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이상 징후 해부

2월 전대 후 야권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야당이 무너지고 야권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의 관심은 딴 곳에 가있는 듯하다. 이른바 야권 재개편론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이 탈당한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새정치연합의 창업주 안철수 의원의 측근들이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정말 야권 춘추전국시대는 열리게 될까?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20년 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와 상황이 똑같다. 당시 성수대교가 무너지기 전에 언론사들이 성수대교를 포함한 한강교량의 문제점을 집중보도했는데 당국은 늘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안이하게 대처하다 결국 사고가 났다. 지금도 언론에선 우리 당이 깨질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당 지도부만 무사태평이다.”

안이한 대처
야권 핵분열?

지난 6일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동영 전 의원의 탈당설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 분은 구당하겠다는 것이므로 나갈 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불과 5일 뒤 탈당을 선언하고 진보진영의 신당추진모임인 ‘국민모임’에 합류한다.

이에 대해 한 정치부 기자는 “당시 기자들은 이미 정 전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시점인데 문 위원장이 그런 발언을 해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 정보가 느린 것인지 궁금했다”며 “어찌됐든 당 안팎으로 분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너무 둔감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그런 당 지도부의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언론에선 매일 같이 새정치연합의 분당설과 야권 신당 창당설을 보도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그럴 리가 없다”는 한결같은 반응만 내놓고 있는 것이다.

전대는 흥행실패, 그 이후가 더 궁금
심상치 않은 새정치연합 내부 분위기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느긋한 대응과는 달리 정치권에서는 이미 새정치연합을 둘러싼 각종 분당 시나리오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죽하면 당권 주자인 박지원 의원조차 공공연히 분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의원은 지난 20일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다 갖겠다는 것은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다 잡수시겠다는 것”이라며 “문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다 차지하면 정세균, 김두관, 김부겸, 박영선, 박원순, 손학규, 안철수, 조경태, 천정배 이런 분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냐? 문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은 초토화가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분당 후 반기문 UN사무총장과 함께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며 당 안팎에서 적극적인 분당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공생할까?
공멸할까?

이미 구체적인 분당 움직임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정치연합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은 이미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추진모임인 국민모임에 합류한 상태다. 국민모임에는 정 전 의원뿐만 아니라 최규식·김성호·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 최순영 전 민노당 의원도 합류하기로 했다.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장관을 지낸 중진 의원인 천정배 전 의원도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모임은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타진하고 있어 외곽에서의 신당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새정치연합의 창업주인 안철수 의원의 측근들이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를 개최해 화제가 됐다. 가칭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는 이날 향후 신당 창당 여부와 정치적 노선 등을 폭넓게 논의 했다. 원탁회의에는 윤석규 전 새정치추진위 전략기획팀장과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강동호·지재식 전 기획위원, 정기남 전 새정치추진위 공보팀장, 강연재 전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안 의원은 측근들의 돌출행동일 뿐이라며 원탁회의와 거리를 뒀지만 최근까지도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강연재 전 부대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원탁회의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분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이미 정동영 전 의원이 참여했었던 ‘구당구국 모임’과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중도 성향 의원들은 야권 재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정대철 상임고문도 최근 여러 차례 “중도 신당을 통해 지지층을 중도·보수까지 확장해야 한다”며 중도 신당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당장 다가오는 4월 재보선은 야권 재개편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치러지게 되는 4월 재보선은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 등 3곳에서 치러진다. 기존에 통진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갖고 있었던 만큼 모두 야권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겨도 본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4월 재보선은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어 치르게 되는 첫 선거다. 2·8전당대회 이후 재보선을 준비할 시간도 비교적 충분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책임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새 당 대표로서는 단 한 곳만 빼앗겨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 만약 두 곳 이상 빼앗긴다면 조기 퇴진론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까지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전패하기라도 한다면 지금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안 된다며 당 안팎의 분당 움직임에 힘이 실리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4월 재보선의 판세는 결코 새정치연합에 유리하지 않다.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은 물론이고 호남 텃밭인 광주 서구을 선거조차 장담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현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서울 관악을에 출마시키고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각각 경기 성남중원과 광주 서구을에 출마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거물급 인사들이라 이들의 출마가 성사된다면 아무리 야권 강세지역이라고 해도 새정치연합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동영 전 의원의 참여로 힘을 받고 있는 국민모임도 4월 재보선에 후보를 낼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표 분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모임에서 거론되고 있는 출마 예상자들도 만만치가 않다.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정치권에서는 서울 관악을 조국 서울대 법대교수, 성남 중원구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광주 서구을 천정배 전 의원 등의 출마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비판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한 국민모임인 만큼 새정치연합과 후보를 단일화할 명분도 마땅치 않고, 선거에 임박해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오히려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정윤회 문건 파동과 담뱃세 인상 논란 등으로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반사이익은커녕 오히려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더 떨어져 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발표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39.3%로 전주대비 1.5%p 하락했지만 새정치연합은 21.2%로 전주대비 2.4%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015년 1월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우후죽순 신당
최후의 승자는?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이 재보선 목표에 대해 이례적으로 “3곳에서 전부 승리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때문에 일각에선 재보선 결과에 따라 5~6월에도 분당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른바 ‘6월 분당설’도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결정타는 내년 4월에 치러지게 될 20대 총선이다. 현재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당직 인선과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난다면 새정치연합 내 분당 움직임은 본격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총선에서 참패하기라도 한다면 분당을 막기 위한 백약이 무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안철수계 외곽서 중도 진보정당 추진
4월 재보선 이후 야권 핵분열 할까?

또 문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호남 3선 이상 중진들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호남 3선 물갈이론’이 제기돼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계기로 호남신당이 창당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비록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는 박주선, 김동철 등 호남권 비노계 인사들이 대거 출마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따라서 문 의원이 당권을 잡은 후 내년 총선에서 이들을 물갈이 하면 결국 이들이 당을 뛰쳐나와 호남신당을 만들 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이들로서는 당이 자신을 내친다면 굳이 당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정서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박주선 의원의 경우는 이미 지난 19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하자 탈당한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전력이 있다.


이처럼 야권 내에서는 ‘국민모임’과 ‘안철수계 신당’을 비롯해 ‘비노계 중도 신당’, ‘호남 신당’ 등의 출현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연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 안철수계 신당은 국민모임의 노선이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며 국민모임과는 연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전후로 야권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권 춘추전국시대
이제 곧 열린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는 친노와 비노계의 생각이 이렇게 다른데 더 이상 함께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자성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어차피 현재 지지율로는 다음 총선 때 수도권은 물론이고 텃밭까지 뺏길 수 있다. 서로 자기 말만 옳다고 악을 쓰고 있으니 각자 신당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을 둘러싸고 분당 이상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제1야당 프리미엄만 믿고 있는 듯 하다”며 “새정치연합의 혁신이 계속 늦춰진다면 언젠간 야권 지지자들도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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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