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잇단 연예인 사기 왜?

방송에 안 나온다 했더니 ‘허걱’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가수 한혜진 부부와 배우 나한일 형제가 부동산 사기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가수 송대관 부부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고 가수 최성수의 아내는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연예인들이 사기혐의로 피소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누리꾼들은 그들의 안일함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수 한혜진이 남편과 함께 부동산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한혜진 부부는 고소인인 사업가 이모씨에게 2012년 9월 경기 남양주 별장 매입과 경기도 안성 토지 매입 등의 투자를 권유하며 38억5000만원을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배우 나한일 형제는 해외부동산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나한일 형제는 2007년 6월 피해자 김모씨에게 카자흐스탄 주상복합건물 신축사업을 소개하고 수익금에 30%를 더해 상환하겠다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부분 투자 사기

앞서 가수 송대관 부부는 부동산 사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송대관 부부는 2009년 충남 보령시 일대 부동산 투자개발 명목으로 캐나다 교포 A씨에게 3억7000만원을 받고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근저당으로 설정돼 개발이 불가능해졌고 A씨는 송대관 부부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가수 최성수의 아내는 가수 인순이에게 사기혐의로 피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1년 11월 인순이는 "최성수의 부인 박씨가 시행사 대표로 있는 서울 동작구의 빌라 '흑석 마크힐스' 사업에 50억원을 투자했으나, 투자한 원금과 이에 대한 이자, 그리고 수익금을 포함해 총 50여억원을 거의 회수하지 못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밖에 가수 혜은이의 남편이자 배우 김동현이 지인에게 1억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아 피소됐고 명리학자 출신의 방송인 이수가 투자 사기 혐의로 지난 2월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수는 명리학자와 방송인 신분을 이용해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6억6000만원 규모의 투자 사기 사건으로 지난해 8월 구속됐다.

연예인이 연루된 사기 사건이 잇따르자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지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연예인들이 그릇된 판단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

아이디 domok****은 자신의 블로그에 "가수, 배우, 탤런트 등 연예인은 공인이다보니 신분이 확실할거라 생각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만 보고 믿고 거래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뒷통수를 맞으면 분통이 터질 것이다. 그런데도 연예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혜진·나한일 사기 혐의로 피소
송대관·최성수 날선 법정 공방중

아이디 pds****도 블로그에 "사기 혐의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연예인들이다. 어느 정도 벌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연예인들이 사고를 치는 것을 보면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건의 진실을 떠나 피소 혹은 기소를 당할 만한 요건을 연예인 스스로가 제공하지 않고서는 이처럼 사건이 세상에 불거질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누리꾼은 "자만은 추락에 앞서 찾아온다. 우리 연예계는 거품이 너무나 많다. 겉으로 꾸미고 바꾸고 벗는 것이 전부가 아닌 연예인이 되어 머릿속이 알찬 연예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스스로 변화하도록 노력하고 공부하며 올바른 길로 가는 것에 최선을 다 한다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연예계가 비젼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위해 욕심과 탐욕에 찌들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자성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은 연예계에서 반드시 도태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연예인들을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qlfel****은 "연예인 사기 사건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살펴 보면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연예인이 직접 사기를 친 게 아니고 연예인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명의를 빌려 주었다든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랑 안면이 있어서 사업장에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공인인 연예인 얼굴을 믿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된다. 그러나 얼마 못가 사업이 부진해 손실을 보게 되면 당장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이 되며 사기를 쳤다고 인터넷에 대문짝만하게 글들이 올라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누리꾼은 또 "상황에 따라서 연예인들도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이미 연예인은 사기를 친 것으로 보도가 나가기 때문에 한 번 실추된 명예는 회복되기가 어렵다. 연예인 사기 사건 유형들 중 또 하나는 연예인들의 얼굴만 내걸고 사업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경우도 많다. 프랜차이즈 사업들도 그렇고 결국 사업이 잘 안 되어 피해자들이 많이 생기게 되면 연예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아이디 aidjf****은 트위터에 "연예인도 연예인이기 전에 사람이다. 그런데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악용해 죄가 없는데도 일단 고발하고 보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닌 것을 언론에 노출시켜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미지 회복 불능

아이디 fiejfg****도 "사기 혐의가 무혐의로 판결이 나고 고소취하로 끝난다고 해도 이미 연예인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져 버린 상태기 때문에 이미지는 되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강간 피소 사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시후가 대표적이다. 박시후는 난해 7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번번이 컴백이 좌절되다가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초콜릿 광고모델로 컴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