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⑩‘창조경제 전도사’ 김기현 울산시장

“창조·품격·희망 가득한 울산 미래 그려가겠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이번 호에 <일요시사>가 만난 광역단체장은 ‘창조경제 전도사’ 김기현 울산시장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시정 화두는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다. 여기에는 지난 50년간 공업화로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을 ‘창조’ ‘품격’ ‘희망’을 키워드로 새롭게 그려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울산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변방도시라는 한계와 주력산업인 조선, 중공업, 석유화학산업 등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며 숱한 난제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시장이 역대 울산시장선거 사상 최다 득표(65.4%)로 당선된 것은 ‘김기현이라면 울산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울산 남구을)으로 중앙정치무대에서 그가 보여준 활약을 눈여겨봤던 시민들이 울산에서도 중앙정치무대에서와 같은 활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 시장은 국회 입성 후 10여년간 새누리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 중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에도 충실해 무려 88개의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근혜정부의 대표적 경제기조인 ‘창조경제’도 김 시장이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시절 기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창조경제는 울산의 재도약을 위해 김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 시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울산은 지금 ‘창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며 “울산이 우리나라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중추도시로 나아가도록 이끌겠다”며 창조경제 전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사법·입법부 경험에 이어 행정까지 경험하게 된 김 시장은 시장임기를 어떻게 수행해 나가느냐에 따라 개인적으로도 정치적 도약기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제 민선6기 울산시장으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그려나갈 김 시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 울산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무엇을 꼽고 계시는지요?

▲ 우선적으로 창조산업 아이템 발굴 및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업 등의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IT 등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정책관’을 두고, 민·산·관 합동으로 창조경제기획단(가칭)을 설치해 미래 거점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 이외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안들이 있으시다면?

▲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인프라구축이 적기에 조성되는 것은 물론이고 석유거래 관련 금융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전지산업이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울러 전력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이른바 ‘스마트 그리드 사업’ 육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취임사에서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히시며, 울산의 미래상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창조’ ‘품격’ ‘희망’을 제시하셨습니다. 각 키워드로 어떻게 울산의 미래를 꾸려갈 것인지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창조’는 울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창조경제 실현을 의미합니다. 이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품격’은 행복한 삶의 질 제고와 직결되는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품격있는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끝으로 ‘희망’은 ‘희망도시 울산’으로 나아가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인프라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시민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찬 울산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창조산업 아이템 발굴 및 육성 중점 추진”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 만들 것”


-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에 대한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기간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의 노후 원전 폐쇄 등 탈핵 공약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후 원전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 노후 원전의 지속적 사용은 시민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전)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 원전 사용연장이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검증된 것이냐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많은 사전적 절차와 합의를 거친 부분인 만큼 당장 이를 중단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국가 전체의 전력수급 문제와 에너지 공급원 등 제반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중장기 원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 경기침체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장기 과제로 밀린 경전철 사업의 재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고령화 사회, 도시환경 문제 등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하면 대중교통수단의 다양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에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중교통체계 전반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경전철 사업은 대중교통 다양화의 한 방안으로 종합적인 시각에서 고려할 생각입니다. 다만 지방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재정운영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시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모색할 예정입니다.

- 김 시장께서 지난 1일 새로 선보인 인사가점제도(실적가산점제도 활성화 방안)에 ‘시장 칭찬항목’을 비중 있게 두신 것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평직원이 시장과 직접 대면이 어려운 만큼 실·국장에 대한 줄서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칭찬항목은 개개인에 대한 칭찬이 의례적인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즉각적인 인사고과 인센티브로 명확하게 반영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가 효과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평소 업무에 관해 평직원들과 기탄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주요 업무에 대해서는 실무자들과 활발한 토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이 제도를 통해 소신 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울산은 산업단지가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편입니다. 안전한 울산을 만들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 울산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고 액체위험물 취급량은 전국 최대입니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안전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다시 설계해 안전정책부서를 행정부시장 직속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산단안전팀을 신설했습니다. 또한 대형 재난사고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울산 U-CITY 통합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종합소방훈련장 조성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난으로 힘겹게 지자체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해법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재정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방자치는 허구입니다. 현재 제도상 중앙과 지방이 세입은 8 대 2, 세출은 4 대 6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재정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방재정력 확충을 위한 지방소비세율 인상, 지방교부세율 인상, 보조금 포괄위임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가사업의 지방부담 전가 해소 등을 통한 실질적 지방자치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울산에서 근래 치러진 총선, 지방선거, 보궐선거를 모두 새누리당이 석권하며 새누리당 일색의 정치지형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를 하시는지요?

▲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창조의 틀을 바탕으로 새로운 울산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시민들의 강렬한 희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정적이고 확실한 지역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시민의 열망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앞선 질문과 관련해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의회와의 관계를 우려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의회출신으로 의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의회에 여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대표해 모인 자리인 만큼 시민들의 입장에서 비판할 것이 있다면 충분히 비판해주시고,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시정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의회와는 견제와 균형을 기본으로 객관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소신 있고 열심히 일하는 공직분위기 조성”
“경제지표 1위 넘어 행복지수도 1위 만들 것”

- 4년 뒤 울산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 울산은 지금 ‘창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울산이 우리나라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중추도시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한편 단순한 경제적 지표, 소득지표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행복지수도 1위가 되도록 울산을 변화시켜 보겠습니다. 아울러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 울산의 새 시대를 연 시장, 도시의 틀을 바꾼 시장, ‘희망의 사과나무’ 씨앗을 뿌린 선견지명이 있었던 울산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울산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존경하고 사랑하는 120만 시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약속드리겠습니다. 항상 섬김과 나눔의 낮은 자세로, 우리 울산이 도시 역량에 걸맞는 위상을 정립하고 명실상부한 일류도시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저와 함께 시정을 이끌어나가시는 주인공이십니다. 새로운 울산, 변화된 울산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뛰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시민 여러분들이 여태까지 해 오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저에게 많은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carpediem@ilyosisa.co.kr>


[김기현 울산시장 프로필]

▲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판사
▲ 울산광역시 고문변호사
▲ 울산 YMCA 이사장
▲ 17·18·19대 국회의원(울산 남구을)
▲ 한나라당 대변인
▲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 민선 6기 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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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