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박근혜 대통령 ‘도깨비 수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 기업인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 해외순방에 모두 참여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국 순방을 시작으로 중국(6월), 베트남(9월), 인도네시아(10월), 프랑스·영국·벨기에(11월), 인도·스위스(올 1월), 독일(3월), 이번 중앙아시아 3개국까지 모두 8번 순방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 해외 순방에는 항상 51∼105명 규모의 기업인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지난 16일 시작된 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 따르면 91개 기업과 기관 등에서 모두 93명의 재계 인사가 수행했다. 경제단체가 4곳에 5명이고 공공기관 9곳, 대기업 16개에 17명, 금융기관 2명, 중소중견기업 57명, 협회가 2곳 등이다.
기업인 중 유일하게 8연속 수행
이들 중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최병오 회장 등 5명은 해외순방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7회 참석했으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최진식 SIMPAC 회장 등은 6회 참석했다.
최 회장이 주목받는 것은 형지가 중소중견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들 가운데 10여개 정도 기업들이 순방에 동행했지만 2∼3번에 불과하다. 8번 모두 경제사절단에 선발된 기업은 형지가 유일하다. 대기업까지 모두 통틀어도 ‘8번 개근’한 기업은 형지 뿐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형지가 ‘대통령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형지는 지난 2년간 덩치를 무섭게 확장해 왔다. 5차례의 공격적 인수·합병을 성사시켰고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은 1조30억원 가량을 기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매출액은 7300억원이다.
지난해 6월에는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를, 7월에는 ‘베트남 C&M’ 의류공장을 잇달아 사들였다. 8월에는 복합쇼핑몰 ‘바우하우스’를 재단장해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9월에는 학생복 기업 에리트베이직을 사들이며 학생복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형지 산하 의류 브랜드 수는 17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을 수행한다기 보다는 회사를 알리기 위한 전략적인 기회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순방을 계기로 정부 측 인사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은 좋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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