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피 같은 학생 등록금으로 측근 챙겼나?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에 전방위 낙하산 인사를 실시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박 시장의 일부 측근들은 서울시립대에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월 급여 500여만원을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으로 박 시장의 측근들을 챙겨왔던 서울시립대의 실태를 파헤쳐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이 최근 서울시립대(총장 이건·이하 시립대)의 초빙교수로 잇달아 임명됐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무려 8명이 서울시 출신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 측은 서울시가 이들의 임용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작 서울시 측은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권오중 서울시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시립대 초빙교수로 추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들이 박 시장의 시정을 2년 7개월간 함께 책임졌던 인물들로 관련 연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까지 신설

서울시장이 시립대 내부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장이 시립대 총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총장은 서울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시립대는 서울시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6명의 서울시 출신 인사들 역시 서울시의 추천에 의해 임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은 권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김형주(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상범(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병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최동윤(전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씨 등으로 모두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 중 7명은 강의를 따로 하지 않는 연구목적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는 지난해 처음 신설됐다.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만을 전담하는 초빙교수를 임용한 것은 시립대가 지난 1918년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초빙교수들이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왔다. 현재 시립대에는 연구목적 초빙교수가 모두 8명 있는데 이 중 7명이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신설된 이후 가장 먼저 임용된 인물은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이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정무부시장 직을 맡아 박 시장을 보좌해왔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8월21일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시립대 측은 김 전 부시장이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없어 앞으로도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립대에 임용된 초빙교수들은 경력과 능력에 따라 월 급여로 400~600만원 정도를 지급받고 있다.

지난 7월1일 임용된 기 전 정무부시장의 경우에는 좀 더 염치가 없었다. 그는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바로 다음날인 7월2일 광주 광산을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7·30재보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기 전 부시장은 선거 중반부터는 출마지역을 서울 동작을로 옮겨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한 달가량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 휴직계를 내는 것이 당연했지만 기 전 부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휴직계를 내지 않고 급여를 정상적으로 타갔다.

출근 안 해도 월 급여 500만원 꼬박꼬박
뇌물수수로 구속된 사람에게도 급여 지급

이에 대해서도 시립대 측은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신설되면서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의 시스템대로라면 초빙교수가 단 하루도 출근을 안 한다고 해도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는 설명이다.

초빙교수가 출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기 전 부시장은 지난 7월1일 초빙교수로 임용돼 벌써 임용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연구과제 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목적 초빙교수라면 연구과제를 먼저 정한 후 이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임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지만, 시립대에서는 특정인물을 먼저 임용한 후 뒤늦게 그 인물이 연구할 수 있는 과제를 부랴부랴 선정하고 있었다.

 

기 전 부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임명된 연구목적 초빙교수들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연구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시립대 측은 특히 지난 2013년 2월에 임용돼 1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온 김형주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김 전 부시장은 연구과제는 정해져 있지만 연구과제가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해왔다.

대학의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과제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느라 바빴을 김 전 부시장이 얼마나 내실 있게 연구를 진행했을지도 의문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낙하산은 이미 있던 자리에 꽂아주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례는 아예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들어 꽂아주는 신종 낙하산”이라고 지적했다.

시립대 사무실에서 직접 만난 기 전 부시장은 “현재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빙교수로 임용되고 곧바로 선거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다 감안해서 현재 연구를 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신종 낙하산?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고,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 상당수가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박 시장이 피 같은 시립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측근들은 챙긴 것이 사실이라면 따가운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이에 대한 박 시장 측의 충분한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시립대 측이나 개별부서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되면 박 시장 측이 제대로 반론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 부분은 기자님이 걱정하실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시립대에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처음 신설되고 그 자리에 박 시장의 측근들이 대거 임용된 것은 과연 우연일 뿐일까? 박원순 시장의 시립대 전방위 낙하산 인사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mi737@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논란' 기사에 대한 서울시의 해명입니다.


① 박원순 시장의 일부 측근들이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급여만 받아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만 축냄.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 급여는 서울시 일반회계 통합인건비 예산에 편성되어 있어 학교 예산인 학생 등록금과는 무관함.
-교수라는 업무 특성 상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최근 임용된 연구 초빙교수들은 학교에 출근 후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연구 준비를 하고 있음.

②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박원순 시장의 측근들인 서울시 출신이 8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연구 목적 초빙교수제도를 신설하여 임용함.

-서울시립대학교의 초빙교수는 강의 초빙교수와 연구 초빙교수로 구분되는데, 연구 초빙교수는 학교 예산(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와 외부재원으로 운영하는 연구 초빙교수가 있음.
-연구 목적의 초빙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가 1996년 신설될 때 부터 존재하였던 제도로 서울시 출신 이외에도 이전에 총 3명의 초빙교수가 임용된 사례가 있어 서울시 출신를 연구 목적 초빙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작년에 처음 신설하였고 개교이래 처음 임용하였다는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름.

③ 초빙교수로 임용된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은 법정 구속 되었음에도 관련규정이 없어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

-초빙교수는 공무원 신분인 전임교원과는 달리 비전임교원 신분으로「시립대 비전임교원 임용규정」에 의거 계약서 체결로 채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관련 규정 및 계약서를 중심으로 법률전문가로 부터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1심 판결만으로 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자문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추후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처리 할 계획임.


④ 초빙교수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음.

-연구 초빙교수 제도는 초빙교수가 신설될 때 부터 있었으나 임용된 사례가 적어 관련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이에 대한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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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