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⑨마리오아울렛 못 떠나는 김명성씨

“회장님, 우리 가족에 사과하세요”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김명성씨 입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 회사에서는 판결이 나온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어떠한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순익 나는데…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와 회사 기자회견 등을 하며 복직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2월29일 마리오아울렛이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김명성씨외 4명을 해고한 것을 두고 부당해고라고 지난달 5일 판정했다.
 
그 판정문이 회사에 도착한게 7월6일. 김씨는 “마리오아울렛은 이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해고를 당한 5명 가장들은 이 여름, 누구보다도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마리오아울렛은 구 시설팀 노동자 5명에게 ‘경영상 위기에 의한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리오아울렛은 영업이익이 119억, 순이익이 53억에 달했다. 사건의 발단은 시설팀의 외주화였다. 영업면적 4만평에 달하는 마리오아울렛 1, 2, 3관의 시설관리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왔다. 회사는 인건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시설관리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겼고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회사는 수차례에 걸쳐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대기발령 기간에 임금은 70%로 삭감됐다. 24명이던 구 시설관리 노동자는 작년 12월 8명으로 줄었다. 그는 “회사측의 내논자식 취급에 못견디고 스스로 그만뒀다”며 “이후 회사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8명중 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이 있던 날 해고 노동자들은 가슴을 쳐야 했다”고 말했다. 심의 과정에서 회사가 주장했던 외주화 후 인건비 절약액이 월 1000만원이 아니라 월 백만원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월 1000만원도 24명 인건비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액수가 아닌데 월 100만원이라니. 1인 기준 월 5만원의 인건비를 깎기 위해 24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긴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노위 부당해고 판결에도 복귀 못해
한달이나 지나도 회사 묵묵부답 외면
 
또, 그는 이번에 복직 판정을 받은 5명의 노동자를 포함 구 시설팀 노동자 19명은 마리오아울렛으로부터 받지 못한 체불임금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입사 당시엔 말이 없었던 당직근무를 근무기간 내내 해야 했다고도 설명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을 근무하는 당직이었다. 김씨는 “당직이라고 해서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근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아울렛 특성상 주간에 고객이 있을 때 할 수 없는 시설물의 수리나 교체 등의 업무가 고스란히 야간 당직자에게 맡겨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영업면적 4만평에 달하는 마리오아울렛의 냉난방,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기계, 전기 설비의 점검과 보수를 4명이 처리해야 했다. 급여명세서 어디에도 연장, 야간 근무에 대한 수당은 없었다. 회사는 포괄임금제라 급여에 수당이 포함돼 있었고, 감시단속적 근무라 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란 말을 들은 적도 없었고 근로계약서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김씨는 감시단속적 근무는 고용노동부에 등록도 하지 않았고 실제 근무도 그렇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노동청이 인정한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은 3억6000만원이다. 3년치가 소급된 액수다. 김씨는 “야간수당, 연장수당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수당”이라며 “마리오아울렛은 근로기준법도 무시한채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고자들이 가입해있는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이규철 부지회장은 회사가 빨리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들여 해고된 조합원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의 밀린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판정에 불복하더라도 우선 복직부터 시켜놓고 재심을 청구하든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해고자들을 길거리에 놔둔 채 몇 년씩 송사를 이어가는 것은 해고자들이 말라죽기를 기다리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이고 뭐고 난 모르겠고 일단 자르고 보자’는 기업주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어린 딸 셋과 부인을 먹여살리는 가장이다. 그는 마리오아울렛에서 8년을 일한 몇 안 되는 고참 직원 중 한명이었다. 그는 “집에 가서 애들 얼굴을 보면 한숨만 나와요. 그래도 이 싸움 포기 못해요. 사람 함부로 짜르면 안되는 거잖아요. 홍성열 회장에게 사과를 꼭 받고 싶어요. 나보다 우리 애들에게 사과하게 만들거예요”라고 말했다.
 
임금도 체불 
 
마리오아울렛은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몰이다. 스스로도 동양 최대 아울렛 매장이라 자부한다. 김씨는 “부당해고와 체불임금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쇼핑몰을 기꺼이 이용할 사람들은 없다”며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자를 함부로 자르지 않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원직복직 이행하라’ 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땡볕에 거리로 나서고 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방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장관 소속 아래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하는 기관이다. 특히, 중재와 부당노동행위를 판정하고, 구제에 대해서는 초심 절차를 담당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경우 산업평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소속기관으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고위공무원 가급(1급 상당)의, 상임위원은 고위공무원 나급(2∼3급 상당)의 별정직공무원으로 보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위치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317 (동훈타워) 16∼18층에 위치하고 있다.<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