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수는 끊임없이 도전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 그러나 단기간에 완벽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다간 역효과를 보기 쉽다. 따라서 꾸준히 변화를 시도해야 팬층도 넓어지고 가수로서 역량도 넓어진다. 조금씩 발전해가는 가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오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댄스곡을 선보였다.
‘스톰’ ‘이유 같지 않은 이유’ 등 리메이크
폭발적 가창력·섹시한 댄스 실력 발휘
지난 2007년 싱글앨범 ‘사랑을 잃다’로 데뷔, 미니앨범 1집 ‘몹쓸 사랑’(2008), 2집 ‘소울 차일드’(2009) 등 소울음악으로 가창력을 인정받아온 나오미에게 세 번째 미니앨범 <스토밍>은 새로운 도전일 수 있지만 앨범에 담긴 노래를 들어보면 ‘나오미답다’는 느낌이 묻어 나온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음악을 해 더욱 기대감도 있지만 그만큼의 부담감도 함께 들어요. 하지만 새로운 모습에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감도 있어요.”
하루 10시간 안무 연습
타이틀곡 ‘스톰’은 나오미의 소속사 대표 주영훈의 작품이다. 이 노래는 세련된 멜로디 진행과 흥겨운 비트로 1998년 다운타운가를 중심으로 크게 히트했다. 이후에도 주영훈, 코요태 등이 리메이크 했을 정도로 댄스 명곡으로 꼽히는 곡이다. 나오미에게 이 노래를 추천한 것도 주영훈이었다.
“98년의 음악을 2010년 흐름에 맞춰 재편곡해 더욱 현란해진 신디사이저의 선율과 리듬이 흥을 돋우며 올 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릴 만한 시원한 음악이에요. 예전의 박미경, 소찬휘, 김현정 선배가 불렀던 시원하고 파워풀한 창법의 댄스곡을 그리워하는 가요 팬들에게 과거의 향수와 더불어 신구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노래를 담았어요.”
타이틀 곡 ‘스톰’ 뿐만 아니라 앨범에는 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인기를 누렸던 박미경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도 나오미의 색깔로 재해석해 담겨있다. 이 노래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겼다. 원곡을 부른 박미경이 나오미에게 이 노래의 리메이크를 이례적으로 부탁한 것. 우연히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박미경은 나오미가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듣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니 즉석에서 “리메이크 해 보라”고 권했다.
“원곡을 따라가거나 그것을 뛰어 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오미가 부르니까 멜로디는 비슷한데 노래 창법이나 곡 전체적인 느낌이 새롭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원곡이 얇고 시원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허스키한 목소리와 힘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웃음)
댄스곡에 처음 도전한 나오미는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씩 안무연습에 매진해야 했다.
“‘스톰’은 춤을 추지 않고 불러도 힘든 곡이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안무 연습을 할 때도 음악을 틀어놓고 라이브로 부르면서 연습했죠. 춤의 동작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손의 처리나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특히 힘들었어요. 표정도 슬프고 가련한 느낌을 줘야하는 발라드와 달리 도도하고 요염한 인상을 풍겨야하는데 너무 어려웠죠.”
나오미는 노래가 좋아 부르다 보니 칭찬을 듣게 됐고, 재미로 나간 대회에서 항상 상을 받았다. 단 한 번도 상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노래방에서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다들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 대회에 나갔더니 상도 주고, 그러다 보니 주영훈 사장님까지 만나게 됐어요.”
노래대회서 상 휩쓸어
그의 말처럼 나오미는 운도 좋았다. 케이블 방송에서 주최한 노래 대회에서 작곡가 주영훈이 심사위원으로 있었던 것.
“연락처를 주고받고, 주영훈 사장님한테 바로 연락이 온 건 아니었어요. 주영훈 사장님이 저를 지켜봤죠. 사장님이 보컬 가이드를 해보라고 해서 해보기도 하고, R&B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제게 나름의 컬렉션을 만들어서 CD로 구워 주시기도 하셨어요.”
다양한 음악적 시도로 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나오미가 이번 앨범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친숙함’이다. 팬들이 노래를 듣고 ‘아! 나오미 노래!’ 하면서 무릎을 탁 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중이 친근하게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제 노래가 어렵고 딥(deep)하다는 평이 많은데 이번엔 기존의 유명한 노래들로 익숙하게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대중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