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강주모 기자 = 선주협회 지원 해외연수 의원들, 부랴부랴 경비 반납
지난해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외국시찰을 다녀왔던 국회의원들이 해당 경비를 세월호 참사 이후 반납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선주협회는 전날(25일) 지난 해 5월6일부터 10일까지 닷새동안 한국선주협회 후원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한 국회의원 5명과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의원 6명이 해당 경비를 모두 반납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새누리당 박상은·김무성·이채익·김성찬·김한표·함진규 의원 등 6명이 아랍에미리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검찰의 해운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인 지난 20일 선주협회에 1인당 550만원의 경비를 되돌려 보냈다.
이들은 지난 3월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와 청해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두바이 시내 관광 일정 등을 소화했다.
또 지난해 5월6일부터 1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선주협회 후원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한 새누리당 박상은·정의화·김희정·이채익·주영순 의원도 지난 5월20일 1인당 330만원을 협회에 반납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협회 관계자는 26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초 정산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세월호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이 작업이 늦어진 것 뿐"이라며 "지난해 연수 경비는 박상은 의원이 모아서 협회에 보냈으며, 올해 3월 소화한 일정은 의원 개인별로 정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년이나 지난 뒤에서야 정산을 시작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해당 기간 연수중이었기 때문에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해외 부대 방문이나 화물선 체험 등 일정이 외유로만 비쳐지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도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거나 검찰의 청해진해운 등 관련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없었더라면 굳이 해당 의원들이 과연 해당 경비를 협회에 반납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협회의 해명도 군색하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3월과 5월에 다녀왔던 경비를 아직까지 정산하지 않았던 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한달이 넘어가는 데도 '세월호 핑계'를 대는 것은 애초부터 정산 의지가 없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청해부대 격려 취지로 다녀온 것인데 업체 후원으로 외유를 다녀온 것처럼 오해받는 상황이 됐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게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하고자 각자 모든 경비를 납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직후 선주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으로 국회의원들이 외유성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으며, 해당 의원 다수는 '바다와 포럼'(대표 새누리당 박상은) 소속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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