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한주의 '국감스타'

막장국감 논란 속 정책국감 이끈 4인방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9월 10~23일, 10월 1~8일 분리해서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정부의 공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마지막 무대다. 짧은 준비 기간 탓에 벌써부터 ‘부실국감’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송곳 같은 문제제기로 눈길을 끈 의원들이 있다. <일요시사>가 한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전하진 의원(새누리당·산업통상위)
석유공사, 성추행 파면 직원에 퇴직금 1억 지급

한국석유공사가 성추행으로 파면된 직원에게 1억원에 달하는 퇴직금 등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석유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에게 제출한 징계조치요구서에 따르면 안전운영팀장(3급)인 A씨는 2013년 8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같은 팀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폭행하다 파면 조치됐다.

특히 해당 여직원은 당시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회사와 회식장소 등에서 A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회식 중 여직원의 머리를 손바닥과 주먹으로 때리고 물수건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신체 특정부위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하거나 수치스러운 질문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일삼았다.

이에 석유공사는 해당 팀장을 2개월 동안 조사하고 파면 조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사 기간 동안 A씨에게 매달 650만원의 임금을 지급했으며, 1억2500만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 후불식 임금이고 현행 규정상 전액지급이 원칙이기 때문에 전액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파면 의결 요구 중인 자는 봉급의 30%가 감봉되며 파면이 결정되면 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의 퇴직급여액은 기존 금액의 50%를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하진 의원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간부직원이 지위를 이용해 사회초년생인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다 파면됐다”며 “임금은 물론 퇴직금까지 챙겨주는 공기업이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 임직원의 경우도 성범죄나 직무상비리를 저질러 파면, 해임될 경우 퇴직금 감액규정을 만들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토위)
대통령 장병 챙기기 무색…코레일, 군인 할인 폐지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을 맞이해 모든 국군장병들에게 특별휴가증과 특별간식을 제공한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올해 초 ‘군 장병 철도 이용료 할인 혜택’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장병 할인 혜택은 최근 5년간 경로·국가유공자·장애인을 포함한 전체 이용료 할인액의 2.3%에 불과함에도 가장 먼저 폐지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할인액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코레일이 군 장병 할인 혜택을 제일 먼저 폐지하면서 군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이 2010~2014년 군 장병에게 할인해준 운임 총액은 총 229억7600만원이다. 코레일은 2010년부터 병장 이하 군 장병이 휴가·여행 시 KTX·새마을호·무궁화호를 이용할 때 운임 10%를 할인해줬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 같은 군 장병 운임 혜택이 폐지됐다. 코레일은 “노인 및 장애인과 달리 철도사업법에는 군인의 운임 할인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경영개선 방안으로 병력수송 등 군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할인 혜택을 주기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에 노약자·국가유공자·장애인 운임 할인 총액은 9907억2900만원이었다. 어린이 할인액은 5년간 1870억5600만원, 경로 할인액은 1355억2100만원으로, 연간 할인액도 매년 증가했다. 관광상품 및 파격가 티켓 판매로 인해 최근 5년간 발생한 할인액은 4468억8100만원에 이르렀다. 군 장병 할인 총액은 전체 할인액의 2.3%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코레일이 할인액이 더 큰 다른 분야의 할인폭을 조정할 수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군인 할인 혜택을 없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은 “군 장병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정부가 군 장병에게 필요한 혜택을 빼앗고 사기 진작을 논하는 것은 생색내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지영 의원(새누리당·미방위)
사이버 위협 급증해도 인력배치는 그대로


최근 4년간 사이버 위협은 급증(2010~14년 DDoS 공격 292건→508건)했으나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규모는 2010년도 잔류인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사이버 테러에 대한 골든타임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0~14년) DDoS 공격이 292건에서 508건으로 증가했고, 2013~14년 KISA가 지원한 해킹피해사건 653건 중 631건(96.6%)이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ISA는 최근 전남 나주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이버사고의 경우 일정한 골든타임이 있는 소방(5분), 항공(90초) 사고와 달리 즉시 피해가 확산됨으로 대응시간 단축, 신속한 복원(Resilience)이 절대적이다. 최근 발생한 한수원 해킹사건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시스템이 파괴되면 외부에서 원격접속이 불가능해 현장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현재 해킹피해사건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의 76% 역시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KISA가 나주이전을 할 경우 즉각적 대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버라이즌의 보고서에 따르면 1건의 보안사고를 1시간 방치할 경우 약 3.6건의 보안사고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KISA가 나주로 이전할 경우 3시간 이상 대응이 지연되게 되는데 이를 3.20사이버테러의 사고피해사례에 대입해 보면 1조5480억원의 추가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주이전에 따라 침해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서울 잔류인력기준은 2010년 5월에 승인된 기준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어 사이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조기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류지영 의원은, “지금보다 침해 위협이 낮았던 2010년에 수립된 서울 잔류인력기준을 고수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며, “사이버사고의 경우 즉시 피해가 확산되므로 수도권에 위치한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백신사, 통신사 등과 함께 공동 대응해 골든타임 Zero체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현실에 부합하는 인력 재배치를 할 것”을 촉구했다.

 

황주홍 의원 (새정치연합·농해수위)
농식품부 R&D사업비 중 17억원 부적정 집행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행한 R&D사업 4건 중 1건은 부적정하게 집행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이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농식품부가 수행한 2098건의 과제 중 무려 552건(26.3%), 총 17억2500만원이 부적정하게 집행됐다.

농기평은 농식품부 R&D사업 수탁기관으로 연구과제 종료 후 연구개발비 정산·부적정 집행금액의 환수 및 사업 참여자의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연도별 부적정 집행과제 및 금액은 2011년 134건(5억6500만원), 2012년 131건(2억5300만원), 2013년 168건(6억4800만원), 2014년 119건(2억5900만원)이다.

단 2014년은 이의신청이 진행 중이다. 부적정 집행은 연구비 집행기준 위반으로 인한 ‘정산 불인정’과 농림축산식품 연구개발 사업 운영규정에 명시된 ‘연구개발비 용도외 사용’으로 구분된다. 같은 기간 정산 불인정 과제는 536건(8억5200만원), 용도외 사용 과제는 16건(8억7300만원)으로 조사됐다.

농기평은 정산 불인정 금액에 대해선 환수조치를 할 수 있고, 연구개발비를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엔 연구기관과 책임자에 대한 참여제한 및 고발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4년 동안 부적정 집행금액의 평균 환수율은 53.3%에 그쳐 낭비된 예산의 절반만 환수됐다. 특히 16건의 용도외 사용 중 농기평이 직접 연구기관 및 책임자를 고발한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다.

황주홍 의원은 “연구과제 4건 중 1건이 부적정하게 집행돼,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연구비 집행기준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참여자를 별도 관리해 향후 이들이 사업 참여를 신청할 경우 위반횟수 등에 따라 감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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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