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동아원의 주가조작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재판을 받게 됐다. 한국제분 노모 대표이사도 같은 혐의로 법정에 넘겨졌다.
이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의 장인이며,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박찬호)는 동아원의 주가조작을 묵인한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로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는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동아원의 자사주 매각을 돕기 위해 주가조작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인 노 이사는 동아원의 전무로 재직하던 지난 2010∼2011년 자사주 매각을 위해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원은 자사주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주식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주가조작을 감행했다. 지난 2008년 사료업체 SCF(옛 신촌사료)를 합병한 동아원은 당시 보유 지분 1065만주(지분률 17.0%)를 내다 팔았다.
회사 주가조작 연루 기소
직원과 공모해 묵인 혐의
2010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군인공제회에 300만주, 2011년 765만주를 같은 방식으로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매각했다.
그런데 동아원은 자사주 처분 과정에서 전체 발행 주식의 10%가 넘는 물량을 매각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칠 충격이 불가피했다. 또 소액주주의 보유 지분과 거래량이 적어 주식가치 급락이 예상됐다.
이를 우려한 노 이사와 동아원 전 임원 이모(61·구속기소)씨, 현 간부 정모(47)씨는 동아원과 한국제분으로부터 대여금으로 가장한 돈을 빼돌려 주가조작 브로커 김모(51·구속)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의뢰를 받은 김씨는 이 돈으로 지인들을 포섭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가·종가 관여 주문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단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지난주 실시했다”라며 “이 회장이 주가조작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동아원의 지배주인 이 회장은 동아원 지분 8.23%와 한국제분 지분 31.09%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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