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휘감은 '반기문 대권음모론' 막전막후

"대권 줄게 우리(?) 꼭두각시 해다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반기문 UN사무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세력이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누가 뭐래도 반기문 총장이다.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에서 장외주자인 반 총장을 포함해 여론조사를 실시해봤더니 반 총장이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등장에 따라 대권지형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야 모두 반 총장의 등장이 차기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계산해보느라 바쁜 모습이다. 반 총장의 깜짝 등장 이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난데없이 정치권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에서 장외주자인 반 총장을 후보로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해봤더니 반 총장이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지난 27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반 총장의 거취 문제가 주요쟁점으로 논의됐을 정도다.

출마할까?
옹립할까?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김성곤 의원은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게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중략) 장관께서는 반 총장이 퇴임 이후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이를 미리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외교현안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질문이었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이날 김 의원의 질문과 윤 장관의 답변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이처럼 국내 정치권과 언론들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반 총장은 차기 대권에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준 외통위 위원장이 해외 국정감사 도중 반 총장을 만나 차기 대권도전 여부를 물었더니 “몸을 정치 반, 외교 반에 걸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는 것이다.

반기문 대세론 띄우는 세력은 누구?
친박계 모여 노골적인 반기문 띄우기


사실 반 총장 영입설은 지난 이명박정부 시절에도 한 차례 불거진 적이 있으나 반 총장의 완곡한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반 총장이 대권 출마거부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만큼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반기문 대세론’은 정치권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친박 주류 의원들이 세미나를 열고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세미나의 주제는 ‘2017년 차기 대선 지지도 판세’였고 부제는 ‘반기문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중심으로’였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친박 주류 의원들이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놓고 공개 세미나까지 연 것이다. 내용은 노골적인 ‘반기문 띄우기’였다.

발제를 맡은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을 제외하면 사실 정권 연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운을 띄우자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안홍준 의원은 “당내 인사로 정권 창출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열풍
언제까지?

정치권 인사들은 반 총장이 현재는 대선 불출마 입장이 확고하지만 대선이 치러지는 3년 뒤의 정치적 상황이나 국민 여론 등에 따라 결심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반 총장이 갑자기 대세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서운 ‘대권 경쟁력’ 때문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반 총장은 지역과 연령을 넘나들며 폭넓은 지지를 얻은 것이 눈에 띈다. 양극인 호남과 영남에서 모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20대와 60대 지지율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여야의 차기 대선 후보들이 특정 지역과 특정 세대 쏠림 현상을 보이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게다가 반 총장이 대선 캐스팅보드로 불리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도 큰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정치권에 불어 닥친 개헌론과 대입해보면 반 총장의 경쟁률은 더 높아진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혁신하기 위해 최근 정치권에선 이원집정부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는 외교와 국방 같은 외치의 경우는 대통령이, 나머지 내치는 국회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담당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렇게 된다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외교부장관 등을 거친 반 총장이 가장 적임자일 수 있다.

이미 전례도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쿠르트 발트하임은 1972년부터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뒤 1986년 본국으로 돌아가 대통령이 됐다. 오스트리아는 이원집정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선 반 총장의 높은 지지율이 거품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은 국제무대에서는 베테랑이고 훌륭한 분이지만 정치는 정치 나름대로의 싸움을 하는 방법이 있고 생존하는 방법이 있다”며 반 총장이 막상 정치권에 입문해 본격적인 검증을 받게 되면 안철수 의원의 사례처럼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높은 인지도와 지역과 연령을 넘나드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반 총장을 보며 여야 모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 총장의 깜짝 등장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친박 교감설’이다. 아직 다음 대선이 3년 넘게 남아 있지만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선 마땅한 차기주자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권 내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은 모두 비박계(비박근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나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정몽준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친박계는 여전히 새누리당 내 최대계파지만 마땅한 차기 대권주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차기주자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비박계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권력으로 힘이 쏠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핵심친박이 아닌 범친박 진영에선 벌써부터 계파 갈아타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다. 그러니 유력 차기 대권주자를 하루빨리 내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약 친박진영이 와해되고 나면 박 대통령은 당에 대한 장악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곧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친박계가 비박계를 견제하기 위해 반 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특정 후보를 옹립하려했던 실제 사례도 이미 있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는 친박계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김황식 전 총리를 대항마로 내세우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얼마 후 김 전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친박계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총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서 소위 친박계 인사들이 저를 많이 돕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지금은 친박 진영이나 반 총장 모두 사전교감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양측의 교감이 오고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친박 교감설
양측은 부인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에 속하지 않은 인사들 사이에서도 반 총장 영입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0%를 넘어서는데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좀처럼 10% 초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라며 “물론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고 경선을 통해 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지지율이 크게 오르긴 하겠지만 (만약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준다면) 반기문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두고 굳이 도박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내에 전반적으로 반 총장의 옹립을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엔 전혀 새로운 주장도 제기된다. 반기문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쪽이 오히려 김무성 대표 쪽이라는 주장이다. 김 대표가 방중 기간 일반적인 이원집정부제가 아닌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했는데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총리의 권한이 대통령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집정제 개헌하고 총리 노린다?
반기문에 가려지는 여권주자 존재감


따라서 김 대표가 대통령이 아닌 이원집정부제하에서의 강력한 총리를 원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누가 봐도 차기 대권 행보를 걷고 있는 김 대표가 여러 차례 대권에 불출마할 뜻을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의 주인공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와 관련해 “외교 대통령으로 반 총장을 영입하고 그밖에 고만고만한 당내 보스들이 총리, 부총리를 번갈아 하면 된다, 이런 생각을 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본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여당 내에서, 제가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이대로 가서는 다음번 선거에 단독적으로 대통령 당선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반기문 대세론을 물밑에서 띄우는 것이 야권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기문 대세론을 띄움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 여권 대권주자들의 존재감을 더욱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대권 의지 있나?
불출마 가능성도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은 정말로 대권에 대한 욕심이 없는 인물”이라며 “반기문 대세론만 띄워놓고 정작 반 총장이 대권에 출마하지 않으면 야권 주자들이 더 유리해진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반 총장은 노무현정권에서 외교부장관을 지낸 참여정부 인사인데 대권에 나서더라도 섣불리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기문 대세론을 띄운다 해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물밑에서 반기문 대세론을 띄우고 있는 세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장외주자인 반 총장은 현실정치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반 총장이 아무리 대권출마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하더라도 당분간 대한민국 정치권은 반 총장의 행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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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