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민석 의원이 무릎까지 꿇리고 갑질했다

안 의원 불법정치자금 고발한 최웅수 전 의장의 충격폭로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최웅수 전 오산시의회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과 같은 당 소속으로, 안 의원의 지역구인 오산시에서 시의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3일 안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해 화제다. 과연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최 전 의장이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안 의원의 두 얼굴을 추가로 폭로했다.
 

최웅수 전 오산시의회의장은 지난달 3일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2011년 1월경부터 2012년 6월까지 약 18개월에 걸쳐 차명계좌를 통해 오산시  시·도의원과 지역 당원들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이 고발장의 내용이다.

그런 최 전 의장이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안 의원의 숨겨진 두 얼굴을 추가로 폭로했다. 최 전 의장의 폭로에 의하면 안 의원은 시의원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무릎을 꿇게 하는 등 갑질을 한 것도 모자라 지역 내 각종 비리에 개입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지난 대선 때에는 김두관 후보 캠프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이 경선에서 패한 후 지역 시의원들에게 문재인 후보를 돕지 말라고 지시를 하는 등 사실상 해당행위를 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도 있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다음은 최 전 의장과의 일문일답. 

- 안 의원과 같은 당 소속으로 시의원과 시의장을 지냈다. 지난달 안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안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었다. 그때는 안 의원의 이미지가 좋았다. 그런데 제가 시의원이 되고 나서 옆에서 지켜보니 겉보기와는 참 다른 사람이었다. 비리를 잡아내고 시민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인데 안 의원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런 일들을 못하게 막았다.

-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달라.
▲ 시의원 시절 지역구내 롯데물류센터와 관련한 불법사항을 지적했다. 그러니까 안 의원이 자기 후배가 거기서 근무한다고 봐주라고 하더라. 그 업체 상무가 저를 찾아왔는데도 저는 안 된다고 돌려보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의원이 호출해서 가보니까 거기 그 상무가 앉아있더라. 오산교통과 관련된 비리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제가 그 문제를 시정질의 등을 통해 잡아냈는데 안 의원이 왜 그런 문제를 잡아내느냐고 화를 냈다. 당시 녹취록도 있다.
 

- 안 의원이 시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참견했다고 들었다.
▲ 저는 오래 전부터 자비로 봉사활동을 다녔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우연히 뉴스에 출연하게 됐다. 그랬더니 안 의원이 “언론에 왜 자꾸 노출되느냐”고 질책하면서 “언론으로 흥한 자 언론으로 망한다”고 하더라. 시의원들이 부각되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그래서 제가 “같은 당 시의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 좋은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랬더니 주변에서 언질을 하더라. 시의원들이 너무 뜨면 총선에서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안 의원은 같은 당 시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견제했다. 김진원 전 시의장도 그래서 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안 의원이 차명계좌를 통해 불법정치자금을 모금했다고 고발했다. 본인은 모임 회비에 불과하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 고발당한 후 안 의원 측 사람들이 차명계좌에 입금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찾아가서 확인서를 받고 돌아다닌다더라. ‘이 돈은 우리가 밥 먹으러 다닐 때 쓴 것’이라는 확인서 말이다. 현역 도의원도 그런 일에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우린 모임 때마다 밥값은 따로 냈다. 식당가면 별도로 만원씩 걷었다. 그런데 무슨 밥 먹을 때 쓴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나?

- 보통 회비로 10만원 정도를 냈다고 하던데 불법자금치고는 액수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 도둑이 10만원을 훔쳤던 1000만원을 훔쳤던 도둑질한 것 아닌가? 그리고 지금까지 착취한 돈을 다 합치면 결코 적은 돈이라고 볼 수 없다. 국회의원 연봉이 얼만데 도의원, 시의원들에게 돈을 뜯어내나? 저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 돈을 안 내니까 안 의원이 전화해서 화를 내더라. 안 의원이 돈을 왜 안 내냐고 여러 번 전화를 했다.
 

 
- 안 의원은 또 새정치연합 소속 시·도의원 및 당직자들에게 사무실 경비를 모금해 논란이 됐다. 그는 “같은 당의 시·도의원들과 한 사무실을 쓰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제안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무상으로 사무실을 제공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해명했는데.
▲ 돈을 낸 시의원들 중 몇 명은 이미 사무실이 있었고 특히 오산 시장도 돈을 냈다. 잘 아시다시피 시장은 시청에 번듯한 집무실이 있는데 사무실을 왜 따로 쓰나? 말이 안 되는 해명이다.

