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경찰이 프로농구 안양 KGC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르면 이주 내로 소환조사가 있을 예정이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 26일 “전 감독의 지인 4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사설 베팅참여)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알렸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과 그 지인들은 2014~2015 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월께 전 감독이 맡고 있던 프로농구 팀 경기와 관련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3억원을 배팅했다. 경찰은 당시 전 감독 등이 1.9배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은 베팅 전 주변 사람들에게 불법 스포츠토토를 통한 수익금 배분을 약속했다. 지인들은 전 감독의 지시에 따라 배팅금을 마련했고, 해당 팀의 경기에 3억원을 걸어 수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전 감독은 사채업자에게 3억원 상당의 차용증을 써줬다. 사채업자는 참고인 조사에서 “전 감독이 베팅자금을 명목으로 돈을 빌려갔다”라고 진술했다.
사설 베팅·승부조작 혐의 소환 임박
전 감독 측 “누가 내 이름 팔았다”
경찰은 전 감독이 빌린 돈 3억원을 특정 경기에 모두 쏟은 만큼 승부조작 경기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속 중인 2명에 대한 검찰 송치가 끝나면 전 감독에 대해서도 신병 확보에 들어갈 방침이다. 나머지 불구속 입건된 2명은 “전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 감독 측은 언론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감독의 변호인 측은 “전 감독과 친하게 지낸 후배 A씨와 B씨가 있는데 이들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하고,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전 감독의 이름을 판 것”이라며 “(전 감독이) 차명계좌를 운영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와 B씨가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빌려줬을 뿐 스포츠 베팅을 한 것은 모르는 일”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결백을 밝히고 싶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구속된 2명이 전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 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단 거래에 쓰인 차명계좌를 확보해 혐의 입증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승부조작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2월20일 KT-SK전을 포함한 다수 경기영상을 KBL로부터 넘겨받아 막바지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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