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전초전 '지역구 전쟁' 대해부

국회의장도 당대표도 불안 "안전지대는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찾기에 나섰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찾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례대표의원들 중 상당수가 재선을 위한 지역구 출마를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구 재획정을 통한 지역구의 통폐합과 분구까지 예정되어 있어 현역 지역구의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현역 국회의원 3명이 한 지역구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찾기 전쟁이 시작됐다. 비례대표의원들 중 상당수가 재선을 위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현역 국회의원 3명이 한 지역구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거구 재획정을 통한 지역구의 통폐합과 분구(分區)까지 예정되어 있어 현역 지역구의원이라고 할지라도 지역구 찾기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치열해진 총선
분구 기다리는 의원들

일례로 여당의 거물급 인사인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은 지역구 통폐합에 따라 내년 총선에 나서려면 경선에서 정면대결을 펼치거나 지역구를 옮겨야만 한다. 20대 총선 공천이 오픈 프라이머리(※후보를 선발할 때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빨라졌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지역구를 찾지 못한 의원들은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만우 의원의 경우에는 지역구 갈지자 행보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부산 중·동구 출마를 선언했다가 두 달 만에 서울 성북갑 당협위원장 경선에 출마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 의원은 서울 성북갑 당협위원장에 선정되지 못하자 최근에는 다시 분구 가능성이 있는 부산 해운대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새정치연합 비례대표인 은수미 의원의 경우는 성남 중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은 의원은 지난해 지역위원장경선과 지난 4·29재보선 공천에서 연이어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특히 은 의원은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비례대표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배수의 진까지 쳤으나 공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은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성남 중원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다.


곳곳 거물들 간 빅매치 예정
한 지역구에 현역 의원이 셋?

서울 강서을에선 새정치연합 비례대표의원들 간 경쟁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지역위원장경선에서 한정애 의원은 진성준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한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강서을 출마를 준비 중이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또 한 번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서울 강서갑이 분구될 경우에는 한 의원이 분구된 지역에 출마함으로써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을에선 기존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새정치연합 진성준, 한정애 의원까지 지역구활동에 나서면서 한 지역구에 3명의 국회의원이 활동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상대 당 텃밭에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끄는 비례대표의원들도 있다.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과 새정치연합 홍의락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주 의원은 야권의 텃밭인 전남 무안·신안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 의원 측은 최근 호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는 등 달라지는 민심을 느끼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주 의원은 호남 출신으로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19대 국회 입성 후 비례대표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곧바로 지역구사무실을 차리고 지역활동을 해왔다.

새정치연합 홍의락 의원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북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대구 북을에는 새누리당 중진인 서상기 의원이 버티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3월 대구 북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벌써 2년 넘게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배재정 의원도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부산 사상에 선거사무실을 내고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 부산 사상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지만 문 대표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배 의원이 지역구를 이어받게 됐다. 지난 총선에선 문 대표가 승리하긴 했지만 부산 사상은 야권으로서는 어려운 지역임에 틀림없다.

인정사정 볼 거 없다
같은 당 의원과 대결


유력한 대권후보였던 문 대표조차 당시 27살에 불과했던 무명의 정치신인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와 맞대결해 진땀승을 거뒀을 정도다. 당시 손 후보는 43.8% 득표율로 선전했다.

일부 비례대표의원들은 기존 지역구 출마를 사실상 포기하고 선거구 재획정에 따라 새롭게 분구지역이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인천 연수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연수구는 선거구 인구 상한을 초과해 분구가 유력한 지역이다. 같은 당 신의진 의원도 분구가 예상되는 부산 해운대구 출마를 타진했었으나 최근에는 수도권 분구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란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새누리당 비례대표 김상민 의원은 지난 1월 치러진 수원 장안 당협위원장경선에서 박종희 전 의원에게 패했지만 여전히 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다만 김 의원은 박종희 전 의원과 맞붙기보다는 수원의 분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최민희 의원과 임수경 의원이 각각 경기 남양주와 경기 용인의 분구 가능성을 살피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거물급 지역구 정치인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겁 없는 비례대표 초선들도 있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전남 순천·곡성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지난 재보선에서 당선돼 큰 화제가 됐던 곳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실세다.

이 의원은 재보선 당시 ‘예산 폭탄’을 약속했었는데 당선 1년 만에 전남 순천·곡성 지역에 투입된 국비 등이 실제로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해당 지역이 야권의 텃밭이긴 하지만 초선에 불과한 김 의원이 이 의원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격돌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이 지역 토박이면서 IT기업을 운영해 IT벤처 분야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강 의원은 당협위원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최총 공천까지 무조건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역구의원이 셋?
이전투구 우려 커

비례대표의원이 같은 당 현역의원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외인사도 아니고 현역의원이 같은 당 의원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다는 것은 무척 민감한 일로 그동안은 정치권에서 터부시 되어 왔던 일”이라며 “지역구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런 일도 발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같은 당 문대성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갑 지역에 선거사무실을 냈다. 이 지역에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출마를 준비했었으나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되면서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무소속 유승우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이천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승우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비리혐의에 연루돼 출당을 당했지만 현재 복당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지역에서 인지도와 조직력이 약한 비례대표의원들은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자리를 꿰차 총선 전까지 지역구관리를 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야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찬 비례의원은 새누리당 27명 중 8명, 새정치연합 21명 중 4명뿐이다.

김무성-정의화 한 명은 떨어진다
같은 당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기도

새누리당에서는 김정록(서울 강서갑), 민병주(대전 유성), 양창영(서울 영등포을), 이상일(경기 용인을), 이재영(서울 강동을), 조명철(인천 계양을), 주영순(전남 무안·신안), 박창식(경기 구리) 의원 등 8명이 당협위원장을 차지했고, 새정치연합에서는 김기준(서울 양천갑), 백군기(경기 용인갑), 진성준(서울 강서을),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 등 총 4명이 당협위원장을 차지했다.


한편 20대 총선에선 비례대표 의원들뿐만 아니라 선거구 재획정에 따른 지역구 통폐합 및 분구로 아이러니하게도 현역 지역구의원들의 지역구 찾기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빅매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의 대결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0월 국회의원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3대1’에서 올해 말까지 ‘2대1’로 재조정하라고 결정함에 따라 선거구가 통폐합되거나 분구되는 지역구는 약 60곳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구가 미달된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와 유기준 장관(부산 서구), 정의화 의장(부산 중·동구) 중 한 명은 지역구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정 의장이 최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언급함에 따라 정 의장의 지역구를 분리해 각각 중·영도구와 동·서구로 묶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정 의장은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51%”라는 애매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여권 최고 거물 세 사람이 경선을 벌여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 장관은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김 대표와는 다소 불편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충남 부여·청양)와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의 대결도 기대된다. 이 전 총리가 박 의원을 꺾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박 의원이 이 전 총리를 꺾고 정치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완구-박수현 대결
통폐합 승자는?

이외에도 새누리당에서는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과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과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갑),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과 김종태 의원(경북 상주), 이한성 의원(경북 문경·예천)과 장윤석 의원(경북 영주) 등이 지역구를 놓고 대결을 펼쳐야 할 운명에 놓였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과 김춘진 의원(전북 고창·부안), 박민수 의원(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과 강동원 의원(전북 남원·순창),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과 황주홍 의원(전남 장흥·강진·영암)이 통합 예상지역에 속해있다. 그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20대 총선에서 살아 돌아올 사람은 누구일까?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