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제1야당 혁신작업 맡은 '촌부' 임미애

"과거 혁신안만 시행했어도 이 지경 안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수년간 치러진 선거에서 연전연패 중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마지막 희망은 ‘혁신’뿐이다. ‘농사꾼’인 임미애 혁신위원은 이런 중책을 맡고 있다.

“소 키우던 시골 아낙이 제1야당 혁신위원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임미애 혁신위원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임 위원은 경북의성군의원을 두 번이나 지냈지만 이후 의성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임 위원은 혁신위 첫 회의에서 “대한민국 제1야당이 어쩌다 시골에서 소 키우고 땅 일구는 촌부에게 혁신을 자문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눈물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4·29재보선 참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새정치연합은 왜 임 위원에게 당의 명운이 걸린 혁신작업을 맡긴 것일까? 새정치연합은 과연 혁신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임미애 혁신위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임 위원과의 일문일답.

-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출범한지도 어느덧 한 달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혁신위원으로 활동해본 소감은?
▲ 당내 갈등이 있다고 언론을 통해 많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들 혁신에 대한 절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혁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면서 많이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혁신위원으로 한 달을 지내면서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꼈고, 우리가 혁신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여전히 우리가 살길은 혁신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싸고 계파갈등이 불거지자 사무총장을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번 문제제기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혁신위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무총장이 당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공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었다. 당 지도부의 공천개입을 시스템 구축을 통해 막고, 공천권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 새정치연합은 선거에 패배할 때마다 혁신위를 만들고 혁신안을 만들어왔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도 과거에 내놓은 혁신안이 창고에 한 트럭은 있다고 했는데 왜 그동안 혁신안이 실천되지 못했다고 보나?
▲ 저도 그게 답답했다. 김상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을 제안 받으면서 가장 먼저 질문한 것이 그것이다. 저는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안 하겠다고 했다. 혁신안이 한두 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만들어진 혁신안들이 전혀 쓸모가 없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굉장히 좋은 안들이었다. 제가 혁신위에 들어와서 과거에 만든 혁신안들을 쭉 살펴봤다.


그러면서 이때 이 안이 실행됐으면 당이 이 위기 상황까지 오지 않았겠구나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끝까지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해서 당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혁신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만들었던 혁신안들을 전체적으로 점검을 하고 현실에 맞게 다시 손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라도 반드시 실천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 새로운 혁신안을 내놓기 전에 과거에 내놓았던 혁신안부터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대표적으로 새정치연합은 지난 대선 때 소속 의원 전원 찬성으로 세비를 30% 삭감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지키지 않았다. 
▲ 동의한다. 지금 혁신위에서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해서 차곡차곡 실행해 나갈 생각이다. 다만 한꺼번에 모두 진행할 수는 없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서 시기별로 진행해 나갈 생각이다.

-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제일 문제인데 문 대표를 비판하는 혁신위원이 한 명도 없다며 문 대표를 못 건드리면 짜고 치는 혁신위라고 했는데?
▲ 저희가 사실은 여러 차례 문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문 대표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한 게 아니다. 하지만 저희가 문 대표를 딱 지명을 해서 물러나라고 요구한다면 그거야 말로 특정계파의 이해관계에 맞춰 춤을 추는 것 아닌가?

"혁신안 만들기보단 실천하는 것이 목표"
"혁신안 거부되면 언제든지 떠나겠다"

- 지난 달 23일 첫 혁신안이 발표됐다. 그런데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혁신안이라는 평가가 있다.
▲ 새롭지 않다는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인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새로운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이번엔 반드시 혁신안을 실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 혁신안 중 현역 의원이나 당직자가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만 돼도 당직을 박탈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당대표나 원내대표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당대표의 당직이 정지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 당대표라고 하더라도 검찰에 기소가 되면 스스로 당직을 내려놓는 것이 당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외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검찰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나 여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우려도 있다. 당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 우리가 이번 혁신안을 발표하고 나니까 어떤 기자분이 새누리당은 기소만 되어도 ‘당적’을 박탈하는데 너희들은 겨우 ‘당직’을 박탈하느냐, 이건 후퇴한 것 아니냐고 하더라. 정치검찰의 야당탄압 수사가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도 우리당의 혁신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혁신위의 혁신방향이 너무 인적쇄신, 공천문제로만 치중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혁신 작업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
▲ 지금은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다른 2차, 3차 혁신안도 준비하고 있다. 곧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혁신안들도 발표할 것이다.

- 혁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과거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이전이 꼽힌다. 새정치연합도 천막당사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빅이벤트가 필요한 것 아닌가?
▲ 어떤 이벤트를 가지고 승부를 걸 생각은 없다.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혁신부터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다. 혁신위가 끝난 후 사람들이 우리들의 활동을 되짚어 보면서 “참 내실 있게 잘했구나”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다.

- 일각에선 혁신위원 상당수가 운동권 출신이어서 당 노선이 지나치게 좌클릭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혁신위는 4원칙 중 하나로 선명성 회복을 꼽았는데 현재 새누리당은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무섭게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우리가 말하는 선명성은 좌클릭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습 많이 보여줬다.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지게 자기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선명성이란 단어는 그래서 포함된 것이지 좌클릭 하자는 것은 아니다.

- 임 위원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경북 의성에서 기초의원을 지냈지만 이내 정당생활을 접고 그동안 소를 키우며 지내왔다고 알려졌다. 왜 자신이 혁신위원으로 선정됐다고 보나? 일각에선 임 위원이 친노운동권이라 선정됐다는 분석도 있다. 
▲ (김상곤) 위원장께서 혁신위에 참여해달라고 전화를 하셨기에 저도 궁금해서 ‘저를 어떻게 아셨냐’고 물었다. 그때 위원장께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저도 제가 왜 추천이 되었을까 생각해봤는데 저는 경북이란 야당의 불모지에서 지방의원도 지냈고, 농사도 지으면서 정치와 생활을 동시에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강점 때문에 선정된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과거와 같이 혁신안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혁신위원 자리를 당연히 내려놓겠다. 받아들이지 않는데 우리가 있을 필요 있나? 일부 혁신안이 거부될 수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혁신위의 기본정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있을 필요가 없다. 혁신위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다. 언제든지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임미애 혁신위원 프로필]


▲ 이화여대 경제학과
▲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 경상북도 FTA대책특별위원회 위원
▲ 제 5,6대 경북 의성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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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