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후폭풍' 최대 수혜자 & 최대 피해자

가만히 앉아있다 '대박' 치고 '쪽박' 찼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정윤회 문건 파동이 서서히 정리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이미 해당 문건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고 출구전략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정윤회 문건 파동은 강력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단 몇 주간 지속된 이슈였지만 그 속에서 유력 정치인들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일요시사>가 정윤회 문건 파동 속에서 울고 웃은 인물들을 살펴봤다.

정윤회 문건 파동의 표면적인 최대 수혜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다. 정윤회 파문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새정치연합은 선거에서 연전연패했고 내부 분란 등으로 정국 주도권을 새누리당에 완전히 빼앗긴 상황이었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선 분당론을 공공연히 언급하며 신당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등판해 당을 추슬러야 하는 중책을 맡았던 문 위원장으로서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영웅 문희상
새정치 탄력

그런데 마침 정윤회 파문이 불거지면서 이런 상황들은 한방에 모두 해소됐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폭락했고 새정치연합은 그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당내 신당 창당 움직임도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흐지부지되는 양상이다. 어찌됐든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고, 결과적으로 위기에서 당을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만약 검찰이 해당 문건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수차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는 논란을 겪은 만큼 문 위원장과 새정치연합은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위원장과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번 파문이 잃을 것이 없는 장사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도 뜻하지 않게 이번 파문의 수혜자가 됐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이른바 ‘만만회(이재만 비서관, 박지만 EG회장, 정윤회)’가 비선에서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었다.

문희상, 졸지에 당 구한 영웅
이명박, 박근혜 X파일 열었나?


이 과정에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검찰은 만만회로 지목한 세 사람이 청와대 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며 박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박 의원은 자칫하면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세 사람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았기 때문에 박 의원은 명예훼손 혐의를 사실상 벗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의 숨겨진 최대 수혜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이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윤회 파문이 불거지기 전까지 야권은 이른바 사자방(사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명박정권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위해 야당의 협조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정윤회 파문이 터져 나왔다. 사자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는 떨어졌고, 궁지에 몰렸던 친이계 의원들은 청와대를 쇄신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죽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문건을 시중에 유출한 것이 친이계가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이명박 건재
힘받는 친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는 이른바 ‘박근혜 X파일’을 작성했었는데 당시 자료를 활용해 이번 파문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억측이다. 그만큼 시기가 절묘했다. 여야 지도부가 공무원연금 개편과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빅딜하기는 했지만 이미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앞으로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친이계에서는 정윤회 문건 파동을 덮기 위한 수단으로 친박계가 자원외교 국정조사 카드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오히려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 내 개헌론자들도 정윤회 파문의 수혜자들로 손꼽힌다. 개헌 전도사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정윤회 파문을 계기로 개헌 주장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원인이라며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의 개헌 불가론에 막혀 개헌론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중국 방문 기간 개헌 봇물론을 언급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사과까지 하고 바짝 엎드리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된 김무성 대표도 이번 파문의 수혜자로 볼 수 있다. 개헌론 파동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실상 완패했던 김 대표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다시 당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김무성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새누리당은 친이계가 득세하며 빠르게 당을 장악해나가고 있었지만 친박계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이번 파문으로 당 내에서 친박계의 견제는 크게 줄어들었고 김 대표가 주창해온 개헌론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파문으로 집권 2년 차 만에 레임덕 우려까지 하게 된 박 대통령은 앞으로 김 대표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김 대표로서는 차기 대권을 위한 정지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정윤회 문건 파동을 계기로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어 왔던 당 내 일부 인사들도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정부여당 내에서는 정윤회 문건 파동을 계기로 대규모 개각으로 국정쇄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개각은 물론이고 청와대 내부도 조만간 상당한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그동안 당내에서 소외됐던 인물들이 대규모 인사변동 과정에서 한 자리씩 꿰차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파동 과정에서 수혜자도 있었지만 피해자들도 있다. 물론 최대피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런 와중에 의외의 유탄을 맞게 된 피해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유력 대권주자지만 오랫동안 당을 떠나있었던 김 위원장은 당내 세력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최근 박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들을 이어가며 친박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윤회 문건 파동이 불거진 직후 김 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 특강을 하면서 사단이 났다. 서강대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특강에서 박 대통령을 강하게 두둔하다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특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두고 학생들과 설전을 벌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후 해당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친박계와 전략적 동맹을 맺으려던 김 위원장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내년 5월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친박계 후보군들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번 이슈가 친박계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끝나고 나면 금방 잊혀질 이슈라 내년 원내대표선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미 당내에서 친이계의 목소리는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역전시킬 마땅한 방법도 없어 친박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탄 맞은 김문수
친박 동맹 차질


박지만 EG회장을 비롯한 대통령의 친인척들도 유탄을 맞게 됐다. 박 회장이 실제로 국정운영에 개입해왔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파문을 계기로 박 회장은 청와대와 완전히 멀어지게 됐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박 대통령의 임기 동안 해외에 머물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여론의 집중 감시를 받게 된 박 회장은 당분간 모든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에 유출된 청와대 내부 감찰 문건 중 상당수가 서 변호사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다른 대통령 친인척들도 이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게 됐다. 청와대의 대통령 친인척 감시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부 친인척들은 자신들은 그동안 박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도 없이 살아온 사람들인데 이번 사건으로 괜한 오해를 받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목소리 커진 친이, 궁지 몰린 친박
대통령 친인척 권력에서 멀어져


검찰과 경찰 조직도 피해자로 분류할 수 있다. 검찰은 이미 해당 문건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고 출구전략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마땅한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박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는 더욱 추락하게 됐다. 


경찰 역시 이번 문건 파동으로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최모 경위가 자살을 선택하면서 일선 경찰들의 사기는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 최 경위가 유서를 통해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경찰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경찰들이 이에 공감했고 경찰 조직 내부에서 최 경위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 실제로 동료 경찰관들은 최 경위 유가족들을 위한 모금운동에도 나섰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난데없이 유탄을 맞았다. 이번에 공개된 청와대 문건 원본에 ‘이정현은 근본도 없는 놈이 VIP(박 대통령) 한 명만 믿고 설친다며 VIP 눈 밖에 나면 한 칼에 날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개헌론 봇물
레임덕 우려

실제로 이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잇따라 맡아 일하다가 지난 6월 물러났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하긴 했지만 출마 당시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다며 이 의원이 권력 중심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었다.

이 의원은 해당 문건이 찌라시에 불과하다면서도 “어떤 자리에서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영 거시기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정윤회 문건 파동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수혜자와 피해자가 나오게 될까? 정치권은 이번 파문의 추이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십상시 비밀회동 중식당 유명세
"얼마나 맛있기에 정윤회가 단골일까?"

정윤회 문건 파동 와중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수혜를 입게 된 곳이 있다.

바로 정윤회씨를 비롯한 십상시가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남의 한 중식당이다. 이 중식당은 언론 보도 직후 기자들이 몰리면서 단골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다소 영업에 지장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손님들이 몰려들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얼마나 맛있기에 정윤회씨가 자주 찾아왔는지 궁금해서 왔다”고 말했다. 저녁 코스요리가 5만원에서 11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요즘 해당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면 일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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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