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딸 특채 '봐주기 수사' 논란

"힘 있으면 땡?" 질질 끌다가 슬쩍 봐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딸이 수원대학교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해 단 한 차례 서면조사를 하는 것만으로 수사를 어물쩍 마무리 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딸이 수원대학교 교수로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지난 17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 6월 김 대표가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막아줬고, 수원대가 그 대가로 김 대표의 딸을 전임교수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 대표와 이 총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봐주기 수사?
엇갈리는 반응

그러나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고발장 접수 후 김 대표와 이 총장, 학교 관계자와 관련 자료 등을 검토했지만 김 대표 딸 채용을 뇌물로 보거나 그 대가로 국감증인 채택을 막아줬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번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매듭지었다.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김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누설 의혹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준 전력이 있다. 

그런데 검찰의 수사과정은 아무리 봐도 석연치가 않았다. 여당 대표가 연루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매우 민감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김 대표와 이 총장에 대해 각각 한 차례씩 서면조사를 하는 것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김 대표가 이 총장의 국감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동료의원들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신학용 국회 교문위원장과 여야 간사 의원들의 증언도 듣지 않고 결론을 내려버렸다.

김 대표는 지난해 국회 교문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증인채택 협의를 하고 있는 회의실에 들어가 이 총장의 국감증인 채택을 무산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이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지만 김 대표가 교문위 회의실을 방문한 것 자체는 모두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서울 중앙지검 벌써 두번째 면죄부
여권실세 눈치 보기? 공정한 수사?

해당 상임위원도 아닌 의원이 상임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감증인에서 이 총장을 빼달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평소 친분이 있던 이 총장이 억울한 사유로 자신을 국감증인으로 소환하려고 한다고 해서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고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사실 검찰 수사는 처음부터 못미더웠다. 국회의원과 관련된 비리 의혹의 경우 특수부에서 담당하는 게 관례였지만 김 대표와 관련된 수사는 이례적으로 형사부에 배당돼 처음부터 검찰의 수사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일례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입법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수사를 맡았고, 국회까지 직접 찾아가 구인장 집행을 시도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었다.

검찰이 수사 과정을 질질 끌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사실 이번 사건은 김 대표의 딸이 수원대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내부규정과 절차가 잘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수사였다. 하지만 검찰은 무려 5개월여 만에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미 언론들을 통해 보도된 의혹들 외에 어떠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김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수가 없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정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언론보다 못한 검찰
시간 끌다 수사종결

특히 <일요시사>가 지난 5월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수원대는 작년 국정감사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교수채용을 실시했다. 당시 수원대는 법학과, 호텔관광학부, 건축공학과 등 각 학과별로 모두 5명의 교수를 채용하겠다고 공고를 냈지만 정작 채용한 사람은 김 대표의 딸인 김모 교수 단 한 명뿐이었다. 처음부터 김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형식적인 채용공고를 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수원대 측은 학교 측 기준에 부합되는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어딘가 석연치가 않다. 김 교수는 채용된 뒤 정식 임용도 되기 전에 수업에 투입됐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던 교수 채용이라면서 당시에는 왜 그리 급하게 채용절차가 진행됐는지도 의문이다.

해당학과에 결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 교수가 소속된 디자인 학부의 다른 학과는 모두 전임교수가 2명이었지만 김 교수가 속해있는 학과만 유독 김 교수를 포함해 전임교수가 3명이 있었다.

수원대 측은 당시 교수 채용을 실시한 이유에 대해 “외국인 교수가 한 분 있는데 곧 미국으로 돌아가실 예정이라 미리 교수를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외국인 교수는 김 교수가 채용된 이후에도 1년 가까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김 교수와 함께 근무했다.

서면조사 한 번에 모든 의혹 해소?
야당 수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검찰

수원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학교 전체적으로 전임교수의 수가 부족한데 특정학과만 앞으로 발생할 결원에 대비해 1년 전부터 전임교수를 새로 뽑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수원대는 당시 ‘석사학위 소지자는 교육 또는 연구(산업체) 경력 4년 이상인 분만 지원 가능’이라는 지원자격을 제시했었는데, 김 대표의 딸은 교육경력과 연구경력 모두 4년에 미치지 못했지만 교수로 채용됐다.

이외에도 참여연대와 사학개혁운동본부(사학국본)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김 교수의 채용과정은 수원대의 과거 몇 년 동안의 채용절차와 크게 달랐다. 최근 4년 동안 김 교수가 임용된 수원대 미술대학에서 정년계열 교수가 채용된 것은 김 교수가 처음이었다.

수원대 미대 관계자들도 지난 몇 년 동안 아무리 실력이 좋은 교수라도 정년계열로 임용되지 못했는데 유독 당시 30살에 불과했던 김 교수를 정년계열 교수로 뽑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해 전국 대학 예체능계 신임 교원의 평균 연령은 44세였다. 그러나 검찰은 줄줄이 쏟아져 나온 모든 의혹들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를 고발했던 참여연대는 이번 수사결과에 대해 “검찰이 수사과정 내내 너무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번 수사는 희대의 부실수사이며 검찰의 직무 유기”라고 규정했다. 즉시 항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희대의 부실수사
검찰의 직무유기

한편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한 법조계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한 차례 서면조사로 수사를 마무리한 것은 그들의 주장을 검찰이 있는 그대로 받아드렸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얼마나 완벽한 답변서를 제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주장에 대해 검찰이 반박할 것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었을 텐데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혐의를 염두에 두고 짜맞추기식 수사를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수사과정이 미심쩍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정황상 증거들만 있을 뿐 실제로 돈이 오간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 봐주기 수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과연 김 대표의 딸 특혜채용 의혹의 진실은 무엇일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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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