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족이 밝힌 ‘당구왕’ 김경률 사망 수수께끼

“절대 자살할 사람 아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쓰리쿠션 세계를 주름잡았던 당구왕 김경률. 그는 한때 세계랭킹 2위로 한국 당구를 국제무대로 끌어올렸다. 재미난 쇼맨십과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동네 형’ 같은 당구 선수. 그런 그가 생일을 앞둔 지난 2월22일 갑작스럽게 숨졌다. 그의 사망 소식에 자살, 실족사, 타살 등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그의 빈소에 찾아가 유족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월23일 밤 11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고양시 화정동에 있는 명지병원. 늦은 시간이지만, 빈소는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화환은 너무 많아 놔둘 곳이 없어 리본만 떼어 벽에 걸려 있다. 빈소를 차린 지 하루도 되지 않았지만, 방문객은 벌써 347명. 조의금 상자는 다른 조문객들이 조의금을 집어넣기 힘들 만큼 꽉 차 있다. 고인의 세 살 난 딸은 뽀로로를 보며 아무것도 모른 채 물개박수를 치며 춤을 추고 있다.
 
수수께끼1
사건의 전말
 
고인은 지난 2월22일 오후 3시 자신의 어머니 집인 일산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층이며 경찰은 그가 베란다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타살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고인이 숨질 당시 어머니, 누나와 함께 있었다. 
 
24일 어머니는 고인이 베란다를 청소하며, 고장 난 방충망을 고치다가 떨어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어머니는 이날 “추우니깐 고인에게 신발을 신고 청소를 하라고 말했지만, 양말을 신고 나갔다”며 “원래 집 방충망이 굉장히 틀어져있다. 사건 당시 딸(고인의 누나)과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고인은 베란다를 청소하며 어머니가 직접 고치기 힘든 틀어진 방충망을 고치기 위해 난간에 올라갔다. 당시 고인은 방충망을 고치려고 힘을 주었다가 미끄러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어머니가 사건이 일어난 뒤 3일 만에 진술한 이유에 대해 유족 측은 “22일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는 어머니한테 알리지 않았다. 고인의 누님은 ‘어머니가 심장이 좋지 않다. 이 사실을 아셨다간 큰일 나신다’고 말해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어머니가 고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24일이다. 이날 어머니는 오열하시며 진술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그 다음날 안정을 되찾으시고 최종진술하셨다”고 말했다.
 
수수께끼2
자살 아닌 이유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경률이 어떻게 된 거예요?’ ‘정말 자살한 게 맞나요?’ ‘뉴스에서 자살이라고 하던데’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날 당시 자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김경률 자살’이라는 내용의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졌다. 고인의 20년 친구 김씨는 “대부분 언론이 잘못 보도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자살이라고 성급하게 몰고 간 기사 때문에 유가족과 고인을 사랑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기사에서 고인의 사망 장소를 자택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택이 아니라 일산에 있는 어머니 집이며, 사고가 발생한 층은 11층이 아니라 20층이다. 사고 발생 장소도 선수의 방이 아니라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이다. 
 

베란다서 떨어진 사인 두고 의문 제기
경찰 자살에 무게…가족은 사고사 주장
 
경찰과 언론은 김씨가 자살했다고 추정하면서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성적 부진을 꼽았다. 하지만 유족들과 지인들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씨가 자살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상주로 있는 작은아버지는 “23일이 경률이 생일이다. 22일 이날 모인 가족들이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5번이나 불렀다”며 “생때같은 세 살 난 자식을 두고 유서 한 장 안 남기고 자살한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함께 경률이 시신을 확인했다. 시신이 하반신을 제외하고는 다 깨끗했다”고 말하며 “상식적으로 자살하려는 사람이 방충망을 열고 뛰어내리지, 열지도 않고 방충망에 뛰어드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반문했다. 
 
 
 
작은아버지는 경찰과 언론이 조사하고 의심한 것은 당연하지만, 경제적 문제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작은아버지는 “경률이에 대해 인터넷에는 자살 이야기밖에 없다”며 “나는 그놈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지켜본 경률이는 그런 일로 인생 포기할 놈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수께끼3
뇌 수술 후유증?
 
고인의 친구 김씨는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경률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당구선수다. 돈도 잘 벌며, 어려운 놈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오히려 경률이가 자신이 지금까지 투자한 당구장이나 사업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에 대해 누님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인은 지난 2월 9일 미국 당구 관련 업체인 이완 시모니스 후원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살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2013년 고인은 당구 경기에 방해됐던 눈 떨림 현상을 고치기 위해 뇌신경 수술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을 비관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누구도 경률이의 성적에 신경 쓰지 않았다. 본인도 신경을 잘 안 썼다”며 “마음먹고 다시 당구를 치려는 생각에서 사업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께끼4

경제적인 문제?
 
밤 10시면 돌아가야 할 상조 도우미 아주머니들은 새벽 2시가 돼도 조문객 접대에 정신이 없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지금까지 상조 일 하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조문객들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새벽 3시가 돼서야 돌아갔다. 
 
보통 장례는 3일 장이지만 고인의 장례는 5일 장으로 치러졌다. 유족들은 3일 장으로 하려고 했으나 당구연맹과 관계자들은 “5일 장을 해야 한다”며 나섰다고 한다. 고인은 지난 2월23일부터 26일까지 장례를 치렀다. 유족들은 장례기간 방명록에 이름을 작성한 조문객 수는 12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여기저기서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함께 선수 생활한 관계자는 “향만 다섯 번째 피웠다”며 “나를 보고 처음으로 웃어준 친구였다. 비록 형이지만 이 친구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녹아드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생일 하루 전에…극단적인 선택?
“베란다 청소…방충망 고치다 추락”
 

조문객 중에는 혼자 조용히 앉아 있다가 가는 사람도 꽤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고인의 팬이거나 함께 당구를 쳤던 아마추어급 당구선수들이다. 
 
김씨는 “고인은 당구에서 말하는 최고의 샷이었다”며 “그는 프로였지만 언제나 동네 형처럼 일반인이든 아마추어든 스스럼없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언제나 우승비는 밥값으로 다 쓴다고도 했다.
 
당구인들 사이에서는 ‘당구는 싸가지가 없어야 잘 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를 찾아온 지인 대부분 그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되는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그 일화로 현재 그가 쓰고 있는 당구 용품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산 브랜드만 고집했다. 세계적인 당구 선수인 그는 이미 해외 여러 당구용품 회사에서 전속 계약 제의를 받았다. 이에 김씨는 “고인은 국산 브랜드에 애착이 있었다. 이런 제의가 들어오면 항상 자신보다 어려운 선수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덧붙여 “돈 때문에 이상한 생각할 그런 친구가 아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min1330@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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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