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무성 대항마' 대예측

"배신의 아이콘, 무대는 절대 안 돼?"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친박계가 김무성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가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해 여권이 발칵 뒤집혔다. 일각에선 친박계가 사실상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에는 김무성 대표 외에 눈에 띄는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친박계가 염두에 둔 김무성의 대항마는 과연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예측해본다.

눈엣가시 같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이번엔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는 지난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 정무특보는 “(언론이)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발언은 여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죽어도 싫은 김무성
대항마 찾기 분주

김 대표는 한 때 박 대통령의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유 전 원내대표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다. 김 대표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로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생각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권에 사정 칼날을 들이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말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던 박 대통령을 대신해 당시 안철수 서울대 과학기술융합대학원장을 차기 대선주자로 밀려고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사사건건 대립했던 불편한 사이였다. 어찌됐든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됐고, 박 대통령 취임 후 이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과 정치인들은 사정 칼날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친박계는 지금 차기 주자 물색 중?
안대희 영입설, 제2의 문재인 될까?


최근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또 한 번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김 대표가 차기 대권을 거머쥔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도 그런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김 대표의 대항마가 될 만한 인물들엔 과연 누가 있을까?
 

우선 윤 정무특보가 언급한 친박 내 중진의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 정무특보는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며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친박 대선주자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정우택 정무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3선이며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4선 의원이 된다. 각각 영남과 충청 출신 정치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정치적 위상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승민 찍어내기
김무성 몰아내기

대신 정치권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제기한 윤 정무특보가 최근 안 전 대법관을 만나 20대 총선 출마를 직접 권유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최근 만난 적이 없다며 해당 언론보도를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전 대법관의 총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쇄신특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시17회 동기다. 당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25세에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기록도 갖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고검장,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 팬클럽이 생기는 등 스타검사가 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안 전 대법관을 총리로 지명하기도 했지만 안 전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료 논란으로 총리후보직에서 자진사퇴하고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다. 안 전 대법관은 총선 출마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그가 종로와 해운대 분구 중 한 곳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또 안 전 대법관은 현재 한국전력 근로자들과 퇴직자들의 통상임금 청구소송을 맡고 있는데 소송 당사자만 1만명이 넘는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는 소송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친박 인사들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안 전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 출신 친박 인사들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현재 친박계에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만큼 안 전 대법관을 단기간에 차기 대선후보로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은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점과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친다는 점, 차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경력이 전무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박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지 않았느냐”며 “문 대표도 처음엔 대선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였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등 친박계와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이자 ‘창조경제’의 설계자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주기로 하면서 유력한 친박 대선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최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권 핵심인사가 텃밭 지역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당내에서조차 “총리나 장관 입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양보했다는 것이다.

경기지사를 오랫동안 지낸 만큼 김 전 지사는 원래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김 전 지사는 이 의원의 권유로 대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생뚱맞은 결정이라 친박계와 김 전 지사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갑자기 김 전 지사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이유도 없고, 그동안 수도권에서 활동하던 김 전 지사가 이 의원의 제의를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다”며 “지역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김 대표의 대항마로 키우려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대권주자로서 충분한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지사를 지냈다. 정치와 행정경험이 모두 풍부하다. 경기지사로 재임할 때는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던 경기도를 탈바꿈 시켜 경기도가 4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한 양보
이면합의설

김 전 지사보다 더 강력한 후보도 있다.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은 최근 성완종 전 의원 비리에 관련됐다는 의혹으로 다소 지지율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반 총장은 인지도가 매우 높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이 충청권(충북 음성)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이 힘을 합치면 선거 승리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에는 친박계가 주도하고 있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 토론회에서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당시 토론회에서 “당내에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서청원,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총출동했었다. 


김문수에게 지역구 양보한 이유는?
박근혜-반기문 전승절 참석 교감설

새누리당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중국 전승절에 참여한 것은 박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반 총장이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승절에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 서방국가 지도자가 단 한 명도 가지 않았는데 만약 유엔사무총장도 안 갔으면 박 대통령이 혼자 이상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반 총장이 전승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대선정국 때만 되면 나타났던 제3후보들이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대세론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반 총장이 대선 출마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거를 앞두고 출마설에 손사래를 쳤던 정치인들이 한두 명이냐”며 “특히 반 총장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만큼 국내정치에 관심을 보였다가는 굉장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 현재 반 총장의 입장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황교안도 후보?
의외로 많은 후보군


한편 이외에도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의 차기 대권주자로 황교안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황 총리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황 총리를 차기 주자로 테스트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황 총리는 취임 후 대선주자급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황 총리가 취임 후 이상하리만치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 데 신경을 쓰고, 성과 내기에도 집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총리 업무에 대한 열의를 넘어 더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다. 물론 황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 출마설을 일축했다. 과연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김 대표를 대신할 대항마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권 내 권력암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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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