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무성 대항마' 대예측

"배신의 아이콘, 무대는 절대 안 돼?"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친박계가 김무성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가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해 여권이 발칵 뒤집혔다. 일각에선 친박계가 사실상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에는 김무성 대표 외에 눈에 띄는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친박계가 염두에 둔 김무성의 대항마는 과연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예측해본다.

눈엣가시 같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이번엔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는 지난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 정무특보는 “(언론이)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발언은 여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죽어도 싫은 김무성
대항마 찾기 분주

김 대표는 한 때 박 대통령의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유 전 원내대표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다. 김 대표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로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생각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권에 사정 칼날을 들이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말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던 박 대통령을 대신해 당시 안철수 서울대 과학기술융합대학원장을 차기 대선주자로 밀려고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사사건건 대립했던 불편한 사이였다. 어찌됐든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됐고, 박 대통령 취임 후 이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과 정치인들은 사정 칼날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친박계는 지금 차기 주자 물색 중?
안대희 영입설, 제2의 문재인 될까?


최근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또 한 번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김 대표가 차기 대권을 거머쥔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도 그런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김 대표의 대항마가 될 만한 인물들엔 과연 누가 있을까?
 

우선 윤 정무특보가 언급한 친박 내 중진의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 정무특보는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며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친박 대선주자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정우택 정무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3선이며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4선 의원이 된다. 각각 영남과 충청 출신 정치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정치적 위상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승민 찍어내기
김무성 몰아내기

대신 정치권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제기한 윤 정무특보가 최근 안 전 대법관을 만나 20대 총선 출마를 직접 권유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최근 만난 적이 없다며 해당 언론보도를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전 대법관의 총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쇄신특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시17회 동기다. 당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25세에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기록도 갖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고검장,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 팬클럽이 생기는 등 스타검사가 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안 전 대법관을 총리로 지명하기도 했지만 안 전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료 논란으로 총리후보직에서 자진사퇴하고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다. 안 전 대법관은 총선 출마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그가 종로와 해운대 분구 중 한 곳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또 안 전 대법관은 현재 한국전력 근로자들과 퇴직자들의 통상임금 청구소송을 맡고 있는데 소송 당사자만 1만명이 넘는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는 소송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친박 인사들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안 전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 출신 친박 인사들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현재 친박계에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만큼 안 전 대법관을 단기간에 차기 대선후보로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은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점과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친다는 점, 차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경력이 전무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박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지 않았느냐”며 “문 대표도 처음엔 대선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였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등 친박계와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이자 ‘창조경제’의 설계자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주기로 하면서 유력한 친박 대선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최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권 핵심인사가 텃밭 지역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당내에서조차 “총리나 장관 입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양보했다는 것이다.

경기지사를 오랫동안 지낸 만큼 김 전 지사는 원래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김 전 지사는 이 의원의 권유로 대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생뚱맞은 결정이라 친박계와 김 전 지사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갑자기 김 전 지사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이유도 없고, 그동안 수도권에서 활동하던 김 전 지사가 이 의원의 제의를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다”며 “지역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김 대표의 대항마로 키우려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대권주자로서 충분한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지사를 지냈다. 정치와 행정경험이 모두 풍부하다. 경기지사로 재임할 때는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던 경기도를 탈바꿈 시켜 경기도가 4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한 양보
이면합의설

김 전 지사보다 더 강력한 후보도 있다.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은 최근 성완종 전 의원 비리에 관련됐다는 의혹으로 다소 지지율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반 총장은 인지도가 매우 높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이 충청권(충북 음성)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이 힘을 합치면 선거 승리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에는 친박계가 주도하고 있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 토론회에서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당시 토론회에서 “당내에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서청원,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총출동했었다. 


김문수에게 지역구 양보한 이유는?
박근혜-반기문 전승절 참석 교감설

새누리당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중국 전승절에 참여한 것은 박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반 총장이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승절에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 서방국가 지도자가 단 한 명도 가지 않았는데 만약 유엔사무총장도 안 갔으면 박 대통령이 혼자 이상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반 총장이 전승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대선정국 때만 되면 나타났던 제3후보들이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대세론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반 총장이 대선 출마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거를 앞두고 출마설에 손사래를 쳤던 정치인들이 한두 명이냐”며 “특히 반 총장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만큼 국내정치에 관심을 보였다가는 굉장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 현재 반 총장의 입장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황교안도 후보?
의외로 많은 후보군


한편 이외에도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의 차기 대권주자로 황교안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황 총리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황 총리를 차기 주자로 테스트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황 총리는 취임 후 대선주자급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황 총리가 취임 후 이상하리만치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 데 신경을 쓰고, 성과 내기에도 집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총리 업무에 대한 열의를 넘어 더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다. 물론 황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 출마설을 일축했다. 과연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김 대표를 대신할 대항마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권 내 권력암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