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1000호 기념 데스크 특별대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국회의장이 명예직이라뇨? 아직도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국회의장은 명예직이 아닙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평소 지론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장이 명예직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의전형 의장'이 아니라 '실무형 의장'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던 정 의장은 취임 후 국회 곳곳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때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 국회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장이 명예직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 때문에 국가 의전서열 2위에 빛나는 자리임에도 역대 국회의장들은 대부분 존재감이 없었다. 이와 비견해 지난해 5월 취임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행보는 독특했다.

여당 출신 국회의장임에도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광주5·18국립묘지를 방문해 여야와 동서 간 화합을 염원했고, 지난해 세월호특별법과 예산안 처리과정에서는 여당의 편도, 야당의 편도 들지 않는 이른 바 ‘뚝심정치’로 큰 역할을 했다.

평소 의전형 의장이 아니라 실무형 의장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던 정 의장은 취임 후 국회 곳곳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어넣으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존재감 키우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정 의장은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라며 자신의 대권 출마설에는 손사래를 쳤다. 올해에도 남북국회의장회담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정 의장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지령 1000호를 맞이한 <일요시사>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소신에 찬 정견과 지론을 들어봤다. 다음은 본지 최민이 편집국장과 정 의장의 일문일답이다.

▲  세월호 참사로 매우 엄중한 시기에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취임 후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내셨는지요?
▲ 취임 후 세월호 특별법 등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치로 국회가 4개월간이나 공전돼 한동안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 상생과 화합’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국회를 운영함으로써 여야의 극적인 합의와 국회 정상화라는 결실을 맺었고, 세월호특별법을 원만히 통과시킨 것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2년 만에 헌법에서 정한 예산안 처리시한의 준수로 ‘비정상의 정치’를 ‘정상의 정치’로 바꾸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올해도 대화와 타협의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국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의장 취임 후 박근혜 대통령과 직통 전화번호도 교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통령과의 소통은 잘 되고 계신지요?
▲ 지난 1월1일 국립현충원에서 ‘번영과 통일로 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방명록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대통령께서도 그와 비슷한 방명록을 쓰시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보게 됐습니다. 그걸 보면서 ‘역시 대통령께서도 저와 생각하는 바가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장 취임 직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위해 매년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이후 대통령께서는 2년 연속으로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해주셨습니다. 이렇듯 저와 대통령은 꾸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소통을 위해 힘쓸 것이며,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하겠습니다.


"상시국회, 요일제 국회로 일하는 국회 실현"
"선거제도 개혁으로 분열의 정치 끝내야"

- 올해도 국회가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처리하고자 하는 사안은 무엇입니까?
▲ 우선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일하는 국회, 예측 가능한 국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상시국회, 요일제 국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운영제도개선안이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에는 의원 여러분들에게 직접 친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요일별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운영이 정착되면 세종시로 이전된 정부 부처와 국회 간 업무프로세스의 효율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이외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 있으시다면?
▲ 올해에는 반드시 승자독식 정치, 지역구도 정치,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마련할 것입니다. 또 올해에도 예산안 법정시한을 준수함으로써 이를 우리 국회가 앞으로 반드시 지켜야 할 불문율로 만들고 싶습니다. 남북국회의장회담의 성사 역시 올해 꼭 해내야할 일입니다.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국회가 먼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과거 국회의장들은 대부분 관리형이었는데 정 의장께서는 취임 초부터 적극적인 혁신 행보로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계십니다.
▲ 저는 취임 초부터 의전형 의장이 아니라 실무형 의장이 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그동안 국회의장은 명예직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는데, 저는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국민들과의 약속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국회의 품격을 높이고,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의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의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막중한 책임이 있는 만큼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일각에선 의장님의 행보가 차기 대권을 의식한 존재감 키우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 대선 출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발 국회의장 2년이라도 제대로 하게 도와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려고 해도 흔히 논두렁 정기를 타고나야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하늘이 내려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권에는 욕심이 없습니다.

- 국회 혁신과 관련해 정 의장께서 각종 단체장을 겸직하고 있는 국회의원 43명에게 ‘겸직불가’ 또는 ‘사직권고’를 내리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의원들은 겸직 버티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회의 기득권 내려놓기 작업이 너무 더딘 것은 아닌지요?
▲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국회의장인 저를 포함해 여야 모두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안입니다. 저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작년 10월31일, 겸직불가 9건, 사직권고 46건 등을 결정해 해당 의원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일단 겸직불가 의견을 통보받은 의원들은 모두 정해진 시한 내에 사직했는데, 국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직권고의견을 받은 의원들도 조만간 자리를 정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외에도 특권 내려놓기를 위해 국회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 일단 국회의원연금이 논란이 된 후 19대 국회의원부터는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도록 개선했습니다. 또 대표적인 국회의원 특권으로 거론되고 있는 불체포특권도 체포동의안 처리 기한이 경과한 경우에는 의장이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도록 의무화 하는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제도 개선안이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이처럼 올해에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하나하나씩 실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를 만들어 가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정 의장께서는 취임 초부터 남북국회의장회담을 추진해 오셨습니다. 남북국회의장회담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올해는 광복 및 분단 70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또 남북관계가 올해 안에 실마리가 풀려야 박근혜정부 임기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께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선언’ 등 큰 틀의 방향을 제시했지만 5·24대북제재 조치, 금강산 관광 중단, 북핵 문제 등 각종 현안에 가로막혀 남북관계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동안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국회가 정부만 바라보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회는 예산과 법안 등으로 대북·통일 정책의 수립과 추진과정을 뒷받침하는 국정 파트너입니다. 남북 간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대화의 물꼬를 터주거나 통로를 마련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남북국회의장회담은 현재 어느 정도까지 추진이 되었습니까?
▲ 준비는 어느 정도 완료되었지만,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진행 상황을 살펴 시기를 조절할 것입니다. 회담의 시기와 방법, 의제 등은 수장 회담의 논의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할 계획입니다. 이미 지난 정기국회에서 ‘국민합의에 기반한 통일준비 및 남북대화 재개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결의안은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국회가 남북국회회담 추진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국회가 마중물 역할을 하고, 본격적인 작업은 정부가 수행한다면 국회와 행정부의 아름다운 2인 3각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국자 회담이 우선이지만, 현재의 교착 상태가 진척되지 않으면 남북국회회담을 위한 수장회담을 제의하려고 합니다. 단 북이 이런 제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황인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국가 최대의 화두가 되었지만 새해부터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여야 모두 안전을 외쳤지만 정작 국회 차원의 안전 관련 입법은 미비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국회에서도 각종 안전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사회에서 국회의 입법은 각종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현장과 괴리된 법과 제도는 국민 생활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을뿐더러 관계부처의 혼란만 부추길 것입니다. 나아가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인명 경시 풍조 등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를 치유하고, 개인과 공동체가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기풍을 확립하기 위해 국회가 앞장서겠습니다.
 

