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 월드컵 기획특집3>거리응원 부킹 뜨거운 까닭

늑대·여우 거리 득실…"님도 보고 뽕도 따고?"


4년에 한 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이 한창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응원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2010 남아공 월드컵도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 한국 VS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전역에 붉은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응원의 목적은 물론 우리나라의 승리이겠지만 거리로 넘쳐 나온 인파 가운데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응원 열기로 뜨거운 밤을 보내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의 뜨거운 밤을 꿈꾸는 사람들의 월드컵 이야기를 취재했다.

오프사이드도 모르면서 핫 패션 여성 이 날만 ‘광팬’
몸짱 여성 속살 드러내 부킹 시동거는 남성 ‘득실’


우리나라 월드컵 응원문화의 화두에는 ‘여성의 응원참여’가 빠지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핫한 차림의 여성들의 거리 진출이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아슬아슬할 정도로 속살을 내비친 여성들은 우리나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오프사이드도 모르는 여자들이 이 날만 유독 광팬이 되어 응원하러 나온다.”

섹시한 여우+응큼한 늑대

일부 남성들이 의구심을 표하는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섹시한 차림의 여성들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오프사이드’ 정도 모르면 어떤가. 어차피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고 어떤 방식이든 그 축제를 즐기면 그만이라는 것.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핫 패션을 즐기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자신의 몸매를 드러낼 수 있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 좀 더 예뻐보이고 싶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여성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섹시한 차림의 여성들이 거리응원 장소에 나타나면 평소 축구에 큰 관심이 없던 남성들까지 불러들이는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회사원 천모(32)씨는 “축구도 축구지만 거리응원에 나오면 예쁘고 늘씬한 여성들이 한껏 꾸미고 나오지 않느냐”면서 “뒤태만 보면 여기가 광장인지 나이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이런 별천지를 놓칠 남자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평소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남성이라면 여기가 바로 여성을 꾀일 수 있는 명당”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천씨는 지난 2002년, 2006년 월드컵 때 거리에서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진행된 2002년에는 외국 여성들까지 섭렵(?)했다고.

천씨에 따르면 흥분 상태에서 응원을 하다가 우리나라가 골이라도 넣으면 옆 좌석의 사람과 일면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얼싸안고 기뻐한다. 어색함도 잠시 통성명을 마치면 경기가 끝났음에도 헤어지기 아쉬워져 맥주 한잔 하자는 핑계로 자리를 옮긴다.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도 묘한 분위기와 함께 남녀 커플이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한 커플씩 자리를 빠져나가면 그날 밤은 ‘성공’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천씨는 “회를 거듭할수록 여성들의 패션이 과감해지고, 남성들의 대쉬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한다”고 말했다.
섹시한 패션이 자신을 드러내는 상징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남성이 자신에게 대시를 해오면 마다할 여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소 콧대 높은 여성이라고 해도 수많은 사람 틈에서 같이 호흡하고 응원을 하다가 우리나라가 승리라도 하게 되면 한 방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런가 하면 천씨처럼 월드컵을 ‘부킹’의 특수로 생각하는 남성들이 제법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듯한 지식인 질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아이디 ‘totofh1’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 “월드컵 길거리 응원과 월드컵 술집 중 여자 꼬시기가 좋은 장소가 어디냐”고 질문했고, 아이디 ‘aunetw’는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답변에 따르면 길거리 응원이 헌팅이나 번호 따기가 좋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헌팅하는 것은 월드컵이 아니어도 할 수 있지만 거리응원을 가본 결과 헌팅은 경기 전과 경기 중, 그리고 경기 후 3단계 타이밍으로 나눠진다는 것. 

해당 네티즌은 “응원할 때 어깨동무나 손을 올리고 골을 넣을 때 함께 좋아해주면서 연결된다”면서 “경기 끝나고는 사람들이 빠져나갈 때 바로 집에 안가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말 걸어주는 남자 기다리는 중이니 바로 헌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이디 ‘panacea33’은 “이러니 남자들이 욕을 먹지”라고 대답했고, ‘a981818’은 “남자들이 욕 먹는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여자들 복장이 꾀어달라는 복장”이라고 반박했다.

여러 사람의 서로 다른 주장처럼 남성이 원했든 여성이 원했든 서로 목적이 맞아서 하룻밤을 즐겼다면 그것은 별 문제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거리로 나서는 일방통행 ‘변태’들이 존재해 여성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일방통행 ‘변태’ 조심할 것

이들은 응원 장소로 무조건 거리와 광장을 선호한다. 경기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다. 좌석이 정해져 있어 여성들의 몸을 더듬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거리로 나선 변태들은 목표 여성을 정한 뒤 그 여성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적당한 곳에 멈춰서면 사람들에게 떠밀린 듯 자신의 몸을 여성의 엉덩이에 밀착시키고 부비부비를 시작한다고.

인파가 많을수록 이들의 실력은 빛을 발한다. 자리가 비좁으면 손으로 직접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는 대담한 행동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클라이막스는 역시 우리 선수들의 골이 터졌을 때다. 이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변태짓’도 가능하고 기분 탓인지, 감각이 없는 탓인지 별 문제 없이 넘어간 적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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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