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미리 내는 남자 김기성 미리내운동본부 사무국장

“나눔엔 성수기가 따로 없죠”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두 그릇 값을 계산한다. 먹지 않은 나머지 한 그릇의 가격은 가게에 적립돼 불특정 다수에게 돌아간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뒷사람을 위해서 만든 나눔 문화다. 미리내 가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인 것이다. 이를 전파하느라 쉴 새 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기성 미리내운동본부 사무국장이다. 그에게 미리내 운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100여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맡겨놓은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이 한국에서 ‘미리내 운동’으로 재탄생했다. 배고픈 이웃을 위해 음식이나 음료 값 등을 미리 지불하는 나눔의 가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미리내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중이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곳곳에 싹트고 있다.
 
생활밀착형 기부문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미리내운동본부를 찾았다. 김기성 미리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매우 바빴다. 그의 전화 벨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미리내 운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됐다. 본부 내 상주 인력은 얼마 없었지만 열정만큼은 한 가득이었다.
 
“나눔 플랫폼 전문 서비스 업체에서 ‘기부톡’이란 앱을 개발했었어요. 기부톡은 전화 이용자가 통화를 종료한 후 여러 기부 프로젝트 중 하나를 선택해 기금을 모으는 기부 플랫폼이었죠. 통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기부톡이 실행돼요. 이때 여러 개의 모금 화면 중 하나를 선택해 각 후원 단체에 기금을 전달하는 시스템이었죠. 그런데 기부톡을 활성화시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모델을 고민하던 찰나, 이탈리아의 ‘맡겨놓은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을 접하고 나눔 운동이 가게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리내 운동까지 이르게 됐어요.”
 
미리내 운동의 목적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함께 생활 속 나눔실천운동을 전개해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미리내 운동은 비영리단체로 이제 막 1년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내에 280여개, 해외에 3개 미리내 가게가 생기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5년 간 목표는 국내 1만점, 해외 500점이다.
 

“미리내 가게 신청이 들어오면 우선 가게 주인의 의지를 확인한 뒤 직접 가게를 방문해 간단한 행사를 시작으로 관계를 맺어요. 지방의 경우 재방문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방문이 갖는 의미가 커요.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부톡과 함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등 여러 개의 채널을 유지하며 미리내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있어요. 미리내가게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고요.”
 
“미리내 운동은 공동체 보험”
밥 굶는 뒷손님 비용 부담
따뜻한 사회 만드는 데 일조
 
미리내 운동은 미국 탐스 슈즈와 비슷한 모델이기도 하다. 탐스 슈즈는 신발 두 개의 가격을 지불하고 하나를 사면 나머지 하나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간다. 작년엔 1000만 켤레가 판매됐다. 나눔 마케팅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미니래 운동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사무국장은 “내는 사람이 있으면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피드백을 강조했다.
 
“미리내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에요. 미리 낸 기록이 활발한 가게는 기본적인 신뢰가 쌓여 지속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요. 시흥의 한 국수집의 경우 1600그릇이 적립됐어요. 심지어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와 2그릇의 국수 값을 낸 고등학생도 있었죠. 요즘엔 아이들의 참여율이 높아요. 미리 내고 인증샷을 찍어 미리내 SNS에 올리는 일이 부쩍 늘었어요. 가게 주인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더 힘을 내죠.”
 
“아저씨 이거 뭐에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슈퍼에 놓여 있는 모금함을 발견한 아이의 질문에 가게 주인은 미리내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과자를 사고 남은 동전을 모금함에 넣었다. 가게 주인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미리내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이처럼 신선한 충격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사람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지만 때로는 손해를 보면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같은 현상을 높이 평가했다.
 
“송파구 세모녀 자살 사건 이후 서울시가 저희에게 의견을 구한 적이 있어요. 당시 미리내 가게 주인들에게 일종의 지역 정보원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어요. 미리내 운동이 지역 내 징검다리 역할을 해 식사 한 끼를 통해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 운동은 일종의 사회사업이기도 해요.”
 
김 사무국장은 미리내 가게를 ‘소셜스토어(Social Store)’라고 정의한다. 동시에 ‘소셜 인슈어런스(Social Insurance)’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리내 운동이 공동체 번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과제다.
 
“사실 미리내 운동은 민간이 스스로 준비하는 보험이나 다름없어요. 누구나 가난해질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타인을 위해 돈을 미리 낼 수 있어도, 나중엔 타인이 미리 낸 돈으로 밥을 먹게 될 수도 있는 거죠. 건강한 사람이 보험료의 혜택을 바로 받지는 못해도 보험료를 내는 동안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잖아요.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에요.”
 
더불어 사는 가치
 
연말이면 특히 연탄과 함께 나눔을 강조한다. 그런데 어려운 사람들은 겨울에만 어려운 게 아니다. 겨울에 연탄이 필요하다면 여름엔 선풍기가 필요하다. 나눔엔 성수기가 없다는 뜻이다. 김 사무국장은 4계절 내내 나눔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옆집에서 비극이 일어나도 시체 썩은 냄새가 나기 전까진 모르는 게 오늘의 현실이에요. 경제적 양극화 문제, 고령화 사회 진입 등 갖은 사회문제로 사회적 약자가 꾸준히 양산되고 있어요. 미리내 운동이 지속성을 갖고 나아가면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이 차츰 해결될 거라고 믿어요.”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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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