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피 같은 학생 등록금으로 측근 챙겼나?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에 전방위 낙하산 인사를 실시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박 시장의 일부 측근들은 서울시립대에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월 급여 500여만원을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으로 박 시장의 측근들을 챙겨왔던 서울시립대의 실태를 파헤쳐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이 최근 서울시립대(총장 이건·이하 시립대)의 초빙교수로 잇달아 임명됐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무려 8명이 서울시 출신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 측은 서울시가 이들의 임용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작 서울시 측은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권오중 서울시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시립대 초빙교수로 추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들이 박 시장의 시정을 2년 7개월간 함께 책임졌던 인물들로 관련 연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까지 신설

서울시장이 시립대 내부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장이 시립대 총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총장은 서울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시립대는 서울시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6명의 서울시 출신 인사들 역시 서울시의 추천에 의해 임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은 권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김형주(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상범(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병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최동윤(전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씨 등으로 모두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 중 7명은 강의를 따로 하지 않는 연구목적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는 지난해 처음 신설됐다.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만을 전담하는 초빙교수를 임용한 것은 시립대가 지난 1918년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초빙교수들이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왔다. 현재 시립대에는 연구목적 초빙교수가 모두 8명 있는데 이 중 7명이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신설된 이후 가장 먼저 임용된 인물은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이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정무부시장 직을 맡아 박 시장을 보좌해왔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8월21일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시립대 측은 김 전 부시장이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없어 앞으로도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립대에 임용된 초빙교수들은 경력과 능력에 따라 월 급여로 400~600만원 정도를 지급받고 있다.

지난 7월1일 임용된 기 전 정무부시장의 경우에는 좀 더 염치가 없었다. 그는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바로 다음날인 7월2일 광주 광산을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7·30재보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기 전 부시장은 선거 중반부터는 출마지역을 서울 동작을로 옮겨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한 달가량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 휴직계를 내는 것이 당연했지만 기 전 부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휴직계를 내지 않고 급여를 정상적으로 타갔다.

출근 안 해도 월 급여 500만원 꼬박꼬박
뇌물수수로 구속된 사람에게도 급여 지급

이에 대해서도 시립대 측은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신설되면서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의 시스템대로라면 초빙교수가 단 하루도 출근을 안 한다고 해도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는 설명이다.

초빙교수가 출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기 전 부시장은 지난 7월1일 초빙교수로 임용돼 벌써 임용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연구과제 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목적 초빙교수라면 연구과제를 먼저 정한 후 이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임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지만, 시립대에서는 특정인물을 먼저 임용한 후 뒤늦게 그 인물이 연구할 수 있는 과제를 부랴부랴 선정하고 있었다.

 

기 전 부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임명된 연구목적 초빙교수들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연구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시립대 측은 특히 지난 2013년 2월에 임용돼 1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온 김형주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김 전 부시장은 연구과제는 정해져 있지만 연구과제가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해왔다.

대학의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과제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느라 바빴을 김 전 부시장이 얼마나 내실 있게 연구를 진행했을지도 의문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낙하산은 이미 있던 자리에 꽂아주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례는 아예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들어 꽂아주는 신종 낙하산”이라고 지적했다.

시립대 사무실에서 직접 만난 기 전 부시장은 “현재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빙교수로 임용되고 곧바로 선거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다 감안해서 현재 연구를 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신종 낙하산?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고,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 상당수가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박 시장이 피 같은 시립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측근들은 챙긴 것이 사실이라면 따가운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이에 대한 박 시장 측의 충분한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시립대 측이나 개별부서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되면 박 시장 측이 제대로 반론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 부분은 기자님이 걱정하실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시립대에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처음 신설되고 그 자리에 박 시장의 측근들이 대거 임용된 것은 과연 우연일 뿐일까? 박원순 시장의 시립대 전방위 낙하산 인사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mi737@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기사에 대한 서울시의 해명입니다.


① 박원순 시장의 일부 측근들이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급여만 받아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만 축냄.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 급여는 서울시 일반회계 통합인건비 예산에 편성되어 있어 학교 예산인 학생 등록금과는 무관함.
-교수라는 업무 특성 상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최근 임용된 연구 초빙교수들은 학교에 출근 후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연구 준비를 하고 있음.

②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박원순 시장의 측근들인 서울시 출신이 8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연구 목적 초빙교수제도를 신설하여 임용함.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는 강의 초빙교수와 연구 초빙교수로 구분되는데, 연구 초빙교수는 학교 예산(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와 외부재원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가 있음.
-연구 목적의 초빙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가 1996년 신설될 때 부터 존재하였던 제도로 서울시 출신 이외에도 이전에 총 3명의 초빙교수가 임용된 사례가 있어 서울시 출신를 연구 목적 초빙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작년에 처음 신설하였고 개교이래 처음 임용하였다는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름.

③ 초빙교수로 임용된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은 법정 구속 되었음에도 관련규정이 없어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

-초빙교수는 공무원 신분인 전임교원과는 달리 비전임교원 신분으로「시립대 비전임교원 임용규정」에 의거 계약서 체결로 채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관련 규정 및 계약서를 중심으로 법률전문가로 부터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1심 판결만으로 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자문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추후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처리 할 계획임.


④ 초빙교수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음.

-연구 초빙교수 제도는 초빙교수가 신설될 때 부터 있었으나 임용된 사례가 적어 관련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이에 대한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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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