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약 점검> ③말뿐인 경제공약

지금도 대통령만 아는 ‘창조경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월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대선공약이행평가’를 토대로 그로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공약이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총 4주에 걸쳐 복지·안보·경제·정치 분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그 세 번째로 경제 분야를 점검해봤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시점에 맞춰 복수의 언론은 절반의 국정운영기간 동안 보여준 박근혜정부의 성과를 평가했다. 보수·진보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각론에선 차이가 났지만 총론에선 외교·복지 분야에서는 발전했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경제·정치 분야에서는 정체·퇴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핵심 공약 사항이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취임 1년 만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 평가
여야 대척점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 여부를 평가해온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경제민주화’란 단어는 2013년 11월18일 이후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야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을 했다”며 “경제정책이 방향을 잃고,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낙수효과’로 경제정책이 회귀한 결과 국가경제의 리스크가 커져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조치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은 “부자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사람을 더 궁핍하게 만드는 정책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대거 처리했고, 특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대기업의 소유 지배구조 관련 경제민주화 입법이 완료됐다”며 “경제적 약자의 권리강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들도 대부분 입법 완료됐다”고 봤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3주차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34%로 9주째 답보상태를 보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56%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점은 응답자 564명 중 73명이 부정 평가를 내린 이유로 ‘경제 정책’을 꼽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체 13%를 차지하는 수치로써 항목 중 2위에 해당된다(소통 미흡이 20%로 1위).

경제민주화 분야
1개 공약 이행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2주차 때까지만 해도 5%대를 유지하던 수치가 3주차에서 9%, 4주차에서 12%까지 상승했다. 5주차에선 2%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지만, 8월 1·2주차 들어서는 다시 11%로 상승, 3주차 들어서는 13%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즉 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8월 4주차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확실시되지만, 이는 안보 이슈가 대두됐기 때문이지 경제정책에서 활로를 찾은 결과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권영철의 Why뉴스>에서는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박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기보다는 안보 이슈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라고 내다봤다.


양승함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는 지난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 대선 공약이었고, 1년 지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지금은 4대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식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해 왔을까. 대선 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에 수록된 내용 중 경제 공약은 ‘경제민주화(18개)’ ‘힘찬경제(51개)’ ‘창의산업(14개)’으로 3개 분야, 총 83개 세부 공약으로 구성돼 있다.

실물경제 꽁꽁 “서민들은 죽을 맛”
갈수록 양극화 심화…재벌정책 여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2월16일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약 이행도를 진단한 결과 전체 83개 세부공약 중 완전이행이 27개(경제민주화 5개, 힘찬경제 21개, 창의산업 1개)로 전체의 32.5%, 후퇴이행이 34개(경제민주화 4개, 힘찬경제 19개, 창의산업 11개)로 41.0%, 미이행은 22개(경제민주화 9개, 힘찬경제 11개, 창의산업 2개)로 26.5%를 차지했다.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는 미이행 공약 9개 중 단 1개의 공약만 후퇴 이행 됐고 나머지는 아직 미이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힘찬경제 분야는 전체 11개 중 2개는 완전이행, 2개는 후퇴이행으로 변경됐다. 미이행된 창의산업 분야 공약 2개는 변함없이 미이행 상태로 남아있다.
 

종합해보면 2015년 전반기 동안 경제관련 공약 완전이행은 기존 27개에서 29개로(32.5%→34.9%), 후퇴공약은 34개에서 37개(41.0%→44.6%)로 상승, 미이행은 22개에서 17개(26.5%→20.5%)로 감소했다.

변화된 내역을 보면,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를 모든 금융회사에 도입한다는 공약이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바뀌었다. 경실련이 조사할 때까지만 해도 계류 중이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격성 심사대상을 최다출자자로 한정하는가 하면, 배임·횡령 등 일부 비리에 대한 심사 내용이 빠져있어 당초 취지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변화가 많았던 힘찬경제 분야에서는 총 4개의 공약(완전이행 2개, 후퇴이행 2개)이 이행됐다. 특히 대부업을 금융감독망에 포함하여 소비자 보호기능을 강화한다는 영역에 포함된 3개 공약이 모두 완전·후퇴이행으로 전환됐다.


