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정치권 '의외의 인맥' 해부

정치인에게 인맥은? '밥줄'이거나 '생명줄'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일반인들에게도 인맥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큰 도움이 되지만 특히 정치인들에게는 '밥줄'과도 직결된 문제다. 때문에 정치인의 인맥도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떤 인물들과 어떤 인연을 맺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얽히고설킨 정치권 의외의 인맥을 해부해봤다.

박근혜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인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요즘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느라 바쁘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이긴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앙숙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 의외다.

옛날엔 친했는데

정 후보는 한나라당 당대표시절 세종시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과 '미생지신' 설전을 벌였고, 지난 대선에서도 경선룰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했다. 가장 최근에는 서울시장 경선에서 김황식 후보가 이른바 '박심' 논란을 일으키며 정 후보를 자극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소 함께 테니스 등을 치며 교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박 대통령과 사이가 나빠지기 전까지) 여러 번 운동을 함께 했다. 테니스모임 사람들과 여수 등 지방에 가기도 했고,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초대받기도 했다"며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정 후보가 뒤늦게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을 보면 정치권에서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2대째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의 부친인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서다 유신 시절 투옥되는 시련을 겪었다. 1993년 TV 토크쇼를 진행했던 김 대표는 마침 게스트로 출연한 박 대통령과 만나게 됐다. 

당시 방송에서 김 대표는 "박근혜씨가 청와대 안주인 노릇을 하는 동안 저는 긴급조치로 감옥에 갇힌 아버지 면회를 다니면서 세월 까먹으면서 살았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사람인데 한 시간 동안 그렇게 잘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일이다"라고 말해 박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했던 김황식 전 총리와 새정치연합 김효석 최고위원은 같은 집성촌에서 나고 자라 할아버지와 손자뻘 사이다. 두 사람의 고향은 장성군 황룡면 황룡리다.

김 전 총리와 김 최고위원은 각각 사시와 행시를 같은 해 나란히 합격했다. 촌수는 김 최고위원이 높아 할아버지뻘이지만 나이는 김 전 총리가 1살 더 많다. 두 사람이 나란히 사시와 행시를 합격한 날 마을에선 성대한 잔치까지 벌였다고 한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용석 전 의원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사법고시 준비 시절 함께 독서실을 다니며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의원은 평소 조윤선 장관을 윤선이 누나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이 지난 2010년 술자리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조윤선 장관은 27명의 한나라당 여성의원들과 함께 성명을 내고 강 의원의 출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선거 때마다 눈에 띄는 인연 화제
지금은 앙숙이지만 과거엔 단짝


부산시 사상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황호선 후보는 문재인 의원의 경남중·고 동창이다. 부경대학교 교수인 황 후보는 선거표어도 '문재인의 친구'로 정할 만큼 '문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공천과정에서도 문심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 의원이 직접 나서 다른 후보들에게 경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경선이 실시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타고 난 부인복으로 유명하다. 그는 현재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사위다. 게다가 한때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다. 윤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의 외동딸인 전효선씨와 결혼해 두 딸을 두었으나 지난 2005년 이혼했다.

정치권은 유독 연예계와도 인연이 깊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가수 김흥국씨의 친분은 이미 유명하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의 조카는 가수 알렉스다. 배우 신성일은 강 의원의 작은아버지다. 특히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과거 신성일의 집에서 하숙을 했는데 박 회장이 포항제철을 시작하면서 강 의원의 아버지이자 신성일의 큰형이 운영하는 운수업체에 운수 관련업무를 모두 몰아주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현재 강 의원은 160억대 자산가가 됐다.

경기도의회의원 광명시 제3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손인암 후보는 배우 원빈의 매형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손 후보는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다. 원빈의 셋째누나 김남경씨가 손 후보의 부인이다.

특히 손 후보는 지난 2005년 원빈이 군대에 가기 직전 대외적인 관리를 위해 세운 소속사 드림이스트온의 대표로 경영을 맡았고, 2008년에는 이든나인으로 법인을 변경, 현재 원빈의 연인인 배우 이나영을 영입했다.

가수 양희은은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두 사람은 서강대학교 동문이다. 나이는 같지만 양희은은 재수를 해서 한 학번 선후배 사이다. 양희은은 한 방송에서 "대학시절 박 대통령과 한 테이블에서 도시락을 먹기도 했고 몇 가지 추억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은 과거 고 김종학 PD와 SBS 인기드라마 <모래시계>를 공동제작한 인연이 있다. 고 김종학 PD는 <수사반장>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등 수많은 히트작을 연출한 스타PD다. 박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김종학 프로덕션'의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연예계와 밀접

연예인 자녀를 둔 정치인들도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아들은 신인 연기자 고윤(본명 김종민)이다. 고윤은 현재 배우 설경구의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2>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 그동안 자신의 아버지가 김무성 의원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가명으로 활동해왔다.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의 딸은 배우 윤세인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기예술학을 전공한 윤세인은 SBS 공채탤런트 출신으로 지난 2011년 SBS 드라마 <폼나게 살거야>로 데뷔했다. 이후 윤세인은 2012년 방송된 MBC <아들녀석들>에서 가수 서인국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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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