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르포> 다인종 섞여 노는 ‘홍콩 밤거리’ 스케치

만취한 반라녀 다짜고짜 스킨십 "진짜 홍콩 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홍콩의 압구정동 ‘란콰이퐁’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유흥가로 손꼽힌다. 해가 저물면 동양인지 서양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축제의 장을 연다. 클럽, 펍, 라이브하우스 등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대기해도 소용없다. 그러나  자리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굳이 클럽에 입장하지 않아도 거리에서 클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란콰이퐁의 열기를 <일요시사>가 직접 느껴봤다.

보통 황홀함을 ‘홍콩’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홍콩가자’는 말은 이미 대명사가 된 지 오래. 그런데 이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란콰이퐁’일 것이다. 홍콩에서 가장 황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란콰이퐁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는 행상인이 밀집해 있던 센트럴의 작은 구역에 불과했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현재는 클럽, 펍, 레스토랑이 즐비한 아시아 최고의 유흥가로 탈바꿈했다.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존재감 만큼은 홍콩을 집어 삼킬정도다. 국내외 핫 스타들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란콰이퐁. ‘홍콩’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곳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시사>는 뜨거운 홍콩여름 밤의 진수를 맛보고자 지난 15일 란콰이퐁을 찾았다.

홍콩의 중심
젊음의 거리
 
홍콩 센트럴역 D2출구 오른쪽으로 나와 홍콩섬 중심 방향으로 길을 따라 5분쯤 걷다보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간판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빌딩 그리고 명품매장이 나온다. 여기서 표지판에 따라 란콰이퐁 방향의  언덕으로 향했다. 골목골목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젊은 남녀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저마다 한 손에 맥주병을 쥔 채 길거리에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사실 한국의 강남이나 홍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분위기여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란콰이퐁 초입에선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현지인의 길 안내에 따라 길게 늘어진 언덕 위 계단을 오르는 순간,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퍼지던 음악의 진원지에 가까워짐을 느꼈다.
 
아시아 최고의 쾌락지구 ‘란콰이퐁’
취한 여성들 사냥감 찾아 밤새 배회
 
언덕 위 계단을 나와 고개를 치켜들자 진정한 란콰이퐁의 모습이 펼쳐졌다. 수많은 클럽, 펍 등에서 흘러나온 클럽 음악이 한데 뒤섞여 묘한 울림이 퍼져 있었다. 빼곡한 인파에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어디로 발길을 옮겨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기자의 몸도 어느새 인파를 향해 강렬한 음악과 함께 언어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
 
란콰이퐁 중심가엔 정체불명의 주사기를 입에 물고 있는 이들도 곳곳에 보였다. 순간 당황했지만 알고 보니 알록달록한 칵테일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거리에서 주사기 칵테일을 판매하는 사람이 여럿 보였다. 사람들은 맥주 혹은 양주를 손에 쥔 채 홍콩의 밤을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그들처럼 술을 구하고자 인근 편의점을 향했다. 란콰이퐁 편의점 줄은 길게 늘어져 도저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술을 구매하기 위한 외국인의 행렬이 계속 이어졌고 저마다의 언어가 울려 퍼져 계산대는 혼비백산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쉴 새 없이 계산하면서 동시에 맥주 박스를 이리저리 나르면서 빈 냉장고를 술로 가득 채웠다.

거리에 널 브러진

술병과 그녀들…
 
편의점 바로 앞에는 포옹하며 키스하는 남녀, 쪼그려 앉아 양주를 따라 마시는 사람, 양손에 맥주를 들고 온몸에 뿌리는 사람 등 다양한 취객들이 진상을 부리기도 했다. 편의점 주변엔 사람들이 먹고 버린 술병이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심지어 사람도 굴러다녔다. 많은 이들이 취해 있기 때문에 다소 거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깨 부딪힘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이 서로의 멱살을 잡고 밀치면서 언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싸움을 말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갈등은 삽시간에 원만히 해결된다. 그리고 언제 싸웠냐는 듯이 맥주병을 맞대며 “치어스!’를 외친다. 비일비재한 일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이 란콰이퐁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란콰이퐁에선 취하지 않은 채 거리를 걷는 게 어색할 정도로 취객이 넘친다. 그래서 이곳을 처음 찾은 이들은 취기를 빨리 올려 어색함을 씻고자 처음부터 양주를 벌컥벌컥 마시기도 한다. 길거리에 양주병이 널브러져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 같은 길거리 문화는 란콰이퐁을 전부 설명하지 못한다. 란콰이퐁의 진면목은 클럽에서 나온다.
 
란콰이퐁 입구부터 20분 동안 쾌락지구 구석구석을 돌아본 결과 소문대로 수많은 클럽이 밀집해 있었다. 또 간판은 ‘펍’이지만 내부는 클럽인 곳도 다수였다. 일부 펍에서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반 클럽은 한국의 클럽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클럽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서양인이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얼핏 이태원과 비슷하지만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술집마다 ‘광란의 파티’
여기저기서 진한 스킨십
국적 물어보면 ‘코리안’
 
클럽주변에는 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불금을 보내기 위해 란콰이퐁에 도착한 클럽녀들이 하나 둘 내렸다. 밀착 원피스 차림이 대세였다. 그녀들의 매끈한 몸매는 주변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홍콩 클럽 입장료는 200홍콩달러(한화 2만6000원 선)에서 600홍콩달러(한화 8만원 선)까지 형성돼 있었다. 이 금액은 남성에게만 해당된다. 여성은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한 클럽에만 머물지 않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클럽 ‘수질’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는다. 빈손으로 가도 밤새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복장상태가 불량(?)하면 클럽 입구만 구경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남녀모두에게 해당된다. 실제로 기자는 샌들을 신고 M클럽에 갔다가 퇴짜를 먹었다. 웃돈을 제시하며 입장을 재차 요구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물 좋은 클럽에 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부터 체크해야 한다. 다만 여성의 경우 복장이 부적합해도 예쁘다면 통과되는 경우도 있다. 

