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김무성의 ‘일구이언 정치’ 속내

못 믿을 정치인의 말? ‘그때그때 달라요’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핵심요소다. 거짓말이 많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이 ‘정치인의 말’이다.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거짓공약을 쏟아내고, 그에 현혹된 국민들은 가장 거짓말을 잘한 정치인을 찍는 것이 현실인 까닭이다. 대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로 이어진다. 선거가 없는 시기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바꿔야 할 정치풍토지만, 지도자급 정치인마저 동조하고 있다면 요원한 일이다. 그런데 집권당의 수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거짓말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전직 미국 CIA 거짓말 탐지 조사관 3인이 펴낸 <거짓말의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통상 하루 10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다. 심리학자들도 “거짓말을 하는 편이 이롭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나 거짓말을 하며, 난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쉽게 거짓말을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누구나 거짓말의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실제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인 거짓말
대부분 악의적

물론 거짓말에도 종류가 있어 모든 거짓말을 다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시한부 생명의 환자에게 하는 “괜찮아질 거예요”와 같은 거짓말은 ‘선의의 거짓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젊어 보인다” 등의 ‘아부성 거짓말’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거짓말을 문제 삼기는 힘들다.

문제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남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하는 ‘악의적 거짓말’이다. 악의적 거짓말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 저변에 목적과 결과를 위해서라면 과정과 절차는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정치인의 거짓말은 악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은 정치인의 말’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요즈음, 특히 거짓말로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리는 정치인은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우여곡절 끝에 집권당 대표에 선출된 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급부상한 김 대표는 과거에도 거짓말로 자주 구설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거짓말 사례는 한 둘이 아니라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를 모아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김 대표는 수개월간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던 세월호특별법 논란과 관련해 지난 7월16일 여야 지도부 4자회동(김무성·이완구, 안철수·박영선)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은 받을 수 없고, 대신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이후 침묵을 이어간 그는 지난 8월13일 여야 원내대표 간 1차 협상안을 야당이 파기하며 국회파행을 수습하기 위한 ‘김무성 역할론’이 커지자 “세월호법 협상은 원내대표의 권한이다. 내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야당 지도부의 전화도 피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며 유가족의 기대를 부풀려 놓고 말 바꾸기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책임을 지기는커녕 야당 전화도 받지 않으면서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집권당의 대표이자 정치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사례 2> 그는 철도 부품 제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9월3일 부결된 이후 ‘방탄국회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 법이 바뀌기 전이라도 실천하겠다. 방탄국회는 없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것이다.

과거부터 반복된 거짓말 구설
일단 내뱉고 여차하면 뒤집기?

김 대표가 호언장담 한 만큼 당론으로 가결을 결정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그는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국민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는 사과로 슬쩍 넘어갔다.


<사례 3> 김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지난 7월15일 오찬회동 직후 이뤄진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의 교육부장관 내정과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사퇴에 대해 당초 “몰랐다. 오찬 회동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에게 내각 인선을 귀띔조차 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하루 만에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황 장관 내정에 대한 말이 있었다. 정 전 후보자 사퇴도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어떤 경우에라도 보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있었던 일도 없다고 했다”고 거짓말을 실토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 2011년 1월에도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 및 개헌 논의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자 잇달아 거짓말을 쏟아냈다. 우선 회동이 사실로 밝혀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참석자들끼리 말을 않기로 해 약속을 지킨 것인데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개헌 논의가 있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또 다른 거짓말을 했다. 곧장 개헌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마저 드러나자 그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개헌)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회동 당시) 감기로 몸이 안 좋아서 화장실을 왔다 갔다 했고, 대통령이 평소 하던 이야기여서 기억을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과거부터 반복된
무대의 상습 거짓말

<사례 4>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을 전후해 불거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NLL대화록) 불법 입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차례 말을 바꿨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2012년 12월1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하려 했다”며 NLL대화록을 낭독했다. 당시 연설에서 밝힌 주요 내용은 추후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NLL대화록 원문과 토씨까지 똑같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해 6월26일 비공개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NLL대화록을 입수해 읽었다. 그걸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5개월 뒤 검찰 조사에서는 “(대선) 당시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고서와 정보지가 들어왔다. ‘찌라시’ 형태로 NLL대화록 문건이 들어왔고, 그 내용이 정문헌 의원이 얘기한 것과 같아 연설에서 읽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찌라시에 의해 탄생된 찌라시정권”이라고 꼬집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NLL대화록 불법 유출 혐의에 대해 지난 6월9일 새누리당 서상기·조원진·조명철·윤재옥 의원, 남재준 전 국정원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 권영세 주중대사 등과 함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통령 위해 같은 사안 놓고 수차례 말 바꾸기도
상황 따라 바뀌는 거짓말…역사에선 거센 역풍

<사례 5> 김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정권옹호 방송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됐던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 무마 압력 의혹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 그는 2012년 11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김 사장 해임안 처리를 앞두고 방문진에 ‘김재철 구하기’ 압력을 가했다는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폭로가 나오자 “평상시 방문진 김충일 이사와 통화를 자주 하지만 김 사장 관련 통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이사는 한 언론을 통해 “(해임안 처리 직전) 김무성 대표와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김 사장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라고 실토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지만,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거듭 부인해 논란이 일었다.

<사례 6> 김 대표는 지역구인 부산에 해양수산부와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공약과 관련해서도 말을 바꿨다. 지난 대선 당시 이를 강하게 주장했던 그는 지난해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직후 “해수부 부산 설치는 (대선) 표심을 얻기 위해 주장했던 것”이라며 “다시 만들어진 해수부가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중앙부처가 있는 곳(세종시)에 있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신공항 유치와 관련해서는 지난 8월말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신공항 수요가 충분하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공항 설립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그는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며 당에 ‘신공항 입단속령’까지 내리며 입장을 바꿨다.

거짓말의 역풍
실수보다 위험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의 자리에서 사실상 쫓겨났다. 그가 물러나게 된 결정된 이유는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하려다 들킨 것 때문이 아니라, 혐의에 대한 전면 부인 속 사건 은폐 시도에 관여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구한말 나라를 망국으로 몰고 간 중대한 이유 중 하나로 ‘거짓’을 꼽으며 “거짓이 협잡을 낳고 협잡이 불신을 낳고 불신에서 모든 불행이 생긴다. 죽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을 말라. 심지어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라. 꿈에라도 거짓말을 했거든 깊이 뉘우쳐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정치인에게 실수보다 더 위험한 것은 거짓말이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훈을 주는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속칭 ‘구라 무대(무성대장)’란 정치권 일각의 비아냥에 대해 김 대표가 한 번 쯤은 되돌아볼 시점이 지금인 듯싶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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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