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세계가 주목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잃어버린 빛, TV로 찾아냈죠"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지난달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 작가는 '다시 태어나는 빛'을 주제로 설치미술과 평면 미디어아트 작품 30여점을 소개했다. 특히 이 작가는 전시목록에 인간과 빛에 대한 성찰이 담긴 미발표 신작을 다수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국내 미술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광주 출신의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초청 소식이다. 이 작가는 오는 5월9일 개최되는 세계 3대 미술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Personal Structures(개인적 구축물)'에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곧 그의 작품은 대륙을 건너 유럽으로 날아갈 계획이다.

특별한 특별전

이 작가 참여하는 특별전은 아르눌프 라이너, 로렌스 와이너,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등 현대미술의 주목받는 거장들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선 김아타 작가(2009년)와 이우환·서수경 작가(2011년), 서정민 작가(2013년)가 각각 출품한 바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은 출품 신청작 가운데 주최 측이 직접 초청작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니스비엔날레 측은 이 작가의 작품과 이번 전시주제가 잘 부합한다고 여겨 초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미술계 안팎에서 높아진 이 작가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작가는 본인의 작업에서 진일보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대중과의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매체로 TV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엔 고전적인 회화와 디지털 기술이 공존한다. 둘을 융합한 작품은 전설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남준은 명실공히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다. 백남준의 후예격인 이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최전선에서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인간과 미디어아트, 나아가 인류역사를 관통하는 알고리즘에 주목했다.

'다시 태어나는 빛' 전시
인간 영혼과 육체 비유
베니스비엔날레 특별 초청
"백남준의 후예" 호평 일색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TV에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작가에게 TV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TV에 투영되는 예술은 사각의 프레임(육체)과 프레임 속에 회전하는 콘텐츠(영혼 또는 빛)로 나뉜다. 즉 프레임이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면 TV의 실제 이미지는 인류의 사상과 문화, 예술, 사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빛의 그릇으로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아날로그(정신)와 디지털(물질)의 대립을 시대적 충돌로 전제하고, 정치·도덕·문화·예술의 혼돈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을 '빛을 잃어버린 시대'로 풀이했다. 때문에 '순수한 빛의 출현'에 대한 대중적 요구가 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설명이다. 빛을 표현한 그의 작품은 결국 구원에 대한 알레고리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이 작가는 성서 속 메시아를 등장시킨 작품을 수차례 선보인 바 있다. 성서의 주인공인 예수를 모티브로 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앞선 전시에서 이 작가는 빛을 전면에 내세운 미디어아트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접목해 기존과는 차별화된 시각경험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작가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동서양의 명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전통회화가 갖고 있는 공간이란 개념에 시간이란 변수를 덧칠한 것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이 작가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다시 태어나는 빛'이란 주제로 전시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물과 나무를 비롯한 자연물,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조각 등 각종 오브제를 설치한 뒤 빛과 영상을 결합하는 시도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지털이 가진 평면성을 넘고자 하는 그의 고민은 LED TV 등 다양한 설치 작업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디지털을 넘어

이 작가의 작품은 가나아트부산과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이 작가가 선보이는 놀라운 '빛의 마술'은 오는 2월8일까지 계속된다.

  

<angeli@ilyosisa.co.kr>

  

[이이남 작가는?]

이이남 작가는 1969년 전남 담양 출생이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과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광주·대구·부산 등 한국 전역을 순회했고, 미국·중국·대만 등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자문위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페스티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수상 내역으로는 2010 선 미술상, 2009 대한민국 올해의 청년작가상, 2005 올해의 미술가 대상, 올해의 청년작가상,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 하정웅 청년작가상, 2002 광주미술상 등이 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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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