- 그동안 논란이 됐던 ‘김영란법’이 드디어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법은 탄생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나라가 시민들의 상호신뢰에 기반한 선진국가로 나아가려면 지금처럼 세계 46위의 부패지수로는 더 이상 안됩니다.

우리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근본적으로 줄이지 않고서는, 빈부격차 해소도 경제발전도 문화융성도 불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법은 우리사회를 맑고 투명한 선진사회로 바짝 다가서게 할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다만 ‘과잉입법’이라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법 시행 이전에 철저한 보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우리 국회와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제 곧 국회에서 선거구제와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요?
▲ 선거구의 재조정은 올해 정기국회 전까지는 반드시 논의가 완료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선거구 재조정에 앞서 선거제도 개편 문제부터 논의되어야 합니다. 숱한 사표를 만들어 냄으로써 1인 1표 원칙에도 맞지 않고, 지역주의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운 현행 선거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올해는 선거제도를 개혁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헌재의 결정을 계기로 1988년에 도입된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개혁해 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제헌절 연설을 통해서도 선거제도 개혁을 여야 각 정당에 주문했습니다. 이제는 사생결단식 적대의 정치, 다양성을 무시하는 승자독식의 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선거제도를 통해 국민화합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현재 영남과 호남의 정치적 간극이 너무 큽니다. 비록 숫자는 적더라도 새누리당과 야당이 각각 호남과 영남에서 몇 사람씩은 당선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서 동시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여야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동시에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선거제도 개혁 국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것입니다. 자문위에서 선거제도 변경 및 비례대표제 개선 여부 등에 대해 먼저 논의를 해서 제안하면 이를 정개특위에서 논의해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선거구 조정에 들어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남북국회의장회담, 올해 반드시 성사"
"분권형 개헌 지지, 적용은 차차기부터"

- 최근 정치권에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헌에 대한 의장님의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 1987년 당시에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도입했는데 충분히 검토한 결과라기보다는 정치적 판단의 결과였다는 생각입니다. 6·29선언 이후 개헌 논의가 다소 서둘러 진행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거대한 전환기에 직면해 있으며, 현재의 정치 틀로는 전환기를 주도할 수 없습니다.

헌법이 마지막으로 개정된 1987년 이후 우리 사회는 극도로 다양화됐고 갈등의 문제도 복잡다단해졌습니다. 1987년 체제에서 벗어나 21세기 사회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통일까지도 대비하는 헌법이 필요합니다. 권력구조는 물론, 분권 지향의 지방자치, 규모에 맞는 경제제도 등을 손질해야 합니다.

- 박 대통령께서는 개헌 논의가 국정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셨습니다.
▲ 기본적으로 개헌에 있어 권력구조 변화는 차차기에 적용하고 사회·경제·문화 변화는 바로 적용하도록 하면 개헌 이슈가 국정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어지고,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주자들의 관여가 줄어들어 합의의 어려움이 덜해질 것입니다.

특히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을 유발하는 대통령 중심제, 양당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양원제와 부통령제 도입까지도 논의되어야 합니다. 지금 개헌을 논의한다고 당장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 아니므로 논의는 시작하되 점진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취임 후 상시국회를 추진하셨지만 지난해엔 세월호법 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했습니다. 올해에는 상시국회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영국 의회 의사당이 밤늦게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국민들이 마음 편히 잔다는 격언처럼, 대한민국 국회도 국리민복을 위해 쉼 없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회를 개혁해 ‘제 할 일 제대로 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하며, 상시국회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국회개혁자문위원회의 안을 토대로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출한 국회운영제도 개선방안은 상시국회, 의사일정 요일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보다 생산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우리 국회가 국민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관련 개선안이 운영위원회에서 조속히 입법화되어 올해에는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담=최민이 편집국장 <sisaboss@ilyosisa.co.kr>

정리=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정의화 국회의장 프로필]

▲부산고 졸업
▲부산대 의대 졸업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15∼19대 국회의원
▲18대 국회 국회부의장·국회의장직무대행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