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깜짝 승진 미스터리

김영한 찍어내고…“왕실장 라인이라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지난해 말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사건으로 정국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비선실세에 대한 의혹들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언론은 물론 국민의 눈과 귀가 청와대에 집중됐다. 그러던 중 문건 유출 혐의를 받은 최모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유서에는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를 향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서의 내용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우병우 민정비서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더불어 청와대가 경찰을 회유해 수사에 직접 개입하려 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예견됐다. 앞서 한 언론매체는 최 경위가 구속되기 전 심문을 받을 때 대통령 민정수석실에서 파견된 경찰관이 한 경위를 향해 ‘혐의를 인정하면 불구속입건해줄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보도된 적 있다.

국정 해결사

우병우 현 민정수석이 처음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될 때 법조계와 야당을 중심으로 ‘몰지각한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이유는 그가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주임검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소환 조사를 받은 후 23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과잉조사에 대한 논란은 물론이고 일각에서는 자살이 아닌 타살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여파로 당시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인규 중수부장이 사퇴했다. 그러나 우병우 당시 중수1과장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부천지청 지청장’을 지내는 등 계속 공직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검사장 승진에 탈락하고 나서야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 승진 탈락 사유에 대해 세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자살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그가 사표를 낸지 불과 1년만인 2014년 5월12일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된다. 복귀 시기 면에서도 논란이 됐다. 그가 임명된 5월12일은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년을 불과 10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인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항명을 하고 사퇴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민정비서관 사이의 갈등설이 제기됐다. 당시 상황을 보면 김기춘 비서실장은 국회운영위에 김 수석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가 예상한 것과는 달리 김 수석은 상급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초유의 항명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곤 김 수석은 갑작스레 사표를 내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그가 왜 항명했는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는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있던 우병우를 민정수석으로 승진시킨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검사 시절부터 ‘사심이 없는 원칙주의자’ ‘강직한 성격’ 등의 평가를 받는 우 비서관이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고 더 이상의 인사파동이 나지 않도록 해줄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한 정황이 포착된다.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은 청와대에 복귀한 뒤 보고를 할 때면 직속상관인 김영한 민정수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할 정도로 김 실장에게 신임을 얻고 있었다. 김 수석(사법연수원 14기)이 우 비서관(19기)의 검찰 선배일 뿐 아니라 직속상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있을 수 없는 얘기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수석을 의도적으로 찍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결국 견디다 못한 김 수석이 항명했고 그가 사퇴한 후 공석인 자리에 평소 신임하던 우 비서관을 앉힌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 비서실장 라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 수사한 특수통
민정수석 제치고 비서실장에 직접보고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가진 청와대 관계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김 수석은 평소 자신이 민정수석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자답해왔던 것으로 안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수석은 청와대 민정라인의 수장이었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우 비서관의 힘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두 사람 간의 내부 갈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김 비서실장은 왜 우 수석을 신임할까.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같은 검사 출신에 하나의 일을 맡으면 끝까지 밀어 붙이는 추진력과 업무 성향, 그리고 성격까지 서로 꼭 빼닮았다 전한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정계에서는 업무에 있어서 서로 신뢰할 수 있었던 유대관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우 수석은 최근 새로운 실세로 불리며 박 대통령의 신임까지 얻고 있다. 평소 검사 출신 인사들을 중용해 왔던 박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수석·특보들과 ‘티타임’을 가진 사진이 보도된 적 있다. 사진에는 박 대통령의 옆자리에 우 수석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자리에 18기수 선배인 이명재 민정특보(사법시험 11회)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선후배의 관계가 뒤집힌 배치였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의 거리는 그 사람의 권력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우 수석의 청와대 내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결국 우 수석에 대한 신임은 인사를 앞둔 검찰조직에까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도 우 수석의 승진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검찰 출신 민정수석의 경우 통상 고검장급을 지낸 고위인사를 써왔다는 점에서 나이나 경력적인 측면에서 다소 일러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민정수석으로 발탁되자 세대교체의 목소리까지 나오게 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통상 검찰총장 및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찰청 간부 등과 마주치는 일이 많은 자리다. 그런데 사법연수원 19기인 우 수석이 이른 기수에 승진 발탁되면서 검찰 지휘라인에 혼선까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우 수석은 황교안 법무부장관(13기)과 김진태 검찰총장(14기) 뿐만 아니라 고검장급인 16, 17기보다도 후배라는 점에서 소통에 내홍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면 우 수석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사 재편이 따라올 수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실세

실세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청와대의 해결사로 두각을 나타내는 우병우 민정수석.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신임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를 중용하겠다는 이번 결정이 결국 박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를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유임이 결정된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병우 민정수석은 ‘부자’

공직자 재산 1위…가진 돈만 400억원 이상

우병우 민정수석이 공직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1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신규·퇴직 고위공직자 29명의 재산신고 내역에서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은 423억3230만원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과거 검사 시절부터 부자검사로 불릴 정도로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인물로 이번에 신고한 재산 중에는 비상장주식 3억여원을 비롯해 1천500만원 상당의 롤렉스시계 등도 포함됐다. 그는 2008년 작고한 이상달 기흥컨트리클럽(CC) 및 정강중기?정강건설 회장의 사위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국회의원까지 포함해도 안철수(1569억원 신고) 의원에 이어 재산규모 2위로 나타났다. 우 비서관이 이렇게 많은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재력가로 알려진 처가의 힘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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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