서양남 찾아…
혼 빼고 ‘헤벌레’
 

클럽을 배회하는 여성 중 피부가 하얀 동양여성은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일 확률이 높다. 패션만으로도 충분히 구별이 가능할 정도. 열이면 아홉이 그랬다. 동양여성이 몰려 있는 곳엔 어김없이 한국말이 들렸다. 그리고 이들 주변에는 서양 남성들이 득실거렸다. 한국여성들이 몰려간 H클럽을 따라가 봤다. 내부는 여느 클럽과 비슷했지만 성비는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특히나 한국인이 많았다. 반면 한국인 남성은 찾기 힘들었다. 클럽 내 남성 대부분은 서양인이었다.
 
클럽에는 발정 난 남녀가 넘쳤다. ‘부비부비’ 그 이상의 스킨십이 곳곳에 포착됐다. 서양남성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아무렇지 않게 동양여성들의 가슴을 주물렀다. 다소 위험한 행동이었음에도 동양여성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드카를 마시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킨십의 강도는 높아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동양녀는 서양남의 차지였다. 한 이탈리아인은 음흉한 눈빛으로 “한국여성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반면 동양남성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없었다. 그저 술을 마시며 음악에 집중할 뿐. 클럽에선 흔하디흔한 ‘부비부비’도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간혹 동양남성이 서양여성에게 접근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완패’를 맛보기 일쑤였다.
 
친구들과 마지막 일정으로 란콰이퐁 클럽을 찾은 한국인 엄씨는 “이럴 거면 차라리 홍대 클럽에 가는 게 낫겠다”며 탄식했다. 한국에선 먹혔지만 홍콩에선 답이 없다는 것. 분명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 결국 이들은 인도 여성들과 어울리며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변태짓 하고
당당하게 ‘코리안’
 

인근 B클럽으로 이동해봤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동양녀는 여전히 서양남의 차지였다. 그런데 동양녀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특정 서양인을 독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이 감지됐다. 이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한곳을 향했다. 큰 키, 넓은 어깨, 높은 코, 하얀 피부, 금발 서양인이 주인공이었다. 이 서양인 주변에만 섹시한 여성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다툼도 벌어졌다. 자리 경쟁을 벌이면서 몸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서로의 국적을 물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대부분 ‘코리안’이었다.
 
한국남성들도 서양녀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 스킨십을 시도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간혹 서양녀의 불쾌한 표정을 모른 체 하고 무작정 스킨십을 시도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 같은 눈치 없는 행동에 서양녀가 국적을 물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 ‘코리안’.  한국의 클럽문화가 망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홍콩(란콰이퐁)=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마카오 호텔 성매매 실태 “오빠”노크하는 리스보아 걸
 
마카오 최초의 카지노 호텔로 유명한 R호텔은 화려한 외관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마카오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그런데 R호텔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마카오 미녀 ‘리스보아 걸’이다. R호텔 지하 쇼핑몰에 가면 같은 길을 계속해서 왕복하는 리스보아 걸을 만날 수 있다. 그녀들이 쇼핑몰을 배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매매 수요자를 찾기 위함이다.
 
R호텔 지하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바로 호텔 객실로 이동해 성매매를 한다. 리스보아 걸들은 보통 1200홍콩달러(한화 16만원 선)에서 1500홍콩달러(한화 20만원 선)를 부른다.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리스보아 걸들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모델 뺨치는 워킹을 보인다.
 
그런데 이들의 워킹에는 이유가 있었다. 성매매 단속 때문이었던 것. 마카오에서는 직업여성이 제자리에서 성매매 남성을 기다리면 불법이라고 전해진다. 현지 경찰은 리스보아 걸의 실체를 알고 있음에도 단속할 근거가 없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상태. 마카오 밤 문화의 중심엔 리스보아 걸이 있다.
 
회전초밥처럼 돌고 도는 쭉방걸들
객실·로비 돌며 직접 호객행위도
 
마카오 시내를 등지고 외곽으로 나가면 더 많은 호텔들을 볼 수 있다. 유명한 G호텔과 V호텔 등 수많은 호텔들이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호텔수요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 현재 이 두 호텔은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G호텔과 V호텔 주변을 둘러본 결과 R호텔과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야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호텔 근처로 향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여성들이 달라붙었다. 두 여성이 팔을 붙잡고 한국말로 말했다.. “19살” “오빠 마사지”.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관광객도 성매매의 유혹을 받고 있었다. 그녀들은 미성년자임을 강조하면서 1500홍콩달러(한화 20만원 선)를 제시했다. 아무리 봐도 미성년자가 확실했다.
 
성매매 유혹을 뿌리치고 V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한 5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팔짱을 낀 채 호텔 객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코 정상적인 커플이 아니었다. 호텔 내 카지노도 마찬가지였다. 카지노에서 게임은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앉아 있거나 서성거리는 여성들이 있었던 것. 다른 장소도 비슷했다. 호텔 전체에 성매매 여성들이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마카오에선 성매매가 보란 듯이 이뤄지고 있다.  
 
V호텔 카지노 관계자는 “성매매 때문에 이 호텔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당국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채한다”며 ‘외화벌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택시기사는 “황홀한 밤을 보냈냐”고 대뜸 물어보며 “마카오 여자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마카오=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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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