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안철수·김한길 무덤론' 막전막후

최악의 공천참사 "지방선거 그렇게 말아먹더니 또?"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7·30재보선 공천과정을 지켜본 당 관계자들은 한 마디로 '공천참사'라고 표현했다. 명분 없는 전략공천이 난무했고, 당원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충돌까지 있었다. 이번 공천을 주도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은 폭발 일보직전이다. 다가오는 재보선이 두 사람의 '정치적 무덤'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에 나도는 이유다.

"이제 두 사람(안철수·김한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없다."
진통 끝에 7·30재보선의 대진표가 드디어 완성됐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공천 후폭풍에 휩싸여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지역에선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당원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충돌까지 있었다.

개혁공천?
공천참사

이번 공천과정에 대해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제 두 사람은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뭐라 말할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두고 '불통'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번 공천과정을 지켜보니 두 사람이 박 대통령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이번 공천을 주도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당 안팎에선 이번 공천과정에 대해 "개혁공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역대 최악의 회전문 공천"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공천참사'라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자칫 이번 공천 결과가 전체 재보선 판세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공천과정을 지켜보며 "국민은 재보선에서 우리 당을 도와주려는데 우리가 걷어차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적으로 모두 15곳에서 치러진다. 역대 최대 규모로 선거의 승패에 따라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어온 중요한 선거다.

'동지' 조경태 마저 안철수 맹비난
원칙·신뢰 무너진 사상 최악의 공천


당초 선거판세는 새정치연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세월호 참사 정국과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GOP 총기 사고 등이 이어지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속절없이 하락했고 새정치연합은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공천과정은 새정치연합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우선 이번 재보선에서 유일한 서울 지역구이며 여야의 승패를 판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히던 동작을에는 난데없이 광주 광산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전략공천 돼 논란을 일으켰다. 기 후보는 당시 광주 광산을에 선거사무소까지 차려놓은 상태였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던 사람을 전략 공천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지난 8일 기 후보의 동작을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당초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몰려와 항의를 하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됐다. 허 후보는 지난 2000년부터 동작을을 지켜온 인물이다. 기 후보와 허 후보는 486 운동권 출신으로 '20년 지기'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양측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낙하산 인사
지역민 우롱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고 법무부장관까지 역임한 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로 눈길을 끌었던 광주 광산을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은폐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이 전략공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대선 직후 민주당(현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태와 관련해 제보자에게 고위직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에 휩싸여 곤혹을 치른바 있다. 그런데 당 지도부가 권 과장을 광주에 공천함으로써 매관매직 의혹에 또 한 번 스스로 불을 지피고 있다는 비판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권 과장이 정치권 진입을 노리고 그동안 허위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로 권 과장이 수사 은폐 당사자로 지목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고 재판과정에서 권 과장의 진술은 여러 허점이 노출됐다.

이 같은 의혹이 선거 과정에서 계속 불거진다면 수도권 전체 판세에 악영향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권 과장은 그동안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미 지역에서 다수의 후보들이 선거활동을 펼치고 있던 상황에서 권 과장의 갑작스런 전략공천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천이 곧 당선으로 통하는 광주 광산을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폭로에 대한 보은 차원이 아니라면 권 과장을 왜 전략공천한 것인지 뚜렷한 명분이 보이지 않는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했던 천 전 의원은 결국 공천 결과에 승복했지만 당 내에서는 두 공동대표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속임수까지 쓰면서 '천정배 죽이기'를 자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안 대표는 동작을에 출마했던 자신의 최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을 수원정에 전략공천하고 이미 수원정에 출마한 김한길 대표의 측근인 박광온 대변인을 수원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막판까지 묻지마 낙하산인사가 횡행했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의 상당수 후보들은 당 지도부가 갑자기 내리꽂은 인물들이라 후보자등록일까지도 주소지를 선거구로 이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치르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 제1야당의 후보들이 자신은 투표권조차 없는 상태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재보선 공천참사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당장 조경태 최고위원은 권 전 과장의 전략공천을 비판하며 "만약 재보선에서 패배하면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고 두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고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두 공동대표와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던 인물이었다.

안 대표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당시에는 신당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공천 과정을 계기로 조 최고위원마저 두 공동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이전부터 두 공동대표에게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던 구민주계 인사들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재보선을 기점으로 조기 전대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필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공천이 끝난 후 비난의 화살은 온통 두 공동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이 친노를 위시한 구민주계 부활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친노 부활
안철수 몰락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벌써부터 재보선 승패 기준점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가 치러지는 15곳의 원래 주인을 따지면 새누리당 9곳, 새정치연합 5곳, 통합진보당 1곳이다. 당 지도부에서는 7대8만 나와도 이긴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지만 구민주계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박근혜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감안할 때 적어도 10곳 이상에서는 이겨야 성이 차는 선거라는 것이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조기 전대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는 점점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두 대표의 원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문제는 또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동작을에서 패한다면 두 공동대표는 책임론을 피해가기 힘들다는 점이다. 두 공동대표가 전략공천을 강행한 기동민 후보는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다. 때문에 당 내에서는 "인지도도 없고 명분도 없는 인사를 가장 중요한 격전지에 꽂아 넣었다"는 비판여론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재보선 승패기준점 놓고 당내 이견
'마음은 콩밭에' 불붙는 조기 전대론

반면 새누리당은 동작을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도 출마했던 거물급 인사인 나경원 전 의원을 공천했다. 나 전 의원과 같은 거물급 인사를 상대로 기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동작을은 노량진 대방 등으로 이뤄진 동작갑과 달리 사당 흑석 등 여권 지지 성향이 높은 동네로 구성돼 있어 야권으로서는 공략하기 쉽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당초 새정치연합에 유리할 것으로 평가되던 재보선의 판세는 어느 순간부터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이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새정치연합의 공천 잡음이 언론을 통해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재보선이 두 사람의 정치적 무덤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에 나도는 이유다.

특히 안 대표는 이번 재보선 말고는 앞으로 특별한 선거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측근들을 원내로 진입시켜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천과정에서도 안철수의 사람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떠나간 측근
외로운 철수

오히려 안 대표의 최측근인 금 전 대변인은 동작을 공천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안 대표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공천과정을 거치면서 김 대표마저 안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측근들이 연이어 안 대표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은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10년 가까이 여권에 끌려 다니기만 했던 야권이 드디어 향후 정국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명분 없는 공천의 책임을 회피할 유일한 방법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 뿐이다.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설사 두 사람이 대표직을 유지한다 해도 사실상 허수아비 대표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천참사 비판에 격노한 안철수
"그런 잣대라면 하나님도 비판받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이 7·30재보선 전략공천 과정에서 제 사람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런 잣대로 비판한다면 하나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공천되지 않으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또 "기존 후보로 힘든 상황에서 가용한 인재풀을 총동원해 최적최강 후보를 뽑았고 어떤 사적 고려도 없이 원칙에 따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했다"며 이번 공천과정에 대한 비판에 적극 항변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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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