힘찬경제 분야
4개 공약 이행

대부업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공적 감독대상으로 편입하고, 자격에 기준을 둔다는 공약은 지난 2014년 12월29일에 발의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완전이행으로 바뀌었다. 새로 신설된 대부업 관련법 제3조의5 등록조건을 보면 ▲1000만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있는 자 ▲관련 교육 이수를 받은 자 ▲고정사업장이 있는 자 ▲만약 대표자·임원이 벌금형 등 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로부터 5년 이상이 지난 자로 기준을 확정·공표했다.

대부업 자율규제 기구를 지정하고, 금감원 업무를 분담한다는 공약과 중소 대부업체의 대형화를 유도하여 소형업체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인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3월22일 발의된 ‘대부업등의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대안반영되면서 각각 완전이행과 후퇴이행됐다. 그러나 법이 통과됐음에도 대부업 신용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이행이라 평가하기 힘들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을 빼가는 횡포를 막겠다는 공약은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진전됐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산하에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를 마련해 접수를 받는가 하면 중소기업청에서 핵심인력성과보상금(내일채움공제) 제도를 내놔 지난 2월경보다 제도적으로 나아갔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반위가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 기구로써 신고가 접수된다 해도 인력을 빼간 대기업에게 가할 법적 제재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무엇보다 개인이 가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힘찬경제’11개 중 4개만 이행
‘창의산업’전무…창조센터로 끝?


반면 최근까지 미이행으로 남아 있는 공약 중 눈에 띄는 것들도 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국민정서를 고려해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공약은 광복절에 맞춰 최태원 SK회장 등 대기업 경영권자들을 사면함으로써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행할 수 없는 공약이 됐다.

또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에 대한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한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11월29일 개정법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음에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의 내용을 보면 재벌가에서 공식처럼 활용되는 ‘횡령·배임→형기의 2분의1까지 감경해 집행유예 선고→대통령의 특별사면’ 공식을 깨고자 형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횡령·배임 등으로 재산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힘찬경제 분야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공약 3개가 아직 답보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보호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법안들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6일 정부가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안’은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법안심사소위에 9번이나 상정됐음에도 통과되지 못한 이 법은 이로써 9월 정기국회 중 10번째 상정을 바라보게 됐다.

창의산업 분야
공약 이행 0건

창의산업 분야에서는 과학기술인의 대우와 관련된 법안이 아직 미이행 상태다. 과학기술인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지원 한다는 안은 지난 2014년 4월25일에 발의된 관련 개정법(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 대표발의)이 통과되지 않아 법적근거가 취약한 상태다.

과학기술 유공자에 대해 사기 진작책을 내놓는다는 안 또한 관련 법안들이 모두 계류·철회되고 있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권, 재벌가 겨눈다

최근 여의도 정가가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7일 재벌개혁특위(이하 재벌특위)를 본격 가동했다. 새누리당은 신동빈 롯데 회장 등 핵심 재벌 총수에 대한 증인 소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특위는 지난 27일 첫 전체회의를 열어 공식 활동에 착수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영선 의원은 “2년 전 8월28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와 회동한 날이자 박근혜정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실종된 날”이라며 국회 차원의 재벌특위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여’ 롯데 겨냥, ‘야’ 재벌특위 구성

전체회의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재벌특위는 ▲소유구조 개혁 ▲상법 개혁 ▲행태 개혁 ▲특혜 개혁 등 4가지 분야를 설정하여 관련 분과위를 설치해 활동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사면·조세감면은 물론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에 대한 금지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재벌과의 전쟁을 위한 물밑작업에 있다. 새누리당 내에도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채택하길 원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에서 여당의 한 의원의 입을 빌려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받은 국감 증인 신청 결과, 여·야 의원 상당수가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덧붙여 여·야는 두 사람의 증인 채택 여부를 사실상 합의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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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