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놓치면 후회할 슈퍼 빅매치 '베스트10'

5000만 붉은악마는 4년을 기다렸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지구촌의 축구축제,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4브라질월드컵에는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이 출전해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팀의 활약도 주목된다. 알아두면 재미가 배가 되는 2014 브라질월드컵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반드시 봐야할
태극호 출격전
 
이번 월드컵에서 H조에 속한 한국(55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봤을 땐 벨기에(12위), 러시아(18위), 알제리(25위)보다 뒤지지만, 16강 진출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두 1승1무1패를 거뒀다. 독일에서는 16강 진출에 미끄러졌다. 사실 한국팀은 1승2무가 현실적으로 최적의 커트라인이다. 즉 알제리전 1승, 러시아·벨기에 전 무승부 이상을 거두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국 vs 러시아 ]
[6월18일 오전7시]
 

한국은 러시아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 성적이 16강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인 만큼 한국은 반드시 러시아를 꺾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할 만큼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는 평가다.
 
한국 축구팬들은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대리설욕을 바라고 있기도 하다. 전력 분석을 담당자 안톤 두 샤트니에(네덜란드) 코치는 러시아 대표팀 정밀 분석 자료를 작성하는 등 첫승 다지기에 힘을 쏟아왔다. 현재 한국은 러시아전 준비에 올인했다. 

[한국 vs 알제리 ]
[6월23일 오전4시]
 
태극호는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H조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알제리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팀이다. 알제리는 프랑스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 개인 기량이 예상 외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결코 방심할 상대는 아니다. 

[한국 vs 벨기에 ]
[6월27일 오전5시]
 

벨기에와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벨기에는 이번 월드컵에서 4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강호로 손꼽힌다. 벨기에는 지난해 10월 FIFA 랭킹이 5위까지 치솟은 강팀이다. 현재로선 H조 최강이다. 더 긴장되는 건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들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한국팀이 주의할 선수로는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뱅상 콩파니(맨체스터시티) 등 이 있다. 

손에 땀 쥐게 할
조별 단두대 매치
 
조별리그 48경기 가운데 한국대표팀의 3경기를 챙겨보는 것은 기본이지만 나머지 45경기를 다 챙겨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놓치면 후회할 조별리그 빅매치를 꼽아봤다. 열렬한 자국 응원도 좋지만 명승부는 반드시 챙겨서 볼만하다.

[브라질 vs 크로아]
[6월13일 오전5시 ]
 
이 경기는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므로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 삼바군단 브라질이 개최국이고 상대가 동유럽 최강 크로아티아라면 팬들로서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다. 막강한 브라질의 화력을 크로아티아가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6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은 선수 이름만으로도 상대를 주눅 들게 만든다. 생애 첫 월드컵 데뷔 준비를 마친 ‘펠레의 후계자’ 네이마르 다 시우바(FC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헐크(FC 제니트), 오스카르(첼시)등이 공격을 이끈다. 티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 다비드 루이스(첼시) 등이 버티는 수비진 역시 탄탄한 덕분에 약점이 없다는 평가다. 실력 문제보다는 개막전에서 개최국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개막전 징크스’만이 브라질의 근심거리다.
 
크로아티아는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을 책임지는 루카 모드리치의 경기 운영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18골)를 차지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의 한 방도 크로아티아의 강점이다.

‘원정 8강’도전하는 한국팀 활약 주목
첫 경기 러시아전 승리해야 16강 보여
 
[스페인 vs 네덜란드]

[ 6월14일 오전4시  ]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맞대결은 다시 보는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고 맞붙었던 이들이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맞붙으면서 축구 팬들의 시선이 ‘다시 보는 결승전’에 집중되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스페인은 연장전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전까지 준우승만 두 차례 차지했던 네덜란드는 다시 한 번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네덜란드는 첫 경기부터 설욕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스페인전 승리를 넘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네덜란드는 로빈 판페르시의 발 끝에 희망을 걸고 있다.
 
판페르시는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부상 탓에 23경기 12골에 그쳤지만 A매치에서는 81경기 41골을 기록한 네덜란드 간판 골잡이다. 판페르시의 활약 덕분에 네덜란드는 유럽지역 최종 예선 10경기에서 9승1무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판페르시를 지원하는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도 네덜란드의 핵심 전력이다.
 
스페인은 사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 등이 버티는 미드필더진이 건재하지만 부상과 수비진 경험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끈 디에고 코스타가 스페인 국적을 택하면서 스페인은 스트라이커 고민이 줄어드는 듯했지만, 코스타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상을 입으면서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것이 변수다. 대표팀을 떠난 중앙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대회 2연패를 향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이탈리아 vs 잉글랜드]

[  6월15일 오전7시   ]
 
월드컵 조별 리그 구성이 ‘2강2약’으로 이뤄지면 ‘2강’으로 꼽히는 국가들은 서로의 맞대결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착실하게 따내면 큰 무리 없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만큼은 다르다.
 