 

지역 내 각종 비리에 개입한 정황
대선 때는 문재인 돕지 못하게 외압

- 지역 정가에서는 최 전 의장께서 평소부터 안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아 앙심을 품고 고발을 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 안 의원 같은 사람은 정치를 안했으면 하는 마음에 나선 것이지 안 의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안 의원이 자기 측근들을 시켜 저를 여러 차례 고발했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앙심을 품고 이런 짓을 할 정도로 저는 유치한 사람이 아니다.

- 오산시는 ‘안민석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 의원의 영향력이 크다고 하던데?
▲ 오산시 내 모든 인사를 다 자기 사람으로 심으려 한다. 보육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쪽 사람이 당선되자 시의원들을 질책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지 않나? 이뿐만 아니라 시정까지 좌지우지하려 했고 시청 공무원들도 안 의원의 눈치를 봤다. 시의원들도 제대로 일을 못했다. 조례 하나 발의할 때도 안 의원의 눈치를 봐야 했다. 안 의원이 시의원들을 불러놓고 하나하나 다 지시했다. 말이 당정협의회이지 일방적인 지시였다.

- 안 의원이 시의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나 인격 모독적 발언을 자주 했다고 들었다.
▲ 늘 시의원들을 별 이유도 없이 혼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가 모 업체로부터 안 의원이 돈을 받았다는 소문을 퍼트렸다면서 무릎을 꿇으라고 하더라.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결국 다른 사람들도 있는 곳에서 안 의원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야 했다.


지난 대선 때는 안 의원이 김두관 후보의 선대위 조직위원장이었는데 경선에서 패하자 오산 지역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은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를 돕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 사실상 해당행위를 한 것이다. 또 안 의원은 지난 2012년 오산초 문화체육센터 명칭을 정할 때 이름을 ‘물향기문화체육센터’로 하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녹취록도 가지고 있다. 물향기는 안 의원의 ‘물향기 편지’와 지지세력인 ‘물향기 포럼’ 등을 연상케 하는 단어다. 당시 왜 그런 명칭을 정했는가 하고 잡음이 많았다. 이제 와서 밝히는 것이지만 실은 안 의원이 뒤에서 부당한 압력을 넣은 것이다.

- 안 의원이 아무리 3선의원이지만 새정치연합 나름의 공천시스템이 있을 것 아닌가? 왜 지역 정치인들이 안 의원에게 꼼짝 못하는 것인가?
▲ 제가 시의원으로 있을 때 공약이행률 91%로 매니페스토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그런데 안 의원에게 찍히니까 다음 선거에서 경선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새누리당보다 새정치연합이 더 구태정치다. 공천 과정은 새누리당이 훨씬 엄격하고 투명하더라. 새정치연합 공천제도는 지역 국회의원이 별다른 명분도 없이 누구든 탈락시킬 수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개혁 등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새정치는 거꾸로 가고 있다.
 

- 왜 새정치연합은 공천 개혁을 못하는 것인가?
▲ 가장 큰 문제는 친노세력들의 친노패권주의다. 친노들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투명한 공천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친노들은 다른 세력은 무조건 배척한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합당 당시 민주당에 있던 당직자들도 다 쫓아내버린 것이 그들이다. 오죽하면 호남향우회 관계자가 “야, 최 의장 이번에는 무조건 친노 XX들 내년에 물갈이 다 해야 돼. 차라리 새누리 주는 한이 있어도 이번에 딱 하자”고 말하더라.

- 혹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가?
▲ 전혀 생각이 없다. 다만 오산을 이끌어 갈 새로운 좋은 분이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도울 용의는 있다. 안 의원이 10년 넘게 지역 국회의원을 했지만 오산시는 변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타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SOC(도시기반사업) 예산 따내느라 정신이 없는데 안 의원은 문화재 등재 등 밥벌이와 전혀 상관없는 것에만 몰두하며 이미지 정치만 하고 있다. 안 의원은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심판받아야 한다.


<mi737@ilyosisa.co.kr>

 


[최웅수 전 시의장은?]  

▲ 민주당 오산지역당 위원장
▲ 민주당 경기도당 공교육특별위원회 부위원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오산시의회 의원
▲ 오산시의회 하반기 의장


※ 본지는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한 안민석 의원 측의 답변을 듣고자 했으나 안 의원 측은 모든 의혹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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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