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축구선수 이동국(전북 현대)이 ‘전파낭비’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6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를 치른 이동국은 취재진 앞에서 “나는 모든 스포츠를 다 즐기는 편이지만 똑같은 경기를 5개 채널에서 중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동국은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국내야구 중계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이동국은 여러 방송사가 프로야구 특정 경기(한화 대 KT)를 중복 중계하는 사진을 올리며 “어린이날 축구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란 글을 남겼다.
또 그는 관련 게시물에 “어린이날, 어린이, 축구꿈나무, 축구보고싶어요, 한화&KT, 야구중계, 한경기, 5채널중계, 전파낭비”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해시태그의 본래 기능은 인터넷 검색을 편리하게 돕는 것이지만 최근엔 사용자가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쓰기도 한다.
휴일 야구 중계 행태 비판
인터넷선 팬끼리 갑론을박
이동국의 ‘전파낭비’ 발언은 곧장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축구팬과 야구팬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야구에 우호적인 일부 기자는 이동국을 겨냥한 ‘빈볼성’ 기사까지 올렸다.
그러나 이동국은 “SNS에 올렸듯 축구 보고 싶은 어린이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내 생각을 소신 있게 전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어린이날 열린 프로축구 K리그 경기와 AFC챔피언스리그는 거의 모든 방송사가 외면했다. 반면 프로야구는 전 경기가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특정 경기는 3개 채널이나 전파를 탔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축구 중계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광고도 어려워 편성이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론을 의식한 듯 이동국은 “축구 관계자들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축구를 접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광고가 문제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국은 “나는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국이 속한 전북 현대는 이날 산둥을 4-1로 대파하고 AFC챔피언스리그 16강행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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