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약 점검> ③말뿐인 경제공약

지금도 대통령만 아는 ‘창조경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월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대선공약이행평가’를 토대로 그로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공약이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총 4주에 걸쳐 복지·안보·경제·정치 분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그 세 번째로 경제 분야를 점검해봤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시점에 맞춰 복수의 언론은 절반의 국정운영기간 동안 보여준 박근혜정부의 성과를 평가했다. 보수·진보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각론에선 차이가 났지만 총론에선 외교·복지 분야에서는 발전했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경제·정치 분야에서는 정체·퇴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핵심 공약 사항이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취임 1년 만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 평가
여야 대척점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 여부를 평가해온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경제민주화’란 단어는 2013년 11월18일 이후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야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을 했다”며 “경제정책이 방향을 잃고,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낙수효과’로 경제정책이 회귀한 결과 국가경제의 리스크가 커져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조치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은 “부자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사람을 더 궁핍하게 만드는 정책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대거 처리했고, 특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대기업의 소유 지배구조 관련 경제민주화 입법이 완료됐다”며 “경제적 약자의 권리강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들도 대부분 입법 완료됐다”고 봤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3주차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34%로 9주째 답보상태를 보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56%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점은 응답자 564명 중 73명이 부정 평가를 내린 이유로 ‘경제 정책’을 꼽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체 13%를 차지하는 수치로써 항목 중 2위에 해당된다(소통 미흡이 20%로 1위).

경제민주화 분야
1개 공약 이행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2주차 때까지만 해도 5%대를 유지하던 수치가 3주차에서 9%, 4주차에서 12%까지 상승했다. 5주차에선 2%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지만, 8월 1·2주차 들어서는 다시 11%로 상승, 3주차 들어서는 13%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즉 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8월 4주차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확실시되지만, 이는 안보 이슈가 대두됐기 때문이지 경제정책에서 활로를 찾은 결과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권영철의 Why뉴스>에서는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박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기보다는 안보 이슈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라고 내다봤다.


양승함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는 지난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 대선 공약이었고, 1년 지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지금은 4대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식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해 왔을까. 대선 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에 수록된 내용 중 경제 공약은 ‘경제민주화(18개)’ ‘힘찬경제(51개)’ ‘창의산업(14개)’으로 3개 분야, 총 83개 세부 공약으로 구성돼 있다.

실물경제 꽁꽁 “서민들은 죽을 맛”
갈수록 양극화 심화…재벌정책 여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2월16일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약 이행도를 진단한 결과 전체 83개 세부공약 중 완전이행이 27개(경제민주화 5개, 힘찬경제 21개, 창의산업 1개)로 전체의 32.5%, 후퇴이행이 34개(경제민주화 4개, 힘찬경제 19개, 창의산업 11개)로 41.0%, 미이행은 22개(경제민주화 9개, 힘찬경제 11개, 창의산업 2개)로 26.5%를 차지했다.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는 미이행 공약 9개 중 단 1개의 공약만 후퇴 이행 됐고 나머지는 아직 미이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힘찬경제 분야는 전체 11개 중 2개는 완전이행, 2개는 후퇴이행으로 변경됐다. 미이행된 창의산업 분야 공약 2개는 변함없이 미이행 상태로 남아있다.
 

종합해보면 2015년 전반기 동안 경제관련 공약 완전이행은 기존 27개에서 29개로(32.5%→34.9%), 후퇴공약은 34개에서 37개(41.0%→44.6%)로 상승, 미이행은 22개에서 17개(26.5%→20.5%)로 감소했다.

변화된 내역을 보면,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를 모든 금융회사에 도입한다는 공약이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바뀌었다. 경실련이 조사할 때까지만 해도 계류 중이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격성 심사대상을 최다출자자로 한정하는가 하면, 배임·횡령 등 일부 비리에 대한 심사 내용이 빠져있어 당초 취지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변화가 많았던 힘찬경제 분야에서는 총 4개의 공약(완전이행 2개, 후퇴이행 2개)이 이행됐다. 특히 대부업을 금융감독망에 포함하여 소비자 보호기능을 강화한다는 영역에 포함된 3개 공약이 모두 완전·후퇴이행으로 전환됐다.

