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타계했다. 2004년 그룹이 분해된 지 10년 만이다. 그의 올해 나이 73세.
부산 출신인 신 전 회장은 1941년 경기고,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부친 고 신덕균 명예회장이 창업한 식품회사 동방유량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경영기획실장, 사장, 회장 등을 역임하며 식용유 브랜드 ‘해표’를 키워냈다.
부친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동물성 위주이던 식용유 시장에 100% 대두로 만든 해표 콩기름을 출시했다. 이어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을 선보이며 웰빙 식용유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신 전 회장은 1996년 회사 이름을 신동방으로 바꿨다. 신 전 회장의 신동방은 증권과 유통업종 등에 진출하면서 식품에 머물던 사업 분야로 확대됐다.
노태우 옛 사돈…지병으로 별세
‘해표’로 한때 식용유시장 주도
하지만 1997년 추진한 미도파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신동방은 위기에 몰렸다. 적대적 인수합병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위기까지 겹쳐 1조원 신동방은 가까운 부채를 떠안았다. 신동방은 결국 1999년 4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룹은 2004년 전분당 사업을 CJ에, 식용유 부문을 사조그룹에 팔면서 공중분해됐다. 신 전 회장은 1999년 재산 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신 전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로 지내기도 했다.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과 신 전 회장의 딸이 결혼해 2012년 이혼할 때까지 23년간 사돈관계로 지냈다. 이러한 관계로 신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당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일부를 나눠 내기도 했다. 신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에는 31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효성그룹 회장인 조석래 전 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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