지난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우루과이와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승점을 따낼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따내지 못하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6월 15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맞붙는다.
 
두 국가 모두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절실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 조별 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축구 종가’를 자처하는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제외하곤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피를로, 잔루이지 부폰 등 노장과 주세페 로시, 마리오 발로텔리 등 ‘젊은 피’들의 신구 조화가 강점이다.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 프랭크 램퍼드, 대니얼 스터리지 등 프리미어리그 대표 스타들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독일 vs 포르투갈]
[6월17일 오전1시 ]
 
‘전차군단’ 독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버티는 포르투갈이 조별 리그에서부터 정면충돌한다. 2002년 한국월드컵부터 지난 월드컵까지 3개 대회 연속 4강 무대를 밟은 독일의 탄탄한 조직력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호날두의 맞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독일은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통산 최다골 기록에 도전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필두로 플레이메이커 메주트 외칠, 지난 대회 득점왕 토마스 뮐러 등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마리오 괴체, 안드레 쉬를레 등 독일 축구대표팀의 유망주들도 월드컵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보다 다소 기량이 떨어지는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스웨덴과의 유럽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펼쳤던 ‘원맨쇼’를 다시 한 번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페페, 파비우 코엔트랑 등 수비수들은 유럽 축구 강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브라질 ‘개막전 징크스’ 넘을까
‘죽음의 조’ 세 경기 모두 결승급

[우루과이 vs 잉글랜드]
[  6월20일 오전4시   ]
 
이 경기는 ‘리버풀 대 리버풀’ 양상이다. 잉글랜드의 예상 베스트11 가운데 잉글랜드리그 준우승팀 리버풀 소속이 5명이나 된다. 오른쪽 수비수 글렌 존슨과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조던 헨더슨, 오른쪽 공격수 라힘 스털링에 원톱 대니얼 스터리지가 그들. 리버풀의 앙숙 맨유 출신 폴 스콜스가 “잉글랜드는 리버풀처럼 경기하면 이긴다”고 조언할 정도다.
 
문제는 리버풀 공격의 핵심인 루이스 수아레스가 우루과이 대표팀이라는 점. 그는 지난 시즌 31골 12도움으로 잉글랜드리그 득점왕, 도움 2위에 올랐다. 무릎 부상도 회복세가 빠르다. 1966년 우승 뒤 4강(1990년)이 최고 성적인 종가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루과이를 이기지 못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우루과이는 노쇠한 수비진이 아킬레스건이다. 

[콜롬비아 vs 코트디]
[  6월20일 오전1시 ]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와 디디에 드로그바(전 갈라타사라이)의 ‘해결사’대결이 펼쳐진다. 팔카오는 최근 5시즌 동안 소속팀에서 150골을 넘게 넣었고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9골을 뽑았다. 다만 1월 무릎 부상 뒤 재활 중이라 브라질에서 정상 컨디션으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트디부아르는 2006년 월드컵과 2010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죽음의 조’를 피하지 못했다. 2006년에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에 밀렸고 지난 대회에서는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16강행 티켓을 내줬다.
 
‘드록신’드로그바의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마저 16강에 오르지 못하면 할 말이 없다. 미드필더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가 공격을 지휘하고 제르비노(AS로마)가 드로그바를 돕는다. 

[아르헨 vs 나이지리아]
[   6월26일 오전1시  ]
 
‘기록의 사나이’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와 6월 26일 오전 1시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란 등과 함께 F조에 편성됐다.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이 유력하고 나이지리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16강 진출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팬들은 메시가 조별 리그에서부터 얼마나 많은 골을 터뜨릴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시즌 부상 탓에 바르셀로나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메시는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다는 각오다. 
 
여기에 이들의 맞대결은 16강 진출팀이 가려지는 F조 최종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악연’도 화제다. 1994 미국월드컵, 2002 한ㆍ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조별 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두 국가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서로를 피해가지 못했다.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나이지리아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쭉빵’미녀들 출격
최고의 월드컵녀는? 
 
월드컵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드컵녀’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까.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에는 ‘상암동 응원녀’ 김하율, ‘그리스전 응원녀’ 이외에도 최주미, 정보라 등이 월드컵 기념 음반 ‘런 코리아’ 홍보모델로 나서면서 ‘월드컵녀’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인기를 등에 업고 이들은 종종 연예계에 입성했다. 2002년 한국월드컵에 등장한 미나와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엘프녀’로 화제를 모은 한 장희가 대표적이다. 월드컵 열풍에 따라 뜨고 지는 이들이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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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