힘찬경제 분야
4개 공약 이행

대부업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공적 감독대상으로 편입하고, 자격에 기준을 둔다는 공약은 지난 2014년 12월29일에 발의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완전이행으로 바뀌었다. 새로 신설된 대부업 관련법 제3조의5 등록조건을 보면 ▲1000만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있는 자 ▲관련 교육 이수를 받은 자 ▲고정사업장이 있는 자 ▲만약 대표자·임원이 벌금형 등 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로부터 5년 이상이 지난 자로 기준을 확정·공표했다.

대부업 자율규제 기구를 지정하고, 금감원 업무를 분담한다는 공약과 중소 대부업체의 대형화를 유도하여 소형업체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인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3월22일 발의된 ‘대부업등의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대안반영되면서 각각 완전이행과 후퇴이행됐다. 그러나 법이 통과됐음에도 대부업 신용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이행이라 평가하기 힘들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을 빼가는 횡포를 막겠다는 공약은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진전됐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산하에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를 마련해 접수를 받는가 하면 중소기업청에서 핵심인력성과보상금(내일채움공제) 제도를 내놔 지난 2월경보다 제도적으로 나아갔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반위가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 기구로써 신고가 접수된다 해도 인력을 빼간 대기업에게 가할 법적 제재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무엇보다 개인이 가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힘찬경제’11개 중 4개만 이행
‘창의산업’전무…창조센터로 끝?


반면 최근까지 미이행으로 남아 있는 공약 중 눈에 띄는 것들도 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국민정서를 고려해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공약은 광복절에 맞춰 최태원 SK회장 등 대기업 경영권자들을 사면함으로써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행할 수 없는 공약이 됐다.

또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에 대한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한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11월29일 개정법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음에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의 내용을 보면 재벌가에서 공식처럼 활용되는 ‘횡령·배임→형기의 2분의1까지 감경해 집행유예 선고→대통령의 특별사면’ 공식을 깨고자 형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횡령·배임 등으로 재산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힘찬경제 분야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공약 3개가 아직 답보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보호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법안들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6일 정부가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안’은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법안심사소위에 9번이나 상정됐음에도 통과되지 못한 이 법은 이로써 9월 정기국회 중 10번째 상정을 바라보게 됐다.

창의산업 분야
공약 이행 0건

창의산업 분야에서는 과학기술인의 대우와 관련된 법안이 아직 미이행 상태다. 과학기술인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지원 한다는 안은 지난 2014년 4월25일에 발의된 관련 개정법(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 대표발의)이 통과되지 않아 법적근거가 취약한 상태다.

과학기술 유공자에 대해 사기 진작책을 내놓는다는 안 또한 관련 법안들이 모두 계류·철회되고 있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권, 재벌가 겨눈다

최근 여의도 정가가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7일 재벌개혁특위(이하 재벌특위)를 본격 가동했다. 새누리당은 신동빈 롯데 회장 등 핵심 재벌 총수에 대한 증인 소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특위는 지난 27일 첫 전체회의를 열어 공식 활동에 착수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영선 의원은 “2년 전 8월28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와 회동한 날이자 박근혜정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실종된 날”이라며 국회 차원의 재벌특위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여’ 롯데 겨냥, ‘야’ 재벌특위 구성

전체회의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재벌특위는 ▲소유구조 개혁 ▲상법 개혁 ▲행태 개혁 ▲특혜 개혁 등 4가지 분야를 설정하여 관련 분과위를 설치해 활동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사면·조세감면은 물론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에 대한 금지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재벌과의 전쟁을 위한 물밑작업에 있다. 새누리당 내에도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채택하길 원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에서 여당의 한 의원의 입을 빌려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받은 국감 증인 신청 결과, 여·야 의원 상당수가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덧붙여 여·야는 두 사람의 증인 채택 여부를 사실상 합의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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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