소중한 한 표는 무시하고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모바일투표나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하니 무시당하는 느낌이고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당원으로 수십 년 동안 활동해온 사람들은 다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정한 후보에게 무조건 투표하라고 하면 누가 가서 투표하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공천권 독식
못믿을 경선

사실 호남과 친노진영의 악연은 노무현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대북송금 특검, 열린우리당 창당, 노무현정부의 호남인사 홀대 등으로 인해 호남에서는 친노진영에 대한 거부감이 과거부터 상당했다. 그래도 호남은 ‘새누리보다는 우리 식구가 낫지 않겠냐’며 지난 대선에서 문 대표를 적극 지지해줬다. 그럼에도 친노진영의 호남 홀대가 계속되자 최근에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한 호남향우회의 회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선 차라리 새누리 주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친노XX’들을 다 물갈이 해버려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원은 “그것이 지금 호남인들의 정서”라며 “예전엔 아무리 미워도 새누리보단 우리 당이 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차라리 새누리를 찍는 한이 있어도 친노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정서가 강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반성할 줄 모르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한 회원은 “안철수나 김한길은 선거에 한 번 지고도 (대표직 사퇴하고) 나갔는데 친노는 총선지고, 대선지고 재보선도 다 지고 버티니까 뭐 저런 인간들이 있나 싶다”며 “최소한 사과라도 하고 반성이라도 해야 하는데 (선거에서) 지고도 늘 핑계만 대는 모습이 싫다”고 말했다.

"문재인 늘 남 탓, 반성부터 해야"
"정통당원 무시하고 여론조사 목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10·28재보선 참패 이후 당 지도부 인사들이 ‘투표율이 낮았다’ ‘노인들만 투표했다’ ‘신경 쓸 거 없다’는 반응을 보여 깜짝 놀랐다”며 “선거에서 진 것보다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염치없음’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회원은 “문 대표는 늘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하는데 그럼 왜 선거마다 지는 것이냐?”며 “(문 대표가) 한 번이라도 속 시원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문 대표의 대응은 무척 안이하다. 문 대표는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요즘 호남에서 제 지지율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 지지도 조사가 들쭉날쭉하다”며 사실상 믿기 어렵다고 우회적으로 말해 호남인들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렸다. 문 대표는 “함량 미달로 당에서 버림받은 일부 인사들이 호남민심을 왜곡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친노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원래 일부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그게 전체 의견인 것처럼 보인다”며 “대다수의 호남인들은 문 대표에 대해 우호적인데 요즘 자신이 호남사람이라면서 문 대표 씹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쪽(신당) 사람들이다. 지난번 혁신안 의결하는 중앙위원회 때도 비노계 5명 나가고 끝인 것 봤지 않나?”고 말했다.

신당 추진세력?
일반 호남민심?

이처럼 친노진영에선 현재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 호남 출신이라서 이들이 호남민심을 왜곡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향우회 회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했다. 한 회원은 “향우회 내에 신당에 참여하려는 인사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문 대표를) 노골적으로 자꾸 씹고 다니니까 향우회 내 여론도 그쪽으로 휩쓸려 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회원은 “그런 사람들이 향우회에서 공개적으로 반문(반문재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문 대표가 잘하고 있다면 그 사람들이 아무리 (문 대표를) 씹고 다녀도 사람들이 동조해주겠나? 문 대표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통렬하게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수 의견으로는 문 대표의 당 혁신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회원은 “문 대표가 혁신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는데 새정치연합이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무능력한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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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