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치아 미스터리

"20살에 사랑니 썩어 기울었다고?"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 주신씨의 치아 상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신씨가 20살 때 찍어 병무청에 제출한 치아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도저히 그 나이대의 치아 상태로 볼 수 없다는 의혹이다. 서울시 측은 허무맹랑한 소설 같은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신씨의 치아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서 주신씨의 치아 상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명 치의대 교수가 재판부에 제출한 소견서에서 “주신씨가 20살 때 찍어 병무청에 제출한 치아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도저히 그 나이대의 치아 상태로 볼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낙선 목적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허무맹랑 소설?

피고인들은 “사랑니는 대부분 20살 전후에 잇몸에서 돌출되면서 서서히 자란다. 20살 때 사랑니 뿌리가 완전히 형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최소 20대 중후반이 돼야 사랑니 뿌리 끝이 완전히 형성된다. 그런데 주신씨의 엑스레이에선 20살에 사랑니가 완전히 나와 머리 부분과 신경까지 썩어있고, 빠져있는 37번 치아 자리로 밀려 기울어져 있다. 주신씨의 당시 나이를 생각하면 이런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국내 유명 치의대 교수도 재판부에 제출한 소견서에서 피고인들의 주장과 동일한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차기환 변호사는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지 보도해주는 언론이 없어 매우 답답하고 속이 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주신씨의 치아 엑스레이를 근거로 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했다는 엑스레이 속 피사체가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은 “지금까지 국가기관이 6번이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사안”이라며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방사선사와 바꿔치기 모델, 병원 의사 등 못해도 열 명 가까운 사람들이 개입해 이번 일을 꾸몄다는 것인데 그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주신씨의 치아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정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신씨는 20살에 아말감으로 치아를 14개나 치료했다. 고작 20살의 나이에 치아가 14개나 썩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주신씨가 이런 치아들을 모두 아말감으로 치료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믿기 힘들다.

주신씨를 치료한 치과의사는 아말감이 가격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아 자신이 권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치과의사의 주장처럼 아말감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자연치아와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한 치과의사는 “치아 3∼4개 정도를 아말감으로 치료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하지만 아말감으로 치아를 14개나 치료하게 되면 입안 전체가 은색으로 도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말 너무 돈이 없는 환자는 그런 식으로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20살이면 외모에 무척 민감한 나이일텐데 일반적인 의사들은 절대 저런 식의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신씨가 심미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14개나 되는 치아를 모두 아말감으로 치료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는지는 의문이다. 주신씨의 아버지인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과정에서 월세 25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강남 60평형대 호화 월세 아파트 거주자가 웬 서민 후보냐’는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주신씨가 당시 그런 식의 치료를 받아야만 했던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쩐 일인지 박 시장 측은 이에 대한 해명을 거부하고 있다. 주신씨는 또 치아에 ‘캔틸레버 브릿지’라는 시술을 했는데 이 시술법은 역시 가격이 저렴하지만 미국의 치의학교과서가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을 만큼 부작용이 심한 방법이다.

주신씨 병역비리 재판 새로운 쟁점 
국내 유명 치의대 교수도 의혹제기


이에 대해 해당 치과의사는 “미국 유학과정에서 배워온 선진기법”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작 병원 개업 후 30년 동안 캔틸레버 브릿지 시술을 한 환자는 주신씨 한명밖에 없다고 진술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캔틸레버 브릿지는 일반 브릿지와 비교해 수명이 짧고 시술 부위에 음식물이 끼어 건강한 치아마저 썩어버리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치아 엑스레이를 바탕으로 볼 때 주신씨는 치아 2개를 발치한 채 몇 년간 방치하기도 했다.
 

해당 치아는 저작 기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부위로 주신씨가 실제로 해당 치아를 발치한 채 몇 년간 방치했다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차기환 변호사가 일부 치아를 임시보충제로 때워두고 8년 가까이 방치한 이유를 묻자 해당 치과의사는 “치과를 두려워한다든가 여러 가지 이유로 환자에 따라서 치료를 받으러 안 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신씨를 치료했다는 치과의사는 박 시장의 경기고 1년 선배로 참여연대에서 같이 활동해 박 시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의 하나 뿐인 아들을 저런 식으로 치료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러나 해당 치과의사는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한 자료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자신이 직접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한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들과 차 변호사는 해당 치과의사가 주신씨를 치료한 후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다는 요양급여신청 기록에 나오는 건강보험증 번호가 지난 2009년 박 시장이 희망제작소에 근무하면서 취득한 직장건강보험증 번호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치과의사가 주신씨를 치료했다는 2005년에는 희망제작소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피고인 측이 증거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이유다. 검찰 측은 건강보험증 번호와 관련한 의혹은 직원의 실수로 인해 일어난 사소한 해프닝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고인 측은 직원의 단순 실수로 그런 보험증번호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고 재반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주신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지만 주신씨 측은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유학 중인데다가 이미 여러 차례 병역비리 의혹이 허위사실로 입증 된 만큼 증인 출석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피고인 측은 치아 상태 등은 특별한 장비 없이 현장에서 바로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우려해 주신씨가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의 한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해당 의혹이 허위사실임이 밝혀졌기 때문에 해당의혹들에 대해 일일이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까지 나열 된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거부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검찰에서 대한치과협회 회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압수수색 등을 바탕으로 자생병원에서 촬영한 엑스레이 상에 나오는 치아상태가 박주신의 것이 맞다는 확인을 한 바가 있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주장을 그대로 보도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본 기자가 “주신씨의 치아 관련 의혹은 이미 국정감사에서도 제기 된 문제인데 보도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라며 따져 묻자 서울시 측의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에게도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지는 의혹

그러나 피고인 측의 한 관계자는 “주신씨가 떳떳하다면 왜 재판에 나오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모르겠다. 김무성 대표의 딸도 이완구 전 총리의 아들도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공개검증에 응하지 않았나?”면서 “반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혼외자식 의혹이 불거졌을 때 끝까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유전자 검사는 거부했는데 결국 나중에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계속 거부하면 의혹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허락만 해준다면 우리가 언제든 영국에 직접 찾아가 주신씨를 검증하겠다”면서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한데 박 시장이 왜 어려운 길을 택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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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