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이행률 짱'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

'당찬 초선' 20년 숙원사업 해결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초선 같지 않은 초선이다. 초선임에도 19대 국회의원 중 가장 높은 공약이행률을 기록하는 한편, 3년 연속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뽑은 국감 우수의원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지역 의원 가운데 가장 높은 법안 가결률을 보이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19대 국회에서 처음 의원 배지를 단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초선 같지 않은 초선이다. 무려 20년이나 묵은 지역구 숙원사업이던 하남 지하철 연장을 관철해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수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하남 지하철 연장을 약속했지만 늘 말잔치로만 끝났었다.

그래서 이 의원이 다시 하남 지하철 연장 공약을 들고 나왔을 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한다. 그런데 거물급 중진 의원들도 무려 20년 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을 초선인 이 의원이 단 번에 해낸 것이다. ‘화제의 초선’ 이현재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19대 국회 경기지역 국회의원 중 법안 가결률이 가장 높은 의원으로 꼽혔다. 법안 가결률이 높다는 것은 발의한 법안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뜻인데 비결은 무엇인가?
▲ 저는 법안 하나를 발의할 때도 항상 현장을 직접 찾아가본다. 직접 찾아가서 이익단체의 입장도 들어보고 정부관계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내는 법안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의 목소리만 듣고 내는 법안은 심사과정에서 반드시 다른 한 쪽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이렇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균형감 있게 법안을 만들려고 노력한 점이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발의했던 법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은 무엇인가?
▲ 일명 대광법이라 불리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존에는 광역철도의 건설 또는 개량 사업에 필요한 비용에 대한 국가부담률이 60%로 책정되어 있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은 철도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대광법을 발의해 광역철도의 성격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고려해 국고 지원 비율을 정하도록 했다. 이로써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도 철도사업을 좀 더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 3년 연속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뽑은 국감 우수의원에도 선정됐다. 국정감사 노하우가 있다면?
▲ 국회의원이 된 후 늘 민생에 초점을 맞추고 의정활동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피감기관들의 잘못으로 민생에 해를 끼친 사례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는데, 이점이 모니터단 요원들에게 크게 어필된 것 같다. 또 국정감사에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내용도 없는 질의를 하는 의원들이 많은데, 저는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해 질의한 것이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노하우라 할 수 있다.

- 경기 하남시 지역구 의원이다. 지난 선거 당시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지하철 5호선 하남 연장이 결정됐다. 이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 사업을 추진하기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500억 이상의 사업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하남 지하철은 약 1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하남 지하철사업이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정부관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는 국회의원이지만 국토부 과장급 직원에게까지 직접 찾아가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하남 지하철은 지역의 20년 숙원사업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 숙원사업을 제가 실현시키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3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경기 국회의원 중 법안 가결률 1위

- 역시 지난 선거 당시 공약인 하남 패션단지 조성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남시에 패션단지 조성을 계획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는?
▲ 우리 하남시는 현재 재정자립도가 50%도 안 되는 도시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기업이 들어와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데 보금자리주택만 왕창 들어와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신성장동력으로 생각해낸 것이 패션단지 조성이다. 패션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약 1만2천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지역 내 소비 활성화, 인프라 구축 등으로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누리당 공기업 개혁분과위원장이다. 왜 공기업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나?
▲ 지금 공기업 부채가 523조로 국가 부채보다 40조가 더 많다. 회사 적자가 이렇게 많은데도 공기업 직원들은 매년 보너스 파티를 하고 그러지 않나? 이제 공기업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공기업 부채를 정리하고 경쟁력을 키우면 국민들에게도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일각에선 정권 차원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정책 실패에 따른 부채 증가를 노동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부여당은 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노동자들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공기업 근로자들도 공기업 부채 개선을 위해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기업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이 낙하산 인사다. 진정한 공기업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부터 중단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안전한 낙하산은 생명을 구해준다. 낙하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잘못된 낙하산이 문제지 제대로 된 낙하산은 문제가 없다. 공기업은 정부의 정책의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간섭 및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이 의원께서 생각하는 공기업 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 공기업의 특성상 이익을 내기는 힘들겠지만 공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적자만 내는 것도 안 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계속 적자만 내는 공기업이라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공기업도 망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보금자리사업처럼 정부 정책에 의해 적자를 내는 경우는 제외하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회사는 정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민영화는 아니지만 현재 공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 중 민간기업에 줄 수 있는 것은 주려고 한다. 또 인사시스템도 민간회사처럼 열심히 일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올라가면 봉급도 올려주고 승진도 시켜줘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지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크다.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국민들 입장에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우리나라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께서 금년도에는 서민경제에 가장 신경을 쓰겠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은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 집권 3년 차인 올해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또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금구조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공장이 다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지나친 임금격차는 큰 문제다. 모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임금은 9000만원을 넘어섰고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고작해야 2000만원 대다. 정규직의 급여수준은 낮추고 비정규직의 급여수준은 높여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각계각층이 한 걸음씩 양보해 모두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mi737@ilyosisa.co.kr>


<이현재 의원 프로필>


▲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 과장
▲ 제9대 중소기업청 청장
▲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
▲ 제19대 국회의원
▲ 대통령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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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