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정권-롯데그룹, 인연과 악연 풀스토리

"박정희 때부터 밀어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롯데그룹(이하 롯데)이 오너일가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으로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의 수상한 성장과정도 새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가 재계순위 5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대 정권의 수상한 특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롯데는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현재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일까? 역대 정권과 묘한 인연을 맺어온 롯데가의 성장과정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재계순위 5위 롯데그룹(이하 롯데) 오너일가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벌이는 다툼은 마치 ‘한일 합작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롯데가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되면서 롯데의 수상한 성장과정도 새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가 재계순위 5위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결탁해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결탁?
이상한 한일합작

이미 일본에서 롯데를 연매출 700억엔 규모의 종합과자회사로 키워냈던 신격호 회장이 한국에 진출한 결정적인 계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신 회장은 한일협정을 맺을 당시 일본 내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대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공개된 한일회담 외교문서에서는 신격호란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일을 계기로 롯데는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각종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973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관광진흥정책 이후 신 회장의 국내 투자는 더욱 본격화된다.

당시 박정희정부는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신 회장에게 반도호텔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은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호텔이었음에도 해외 국빈급 인사 영접과 국제행사를 주최하기에는 시설이 매우 열악했다.

급성장 때마다 정치권과 묘한 관계
박정희정권때 명동 상권 장악 시작

박 전 대통령은 관광 사업을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호텔 산업부터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반도호텔을 정부 주도 아래 민영화 시키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도호텔을 매입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웠고 결국 신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호텔롯데 건설은 일사천리로 이뤄졌으며 각종 지원이 뒤따랐다. 게다가 신 회장은 외국인자본도입법의 혜택을 받아 부동산취득세와 재산세, 소득세, 법인세 등을 대폭 면제받았다.

신 회장은 한국 국적자였지만 일본에서 10년 이상 거주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국내법은 외국인이 4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게 돼 있었는데 호텔롯데의 투자금은 100% 일본 롯데에서 나온 자본이었다. 박정희정부는 동일인인 신격호와 시게미쓰(신격호 회장의 일본이름)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황당한 편법을 묵인해주기도 했다.

편법 동원
정부의 밀어주기

또 당시 서울시는 강북 억제책으로 강북 지역에서의 백화점 건립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정부는 롯데백화점을 롯데쇼핑센터라고 이름 붙여 건립을 허가해준다. 박정희정부는 당시 롯데제과 껌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제조 정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마저도 눈 감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박정희정부의 롯데 사랑은 유별났다. 박정희정부에서 롯데는 현재 명동과 을지로 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롯데타운의 기틀을 닦았고, 평화건설과 삼강, 호남석유화학 인수 및 롯데쇼핑 설립 등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 

롯데는 전두환정부 하에서도 각종 특혜를 받았다. 1970년대 서울시 도시계획을 총괄했던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저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롯데월드 건설에 모든 공공기관이 총동원됐다. 손 교수는 저서에서 “모든 관련기관이 발 벗고 지원하고 모든 문서가 초고속으로 처리됐다”며 “롯데월드는 우리나라 건축 역사에서 구청, 소방서, 시 본청, 건설부, 상공부, 재무부, 관세청 등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모두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한 전무후무한 예로 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또 롯데가 롯데월드를 건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친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전두환정권 시절 현재 제2롯데월드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5공 청문회에서는 신 회장이 전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통해 해당 토지 매입을 성사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롯데는 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1980년대 외형을 급팽창시켰다. 1980년에는 롯데쇼핑을 설립해서 롯데그룹은 유통서비스 산업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김영삼정권에서도 롯데와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현철씨는 당시 롯데물산 김웅세 전 사장의 사위였다. 김 전 사장은 신격호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을 의뢰해 영입한 인사로 알려줬다. 김 전 사장은 1990년 롯데물산 사장에 취임한 뒤 1991년부터 롯데월드 사장을 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2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자 롯데는 김 전 사장을 통해 본격적인 로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실려있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990년 3월 신 회장이 찾아와 잠실 롯데월드를 100층으로 지으려 하는데 못 짓게 한다면서 항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김영삼정권이 들어서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다음 정권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의 숙원사업이자 골칫덩이였다. 1990년대 초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비업무용 토지였던 제2롯데월드 부지를 강제 매각하게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김영삼정권 시절이었던 1993년 소송에서 승리해 해당 부지를 지킬 수 있었다. 해당 소송 결과와 관련해서도 김현철씨가 롯데물산 사장의 사위라는 점에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외에도 김현철씨의 장인인 김 전 사장을 통해 담배인삼공사 인수를 시도하다 불발되자 대신 주요 역전사업권을 독식하며 그룹을 계속 키워나갔다. 롯데는 또 1997년 2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롯데호텔을 나란히 세웠는데 당시 세금특혜의혹과 건축허가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편 의도된 것은 아니겠지만 롯데의 정치권 혼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호텔 맹경호 상무의 딸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씨가 결혼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 혼맥
노골적인 로비

롯데의 로비는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도 계속됐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신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노태우정부와 김영삼정부에서 그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대중정부 들어서는 신 회장이 직접 당시 총리에게 부탁했을 정도다. 하지만 총리의 검토 지시를 받은 국방장관이 “만약 추진하겠다면 장군들도 옷을 벗겠다”며 사표를 들고 와 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제2롯데월드 사업은 노무현정부 때도 다시 추진됐지만 역시 국방부와 공군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롯데는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부산 롯데타운 신축 허가, 맥주시장 진출 등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경유착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롯데는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 주관 행사를 대부분 독점하다시피 했고, 46개였던 계열사는 79개까지 늘어났다.


박원순 시장 아들 롯데임원 자녀와 결혼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 주관 행사 독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롯데의 16년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까지 내줬다. 당시 호텔롯데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였다. 이 전 대통령이 제2롯데월드 카드를 들고 나오자 역시 군은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단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국방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문제를 오래 끌지 말고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제2롯데월드 건설 반대에 앞장섰던 당시 공군참모총장은 임기를 6개월이나 앞두고 교체됐다. 당연히 이명박정부가 롯데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청와대 측은 “의심암귀(疑心暗鬼·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모든 걸 의심스럽게 보게 된다는 뜻)”라며 의혹제기를 일축했다.


이명박정부의 제2롯데월드 인허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제2롯데월드에서 공군 성남기지(서울공항)는 불과 5km 거리다. 무려 555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 비행 항로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직을 걸고 제2롯데월드를 반대해왔던 이유다.

제2롯데월드
국가적 재앙?

공군 출신의 한 전문가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정부가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는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해줬지만 위험 요소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악천후와 기체 결함, 조종 미숙 등으로 비행조정이 약간만 안 돼도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또 “만약 전시나 비상상황에서 비행할 때는 적의 공격을 피해 회피 기동을 해야 하는데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는 치명적인 장애물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놀라운 점은 롯데가 이처럼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특혜 시비를 겪었음에도 단 한 번도 법의 심판을 받은 적은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롯데에 대한 사정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롯데는 사정 칼날을 잘 피해나갔다. 지난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창립된 롯데는 어느새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는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현재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일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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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