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수사 후폭풍' 검찰이 놓친 네 가지

수사로 보여주고 기소로 말한다더니…"냄새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던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가 나왔다. 비선실세 의혹, 비선 간 권력암투는 사실무근이고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청와대 문건 유출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한모·최모 경위 등 4인의 작품이라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동문서답 수사에 이은 기울어진 기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유상범 3차장 검사가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을 불러온 '정윤회 문건(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 동향)'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풍문을 과장해 소설을 쓴 것이다. 문건 유출은 박 전 행정관(구속 기소)과 조 전 비서관·한모 경위(불구속 기소), 최모 경위(사망)의 작품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지난 5일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36일간의 수사 끝에 내놓은 중간 수사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그러나 검찰이 '가려운 곳은 긁지 못하고 엉뚱한 곳만 긁다 말았다'는 혹평이 많다. 수사부터 시작해 기소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은 탓이다.

#의문 ①범행동기 불분명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범행동기가 불분명하다. 범인들이 검찰이 '허위'로 판단한 문건을 작성한 이유와 해당 문건을 포함한 수십 건의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과 박 전 행정관이 허위 문건을 작성한 이유를 박지만 EG회장을 이용해 정윤회씨와 문고리권력 3인방(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검찰의 또 다른 수사결과에는 조 전 비서관이 정씨나 문고리권력 3인방을 견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나 문고리권력 3인방, 박 회장은 국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조 전 비서관이 이들을 견제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동문서답 수사에 이은 이중잣대 기소
범행동기부터 기소까지 의문점 수두룩

문건을 유출하게 된 동기도 설득력이 약하다. 검찰에 따르면 문건이 청와대 밖으로 나간 경로는 두 갈래다. 박 전 행정관이 상급자인 조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박 회장 측에 정윤회 문건을 포함한 17건의 문건을 건넸다는 것과 한·최 경위가 14건의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 것이다.

박 전 행정관이 지난해 2월 자신이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윤회 문건을 비롯해 자신이 작성했던 다량의 문건들을 개인 짐에 담아 정보분실 사무실에 둔 것을 정보분실 소속 한 경위가 당직을 서면서 문건들을 모두 복사해 기업체와 최 경위에게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특히 검찰은 정윤회 문건 파문의 계기가 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최 경위가 이 중 5건의 문건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은 뒤 카카오톡으로 '대서특필'을 부탁하며 <세계일보> 조모 기자에게 보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경위는 검찰 수사에서 정윤회 문건은 본 적이 없다는 진술을 한 바 있고, 최 경위는 '억울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했다.

#의문 ②검찰 판단 근거 빈약


둘째, 문건이 허위라는 판단의 근거가 빈약하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것은 비선인사에 의한 국정농단과 비선 간 권력암투가 있었는지 여부다. 특히 정씨는 박 대통령 집권 이전부터 정치권에서 숨은 실세로 꾸준히 거론되며, 여당 내에서도 정씨의 영향력을 궁금해 했던터였다.

그런데 검찰은 <세계일보>를 통해 공개된 정윤회 문건에 적시된 모임 장소에서 정씨와 십상시의 회동이 없었고, 문건 작성자인 박 전 행정관이 정보원으로 지목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이유를 내세워 허위로 판단했다.

수사과정 자체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얘기를 들었다는 사람과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진위를 가리려는 노력이 미약했던 것이다. 모임에 참석했다고 기재된 인사들이 본인 명의·차명 휴대전화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를 확보하지 않은 채 스스로 제출한 휴대전화 통화내역만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마저도 검찰이 수사한 기간은 최근 1년에 그쳐 문건이 작성되기 전 기준으로 보면 2013년 12월 한 달치에 불과했다. 특히 정씨와 문고리권력 3인방이 '오래전에 절연했다'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통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은 이 부분에 주목하지 않았다.
 

검찰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경식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건 작성과 유출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 한 차례 서면진술을 받고 말았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의문 ③중요 정황 애써 무시?

셋째, 드러난 중요한 정황도 애써 무시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인사 개입 의혹은 정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유력한 정황이다. 이와 관련,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이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이 2013년 8월 수첩을 꺼내 국장과 과장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만 밝힌 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야 할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조 또는 무시…핵심쟁점 판단 근거 미약
'찌라시'라더니…허위공문서 혐의는 미적용

넷째, 검찰의 기소에 이중잣대가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검찰 수사로 기소된 이는 총 3명뿐이다. 그나마 구속기소는 공무상 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무고 등 4가지 혐의가 적용된 박 전 행정관 한 명뿐이다. 조 전 비서관(공무상 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한 경위(공무상 비밀누설)는 불구속 기소됐다.

나라 전체를 뒤흔든 사안에 대한 수사치고는 결과가 초라하다. 무엇보다 이들의 주요 혐의가 공무상 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기록물을 받아 본 박 회장은 기소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중잣대가 적용됐다.
 

검찰은 17건의 대통령기록물이 박 전 행정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 전달됐고, 이 가운데 10건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특히 12건은 김 비서실장과 홍 전 수석의 사전 동의를 거쳐 전달됐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들은 기소는커녕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의문 ④박지만 면죄부 기울어진 잣대

또 한가지 예의주시할 대목은 검찰이 문건 내용을 '찌라시'라고 규정하면서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찌라시를 대통령기록물로 판단한 대목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결과에서 허위문건이란 표현을 썼다"며 "그렇다면 조응천·박관천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적용하고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은 제외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수사로 보여주고 기소로 말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박 대통령이 수사 초기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이고, 찌라시에 나온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발언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것이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따른 중간 수사결과라는 비판과 함께 특검, 국정조사 등 2차 수사 및 조사 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정부 위기탈출 '전가의 보도'
모든 국정 혼란은 '개인 일탈' 탓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입장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비서관과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로 인한 국정 혼란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러한 인식구조는 낯설지 않다. 정권의 위기 때마다 '개인 일탈론'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박근혜정권는 지난 2년 정권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어김없이 구원투수로 개인 일탈론을 꺼내들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청와대 행정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그랬다.

정권과 관련된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범죄를 특정인 몇 명의 '일탈'로 몰아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일탈도 이정도로 되풀이된다면 이제는 조직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이상 개인 일탈론이 정권의 위기 탈출구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여권 일각에서도 청와대의 안일한 인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청와대 쇄신론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개인 일탈로 비선개입 의혹을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설사 검찰 수사결과를 받아들인다 해도 대통령의 친동생이 깊숙이 연루된 볼썽사나운 권력 암투가 벌어진 사실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